대하소설 ‘토지’ 속의 인물 김훈장과 김평산. 이들이 살았음직한 전통가옥이 ‘토지’의 무대 하동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하동군이 최참판댁 입구에 가상공간을 현실화한 토지마을을 조성하고, 그곳에 3칸짜리 기와지붕의 김훈장 댁과 3칸 초가 김평산 댁을 지어 숙박이 가능하도록 일반에 공개한 것. 비록 좁고 누추한 초가삼간의 김평산 집이지만 우리 선조들이 겪었던 생활상을 그대로 체득하고, 가족과 오붓하게 하룻밤 지새며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인기다. 화재 등을 우려해 밥을 지어먹을 순 없지만 겨울에는 아궁이에 불을 때거나 어릴 적 따끈 따끈한 아랫목을 생각게 하는 온돌체험도 가능하다. 세 칸 합쳐 33.9㎡ 크기의 김훈장 댁은 최대 10명, 19
하동·산청·함양·남원·장수·곡성·구례 등 영호남 7개 시·군으로 구성된 지리산권관광개발조합(이하 조합)이 2013 싱가포르 여행박람회(NATAS Holiday 2013)에 참가해 지리산권의 관광 매력을 적극 홍보했다. 25일 하동군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 16∼18일 사흘간 싱가포르 엑스포에서 개최된 여행박람회 한국관에 부스를 마련, 지리산권 리플릿과 각 시·군 리플릿 및 특산품을 전시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특히 싱가포르에 첫 선을 보인 지리산권은 이번 박람회를 통해 7개 시·군의 관광매력을 적극 어필, 여행사 관계자와 관람객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한국 여행상품을 판매중인 S트래블, 남호여행사, 다이너스티 트래블 등 5개 여행사 관계자와 세일즈콜을 실시해 상품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펼
하동군이 지난달 26∼29일 사천시 일원에서 열린 제 52회 경남도민체전에서 작년보다 3단계 급상승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올린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하동군은 지난달 29일 폐막한 도민체전에서 종합점수 101점을 획득해 함안·창녕·거창군에 이어 군부 4위를 차지했다. 이는 올해 목표 5위보다 1단계 초과 달성한 것이며, 지난해 군부 7위보다 3단계나 급상승한 기록으로 성취상을 수상했다. 군은 이번 도민체전에 육상·수영·야구 등 20개 종목에 역대 가장 많은 495명의 선수단(선수 351명·임원 144명)을 참가시켜 상위권 입상을 목표로 했다. 4일간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출전 선수들의 고른 기량을 보인 레슬링과 보디빌딩이 군부 종합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유도·배드민턴·야구가 종합 2위, 검
남해 이동초등학교(교장 송장섭)는 지난 15일 ‘학교스포츠클럽’ 창단식을 갖고 본격적인 스포츠 클럽 활동에 나섰다. 스포츠클럽 활동을 통해 학생의 건강 체력을 증진시키고, 상호 배려하고 규칙을 준수하는 스포츠정신의 실천을 통한 바른 인성의 함양으로 폭력없는 학교, 나눔과 사랑이 있는 학교를 가꾸어 가자는 취지를 위해 본 행사가 마련되었다. 전교생이 참여한 이번 창단식에서 스포츠클럽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그림을 흔들며 학생들은 참여하였고, 본교의 교기인 나사배(나눔과 사랑의 배드민턴)클럽은 배드민턴 기본 동작을 안무로 만들어 시범을 보였다. 안무를 지도한 김종갑 교사는 “본교의 교기인 배드민턴을 학생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기본 동작들을 연결하여 만들었다”며 “계속적인
경상남도 생활체육회가 주최하고, 경상남도·거창군·국민생활체육회에서 후원하며 거창군 생활체육회가 주관하는 ‘제8회 경상남도 어르신생활체육대회’가 11일, 12일 양일간 거창군 스포츠파크를 중심으로 6개소에서 개최된다. 올해 8회째를 맞는 ‘경상남도 어르신생활체육대회’는 도내 18개 시군 어르신들3600여명이 참여한다. 축구, 배드민턴, 게이트볼, 탁구, 생활체조 등 11개의 정식종목으로 경기를 치르고 시범종목인 파크골프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건강 100세 시대를 맞아 도내 어르신들이 평소 갈고 닦은 기량을 겨루고, 다양한 생활체육 종목에 참여함으로써 건전한 여가문화 정착과 어르신 생활체육의 저변확대를 위한 중요한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번 체육행사와 더불어 거창군에서는
2013년 합천군수배 전국 민물낚시대회를 오는 21일 개최한다. 합천군은 천년의 문화와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삼가면 소재지 양천강 일원에서 건전한 낚시문화 보급의 확산과 환경보전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전국 민물낚시대회’를 준비했다. 특히, 합천 8경 8품 8미 홍보와 함께 수려한 합천의 자연경관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시상은 본상과 특별상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본상은 △우승/트로피, 300만원 상당의 낚시대 △준우승/트로피, 200만원 상당의 낚시대 △준준우승/트로피, 100만원 상당의 낚시대 △4~5위는 30~50만원 상당의 낚시대가 지급된다. 또한, 특별상도 소정의 상품이 지급된다. 대회 참가인원은 오는 15일까지 150명 선착순으로 접수마감하며, 참가회비 1만원(
울산을 이룬 중요한 원형의 하나이지만 온산부두 건설로 인해 사라진 울주군 온산읍 이진리 포구마을. 이 마을뿐만이 아니라 천연기념물인 목도를 감싸고 있던 방도리, 산암리 마을도 이제는 옛 이야기가 되었다.조상 대대로 살아온 마을을 버리고 이주해야만 했던 마을 사람들의 아픈 상처처럼 포구는 곪아있다. 마을 일대를 아름답게 꾸몄던 바위들도 이젠 볼 수 없게 됐다. 다만 전설의 한 대목처럼 간간이 전해질 뿐이다.사라진 포구 이진포구 일대 해안은 해식애(해안 절벽), 파식대(해안 평탄한 지형), 타포니(벌집 모양의 화강암 풍화지형) 등 다양한 해안지형으로 인해 자연사박물관으로 통하기도 했다. 수천, 수만년에 걸친 풍화 작용으로 생긴 화강암 타포니(벌집바위), 핵석(돌알바위) 등 모양이 독특하고 원형이 잘 보존돼 있기
서포 김만중 선생이 유배생활 끝에 생을 마감했던 경남 남해의 외딴섬 노도. 울산에서 활동 중인 문인 6명이 이곳을 찾아 서포의 삶과 한이 남아있는 곳곳을 둘러봤다.11일 앵강만(灣) 초입에 있는 경상남도 남해군 상주면 양아리 벽련마을 포구에는 발 묶인 어선들이 해풍에 요동쳤다. 서포의 흔적을 찾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할지 모를 기로에 서 있을 때 큰 배 한 척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선착장으로 다가왔다. 심한 파도에도 큰 배는 거뜬하게 섬을 방문하는 나그네를 실어 날랐다. 벽련포구에서 노두까지의 거리는 2㎞로 보통 때는 10분이면 오갈 수 있지만, 이날 풍랑으로 인해 심리적인 거리는 몇 배는 더 돼 보였다.거센 파도에 배는 이리저리 몸을 뒤틀기 시작했다.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구운몽’, ‘사씨남정기’의 작가인
울산 동구 주전 보밑포구 아래로 여러 작은 어촌마을이 있었으나 세계 최대 조선회사 현대중공업이 들어서면서부터 사라지고 없다. 보밑포구와 이어지는 포구는 일산포구다.일산포구는 해수욕장으로 인해 연중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옛날에는 아름다운 일산에 임금과 왕후 그리고 왕세자가 행차할 때면 자루가 긴 양산으로 해를 가리는 의장을 받쳤다. 이로 인해 ‘일산(日傘)’이라 했고, 지금은 한자를 달리해 일산(日山)으로 표기하고 있다.선착장 인근에 연면적 2800여㎡ 지상 2층 규모의 일산활어회센터가 지난해 개장됐다. 1층에는 회직판장 40곳, 구이집 2곳, 2층에는 초장집 4곳이 성업 중이다. 특히 주변 아름다운 경관을 조망하는 테라스가 꾸며져 있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정성광(72) 일산어촌계장은 “일
아담한 바닷가 마을 제전마을이 내 마음 속에 살포시 안긴다.제전(梯田)마을은 남해의 다랑이논처럼 비탈에 층층으로 일구어 놓은 사닥다리 꼴로 된 논밭이 있어서 불리게 된 이름이다. 또 예전에 닥나무 밭이 있어서 저전(楮田) 또는 딱바라고도 불렸다.이 마을의 봄은 유난히 분주하다. 강동 최대 미역산지라는 말이 무색치 않게 일대에는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미역이 쏟아지고 있다. 자연산 미역이 나는 봄에는 마을사람들은 미역공동작업장에 모여 미역을 다듬고 말리는 작업을 하느라 일손을 놓지 못한다.겨우내 거친 숨을 내쉬던 파도는 봄이면 어린아이의 숨결처럼 잠잠해 진다. 잔잔한 물결 위에 큰 배는 미동도 없고 중간중간에 노 젓는 배가 여러 척 떠 있다. 노 젓는 배가 왜 바닷가에 있을까 싶어 마을주민에게 물었더니 대뜸
“오늘은 물밑이 어두워서 전복 채취는 꿈도 못 꾸겠네요.”휴일을 맞아 갯바위 낚시꾼들이 몰려드는 울산시 북구 당사동 우가포구 선착장. 해녀 유모(70)씨는 항아리처럼 생긴 우가포 선착장에서 태왁(해녀가 바다에서 일할 때 몸을 띄워 주기도 하고 바다 속으로 들어갔을 때 채취한 해물들을 물에 띄워 보관해 주는 일종의 뒤웅박)을 멘 채 숨비소리를 낸다.예년 이맘때 같으면 벌써 전복 채취로 분주할 시기이지만, 기상 이변으로 물질을 하지 못하다 파도가 잠잠해져 겨우 미역을 딸 수 있었다고 한다. 또 다른 해녀는 낚싯대를 던지면서 때를 기다리고 있는 낚시꾼 곁을 지나 바다 속으로 들어가려 한다. 힘들다며 물질하는 것을 한사코 막는 딸의 손을 뿌리치고 미역을 따기 위해 물 속으로 들어간다.해녀들이 물질에 들어가자 갯마을
“고기잡이가 옛날 같지 않네요. 오늘도 거의 허탕을 쳤어요. 고기대신 꽃게랑 소라만 잡았을 뿐이라오.”여름철을 제외하고 사람들이 잘 찾지 않아 호젓한 기운이 감도는 신명포구는 무공해 청정지역으로 낚시꾼들로부터 사랑받는 작은 포구다.이곳에는 작은 배 몇 척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새벽에 고기잡이에 나섰던 김모(73)씨가 서너 시간 만에 들어와 성적이 좋지 않다며 부인(73)의 눈치를 살핀다. 김씨는 잡아온 꽃게의 집게발 한 쪽을 펜치로 잘라낸다. 집게발을 자르지 않으면 운반 과정 중에 꽃게들은 서로 상처를 내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남편을 마중나온 부인은 신통치 않은 고기잡이에 대해 “요즈음엔 통 고기를 잡을 수 없다”며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조바심을 내거나 한탄하지 않는다. 오히려 담담하게
말쑥하게 얼굴을 드러내는 바다가 유난히 아름다운 어촌마을 당사포구.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오래된 느티나무가 마을의 수호신처럼 우뚝 솟아 시선을 멈추게 한다. 이 느티나무는 당사마을회관을 겸한 어촌계 사무실과 동거를 하고 있다. 추정수령이 500년 된 나무는 어림잡아 9m 정도는 돼 보인다. 표지판에는 폭 24.7m, 가슴높이 둘레 5.5m, 뿌리부분 둘레 5.54m이고 용도는 ‘당산나무’로 돼 있다.외과수술을 한 흔적이 드문드문 보인다. 아픔을 참고 오랜 세월을 버틴 이 나무를 마을사람들은 수호신처럼 여기는 듯 했다. 당산나무가 있는 출입구는 특별한 일을 제외하고는 늘 꽁꽁 잠겨있다. 고집스럽게 연 4회의 제사를 이어오고 있는 마을 사람들은 느티나무를 보호하는데 각별하다.해마다 제주(祭主)를 달리하고 있는데
이른 아침 고기잡이에 나섰던 어부 김모씨는 고기 대신 성게, 군소, 소라와 바다의 무법자 불가사리 등을 싣고 울산 북구 어물포구로 들어선다.“태풍은 분명 아닌데도 풍랑이 거센 편이네요. 얼마 전에는 너울성 파도로 인해 마을에도 제법 큰 피해를 입었을 정도입니다. 고기잡이가 점점 힘들어지네요.”고기를 잡지 못한 김씨의 어깨가 유난히 무거워 보인다. 그럼에도 바닷물을 퍼서 고깃배를 말끔하게 청소를 한 후, 재빠른 솜씨로 군소와 성게를 손질하고 불가사리를 펼쳐 햇볕에 말린다. 그는 묻지도 않았는데 “불가사리는 일명 바다의 무법자이기에 햇볕에 말린 후 폐사시켜야 안전하다”는 말을 내뱉었다. 고기를 못 잡은데 대한 화풀이를 불가사리에게 하는 듯 비친다.그러면서도 긴 가시가 숭숭 박힌 성게 한 마리를 숭덩 잘라 건네주
‘만경창파에 몸을 실리어 갈매기로 벗을 삼고 싸워만 가누나. 어기야 디여차 어야디야 어기여차 뱃놀이 가잔다.’애잔한 전설이 깃든 이득등대와 함께 한없이 넓고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울산시 동구 주전동 큰불포구에 닿으면 ‘뱃노래’의 구절이 절로 떠오른다.이른 새벽 만경창파(萬頃蒼波)에 배를 띄워 치열하게 고기를 잡은 뱃사람이 아침 하늘이 햇살로 붉게 타들어갈 무렵 수확물을 싣고 큰불포구로 들어선다. 이윽고 해를 등지고 배를 몰고 온 어부는 가쁜 숨을 내쉰다. 어선이 선착장에 다다르기만을 기다렸던 한 남성은 반색을 하며 어부를 반긴다.횟감 고기 외에 날치와 볼락 등 자연산 고기를 수확한 어부는 싼 가격으로 남성에게 잡은 고기를 모두 건네준다. 남성은 기다린 보람이 있다며 꽃잎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간다.이렇듯
갯마을의 아침은 등 푸른 생선을 연상하게 한다. 울산시 동구 주전동 하리포구, 부지런한 새가 지저귀며 낮은 비행을 한다. 비구름이 몰려드는 가운데 어부들이 하얀 포말을 몰고 선착장에 들어선다.자그마한 체구의 여인이 어선의 운전대를 잡고 남자는 하선하기 위한 준비로 바삐 움직인다. 선착장에 메여 있는 줄을 잡아 선박을 묶어 놓는 남자의 솜씨가 유연하다. 모터 소리에 어느새 횟집 여주인이 고기 통을 실은 리어카를 몰고 선착장으로 온다. 눈인사도 없이 어부는 새벽에 잡은 자연산 볼락과 광어 등을 건넨다. 어부들과 횟집 주인은 오랜 세월 함께 동고동락한 갯마을 사람들이기에 서로 바라만 봐도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모양이다. 횟집 주인은 고기값이 얼마인지 묻지 않아도 이미 값을 다 알고 있다는 표정을 짓는다. 고기 통
울산시 동구 주전동 끝 지점에 해당되는 보밑포구에 들어서면 해풍에 질경이 향이 실려 오는 듯하다. 질경이처럼 강한 생명력으로 난관을 뚫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풍랑이 심해 며칠째 포구에는 배들이 묶여 있다. 작은 연못처럼 작은 포구에는 6척이 운항된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단 3척의 배가 있을 뿐이다. 이 마을의 터줏대감인 A횟집을 포함해 세 곳의 횟집에서만 배를 운항하고 있다. 대부분 횟집은 민박·펜션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동글동글한 몽돌로 유명한 지역이라 한때 수석가게가 성업을 했지만, 지금은 이 또한 민박집으로 전환했다.20여년 전만해도 이곳에 마을이 형성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한 일이다. 당시 봉수대로 유명한 봉대산 아래라 해서 ‘보밑’이라는 지명을 얻게 된 마을은 사실상
울산 동구 방어동 방어진항 앞 바다는 수심, 조류, 수온 등 수산물 서식에 적당한 천혜의 수역이다. 국가어항인 이곳은 그야말로 땀으로 얼룩진, 사람냄새 나는 삶의 체험의 현장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예전 방어진에는 고래, 방어, 고등어, 청어, 정어리 등 어류는 물론 미역, 김과 같은 해초류도 풍부해 일제 때는 일본인들이 그냥 보고 지나치지 않았다고 한다. 이때부터 일본인들의 집단 이주와 함께 어업 전진기지로 명성을 드높여 왔다.일부 사람들은 방어진(方魚津)이라는 지명에 대해 이런 저런 설을 두고 고집스럽게 저마다의 주장을 내세우기도 한다. 이 가운데 생선인 방어가 잡히는 나루터(津)라는 뜻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일제 때 이곳에는 개발의 바람이 불어 동편 끝과 서편
철썩~ 차르르~. 구멍 난 바위 틈 위로 파도가 밀려올 때면 바위는 중저음의 소리를 낸다. 바위에서 나는 소리가 거문고 소리 같다고 해서 ‘슬도(瑟島)’라는 이름을 가졌다.울산시 동구 방어진항 끝 어촌마을 동진포구 바다(방어동 산5-3)에 위치한 슬도는 3273㎡의 퇴적된 사암으로 이뤄져 있는 무인섬이다. 이 섬 바위에 난 촘촘한 구멍은 모래가 굳어진 바위에 조개류 등이 파고 들어가 살면서 생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이 같은 구멍이 섬 전체에 분포하고 있는 사례는 국내에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구멍 난 가슴에서 소리를 내는 바위를 등대가 위로해 주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홀로 외롭지는 않을 것 같다. 동구청에서 슬도 해상공원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사실 이전에도 성끝마을에서 슬도까지 260m짜리
흰 구름을 띄운 만추의 하늘은 드높다. 잠시 가느다란 비가 흩날린다. 여우가 시집가고 호랑이가 장가를 드는 모양이다. 여우비가 내리는 가운데 울산시 남구 황성동 개운포구로 향했다.개운포(開雲浦), 구름이 걷힌 포구란 뜻이어서 일까. 개운포에 다다랐을 때쯤 실구름이 걷히고 햇볕도 쨍쨍하다. 개운포는 삼국유사 처용랑 설화에 소개돼 있다. 신라 헌강왕(재위 875∼886)이 이곳에 왔다가 운무가 짙어 길을 찾지 못했다. 신하의 건의로 동해 용왕을 위로하는 절을 짓도록 명하자 운무가 걷히고 용왕과 용왕의 일곱 왕자가 기뻐 춤추었다. 구름이 걷힌 포구라 해서 개운포라 불렀다. 용왕과 왕자가 춤춘 곳이 처용암이고 왕자 중 한 명이 처용이다.‘처용암’으로 진입하는 우측 ‘처용유화’라는 간판이 눈길을 끈다. 문화계뿐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