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응접불가(應接不暇)

승인2013.03.14l수정2013.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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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접불가(應接不暇)란‘차례차례로 나타나는 산수(山水)의 풍광(風光)이 하도 수려(秀麗)해서 일일이 모두 구경할 겨를이 없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세설신어(世說新語) '언어편(言語篇)'에 나온다. 진(晉)나라 사람으로 왕헌지(王獻之)란 인물이 있다. 이는 유명한 서예가인 왕희지(王羲之)의 아들로서 아버지에 버금가는 서예가요, 고관이었으며 아버지 왕희지와 함께‘이왕(二王)’으로 일컬어지던 사람이다.
왕헌지는 한때, 산음지방(山陰地方, 회계산(會稽山)의 북쪽지방)을 여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 경치의 수려함에 관한 이야기 가운데‘응접불가’, 즉‘접함에 응할 겨를이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었다.“산음(山陰)의 길은 실로 장관(壯觀)이다. 길을 걸으면 높이 솟은 산과 깊은 개울이 연달아 나타난다. 그것들이 서로 그림자를 비치고 빛나며 스스로 아름다움을 다투어 나타내니 그 응접(應接)에 겨를이 없을(不暇) 정도이다. 나무에 단풍이 들고 하늘이 높은 가을과 겨울에는 다른 생각조차 잊게 된다.”
얼마나 아름답고 좋은 풍경이 잇달으면 ‘일일이 다 응접할 겨를이 없다’고 까지 말을 하였을까?

‘응접불가’란 원래‘이토록 아름다운 경치’를 표현하는 멎진 찬사(讚辭)였는데 오늘날에는 약간 원래의 의미가 변해서 ‘새로운 사건이 연달아 잇닿은 것’을 뜻하기도 한다.
‘끊임없이 계속 바빠서 일일이 대할 사이가 없음'을 뜻하는 말로 ’응접불황(應接不遑)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응접불가(應接不暇)’나 같은 뜻이 된다.
청정골 산청은 요즘 분주하다. 9월에 열리는 엑스포 준비에 모든 행정력이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요즘 산청군은 응접불가(應接不假)의 상태이다. 산청에는 민족의 명산 지리산에서 시작으로 수많은 수려한 장관이나 아름다운 환경이 지천이다. 하지만 산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눈앞의 행사로 인해 소흘하지는 않나 걱정스럽다. 잔치도 중요하지만 전부터 알려졌던 천혜의 관광자원을 경험하기 위해 산청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세심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이 정작 잔치 때 산청을 또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요즈음 청정골 산청의 산하(山河)를 보면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는 말이 실감(實感)이 난다. 동서남북 어디를 바라보아도 산하가 봄기운으로 완연하다. 막 피기 시작한 꽃들로 울긋불긋 물들어 가고 있다. 어디에 사진기의 렌즈를 들이댄다 해도 캘린더에 들어갈 기가 막힌 그림이 나온다. 글자 그대로 일일이 응접할 겨를이 없다. 이름 하여‘응접불가(應接不暇)’의 계절(季節)이다. 이 방대하고 아름다운 절경(絶景)의 한 복판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산청군민은 분명 행복한 사람이다.

감사(感謝)한 줄 알아야 한다. 이처럼 일상(日常)에서 기쁨과 감사를 향유(享有)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삶이 힘들고 고달파도 우울증이나 염세주의(厭世主義) 따위는 감히 범접(犯接)하지 못할 것이다. 내가 먼저 행복해야 더 불어 행복 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잔치의 주체는 가족이어야 한다. 잔치한다고 소문을 내, 손님을 초대해 놓고 정작 내가 즐겁지 않는다면 그 잔치는 행복한 잔치가 될 수 없다. 아직까지도 준비하는 관(官)에서만 바쁘다. 내가 사는 곳에 잔치가 열려도 그저 가족 구성원들은 산 너머 불구경이다. 그것은 이 잔치를 그들만의 잔치로 치르려 하기 때문이다.
참여를 통한 홍보를 해야 한다. 참여 시키지도 않으면서 즐거워하라는 것은 언어도단(言語道斷)이며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만나라! 만나면 더 깊게 이어진다. 그리고 참여시켜라.

/노종욱기자김순  abz3800@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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