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사후 서비스 뒷전인 백화점

  • 입력 2006.08.24 00:00
  • 기자명 조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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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벨트 수리를 위해 마산 모 백화점엘 갔다. 잡화코너에서 해당 브랜드 매장을 찾아 헤맸다. 백화점 직원은 해당 브랜드는 이미 몇 달 전에 철수해 서비스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벨트는 구입 당시 유명브랜드라 가격이 만만찮았다. 백화점 구입 물건이라 당연히 수리가 가능할 것으로 믿었다. 나아가 구입 당시만 해도 매장 직원은 언제든 무상수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었다.

이에 유상수리는 가능하겠느냐고 직원에게 물었다. 사무실 쪽에 잡화 수리 코너가 있다고 안내했다. 수리 가능 여부는 그 쪽에서 문의하라 했다. 잡화수리 코너는 백화점 물품정리 창고와 엇비슷한 공간에 불과했다. 눈에 불을 켜고 찾아야만 눈에 띌 정도로 구석진 자리였다.

어렵게 찾은 수리코너엔 점심시간인지 직원이 자리를 비우고 없었다. 한참 기다렸는데도 직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백화점 안에서 하릴없이 시간을 죽이고서야 가까스로 직원을 만날 수 있었다. 벨트 수리가 가능할 지 불가능할 지 몰라 2~3주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 백화점은 며칠 전 언제 철수할 지 알 수 없는 또 다른 신규 브랜드를 입점하고 새단장에 나섰다. 수많은 브랜드가 입점하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철수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들 상품을 유명백화점 입점브랜드란 점만 믿고 구입했다간 이런 낭패를 보기 쉽다. 나아가 철거 브랜드일 경우 사후 서비스나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아니면 동일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타 지역 백화점이나 상가를 찾아 수리를 맡겨야만 하는 수고를 감수해야만 한다.

백화점 입점 브랜드는 일정액의 수수료를 백화점에 내야 한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들은 백화점 브랜드 입·출점을 가르는 잣대는 수수료 규모라고 했다. 백화점 쪽은 당연히 고액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수료만 챙기고 사후 보상을 애써 외면하는 백화점의 행태는 상도덕을 내팽개친 것이나 마찬가지다.

고객들이 가장 신뢰한다는 백화점이 걸맞은 상행위를 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배척돼야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유빈기자/사회D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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