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봉 칼럼] 창원시의 정신은 3·15의거

  • 입력 2013.03.14 00:00
  • 기자명 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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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회나 국가가 올곧게 성장하려면 예나 지금이나 사심을 버리고 대의명분을 지키는 이들이 있어야 한다. 나라를 잃고 방황할 때 조국의 장래를 깊이 생각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는 분들은 나침판과 다를 바 없다. 일제강점기의 김구 선생이나 유신시대의 함석헌 선생, 종교인이지만 김수환 추기경이나 법정스님은 그런 역할을 충분히 해주신 분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창원만큼 자랑스러운 도시도 드물다. 근대사에서 민주주의의 횃불이 처음 타오른 곳이 창원이며 그 중심에는 구암동 민주열사묘지에 안장된 3·15 의사(義士)들의 거룩한 순교와 김주열 열사의 장렬한 죽음이 영원히 꺼지지 않는 민주주의의 횃불로 불타고 있다. 부마항쟁에서 순교하고 다친 분들에게 국가가 국가유공자로 대우하는 특별법이 통과되기까지 실로 53년의 긴 세월이 지났다. 그동안 민족의 대의명분을 위해 발 벗고 투쟁해온 열린사회희망연대에 경의를 표한다. 필자는 성골진보도 아니고 진골 진보성향의 글쟁이도 아니다. 필자는 옳고 그른 정사(正邪)에만 잣대를 댈 뿐 보수니 진보니 하는 이념 따위엔 관심조차 없다.

진보는 모두 옳고 보수는 모두 악당이란 말인가? 보수는 모두 옳고 진보는 모두 악당이란 말인가? 내 물음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도 없을 것이며 정답도 없다. 이념타령으로 출세와 치부의 기회를 엿보는 자들은 진보나 보수인사들 중에 수두룩하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 아닌가? 필자가 희망연대에 회원으로 몸을 담은 것은 이념적 선택이 아니라 친일청산과 사경에 이른 3·15민주정신을 소생시키고자하는 그들의 몸부림이 가슴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함석헌 옹이나 김수환 추기경과 법정 스님은 국수주의자가 아니다. 그분들은 적어도 무엇이 옳고 무엇은 바르지 못하다, 라는 것을 직접 행동으로 보여준 분들이다. 교육이란 학원 내에서 배우는 것만이 교육이 아니다. 맑은 물 아름다운 꽃은 유혹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곁을 찾는다. 그 분들에게는 그런 향기가 넘쳤다.

그분들이 주장하는 것은 인간끼리의 소중한 인연이 우주의 평화이며 지구촌의 향기라고 말했다. 우리 시대는 신앙심도 별로 없으면서 사업이나 출세의 목적의식을 지니고 교회나 성당, 절에 가는 사람들이 있다.
입으로는 툭하면 도(道)를 앞에 내세우고 있다. 도란 사심을 버리고 궁극적인 진실에 도달하는 지름길을 찾는 공부다. 민도(民道), 치도(治道)가 아니더라도 차에도 다도(茶道),심지어 스포츠에도 검도(劍道)니 유도(柔道)니 해서 도(道)를 참 많이 내세우는 민족이면서도 우리 사회저변에 현재 진정한 도가 존재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입법, 사법, 행정부 모두가 부정부패로 얼룩져 있다는 것을 이번 박근혜 정부 청문회를 통해 새삼스럽게 느낀 것도 경악스러운 사실이다.
도대체 근대대한민국의 정신적 지주는 어디 있는가? 그 해답을 찾으려면 창원시 구암동에 있는 3·15묘지와 마산 중앙부두에 있는 김주열 열사의 순교지를 찾으면 저절로 답을 얻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도 창원시에 민주공원이 들어서는데 애쓰겠다고 공약했고 창원시에서도 국비와 지방비를 최대한 확보해 김주열 열사의 흉상이 모셔진 마산 중앙부두 주변에 민주주의 전당을 웅장하게 건립해 명실공이 민주주의의 시청각교육장으로 활용하기로 결정이 난 모양이다. 이 사업은 박완수 시장 임기 전에 공사가 끝나 박 시장이 가장 영예로운 시장으로 족적을 남기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안타까운 일은 얼마 전 3·15를 부정하고 유신독재에 부화뇌동했던 마산 출신 시인의 시비(詩碑)를 하필 3·15가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마산 역 앞에 세우고 잔치판을 별인 마산역장을 비롯한 KOLAIL측의 생각 없는 행동에 유감을 표한다. 시만 잘 쓰면 나라도 팔아먹고 자유민주주의의 정체성도 내팽개치고 동가숙서가식해도 좋다는 말인데 KOLAIL 측은 빠른 시일 내에 그 불명예스러운 시비를 철거해 마산문학관으로 옮기도록 권고한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타락한 것은 우리 사회에 아직도 숙주처럼 기승하고 있는 친일분자들 때문이라는 것은 기정사실이 아닌가? 창원시가 세계만방에 널리 알리는 사업은 3·15 정신이다. 그런 숭고한 기념일 이 될 수 있도록 이번 3·15 기념일은 창원시민 모두가 민주주주의 수호신인 열사들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고 국민과 도민, 전체시민들이 자긍심을 갖는 성대한 국가기념일로 치러지길 바란다.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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