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봉 칼럼] 어언 창간 일곱 돌인가?

  • 입력 2013.04.05 00:00
  • 기자명 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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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은 자신이 태어난 것을 축하하는 날로 알고 있다.
그러나 생일은 나라는 존재를 무정물에서 유정물로 변화시켜 하나의 소우주로 탄생시킨 날이기도 하지만 어둠 속에서 헤매던 영혼을 실체하는 인격체로 세상 밖으로 인도해 주신 부모님께 감사해야 하는 날이 생일의 의미라는 걸 잊으면 안 된다.
진정한 생일의 의미는 자신을 위하는 축제가 아니라 부모님께 두 손 모아 엎드려 감사하는 날이 돼야 한다는 게 필자의 지론이다.

그러므로 경남연합일보의 부모님은 도민과 독자 분들인 만큼 사내 모든 임직원들은 도민과 독자 분들에게 엎드려 감사의 큰 절을 올립니다.
자식을 낳아 키워본 부모들이 가장 힘든 세월은 낳아서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의 기간이 가장 힘들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인간으로서 최소한 사람답게 살아가는 기초를 익혀주는 시간이 그 기간이다.
경남연합일보가 어언 창간 일곱 돌을 맞게 됐다. 경남연합일보를 태어나게 하고 일곱 살이 되도록 키워준 부모는 경남도민들과 독자들이며 어려운 재정에도 자식 돌보는 심정으로 후원해 주신 시·군·구를 비롯한 자치단체들과 후원사들이었다.
4월 5일은 민둥산에 나무를 심는 식목일이자 청명, 한식일이기도 하다.
그처럼 의미 깊은 날에 경남연합일보는 고고성을 울렸고 심고 가꾼 분들이 자긍심을 가져도 좋을 만큼 튼튼하게 자라났다.

좌우와 편견에 치우치지 않는 중도언론이기에 마르지 않고 흐르는 강물처럼 도민들과 독자들에게 알 권리를 어느 신문보다 공평하게 충족시켜 갈증을 해소시켜준 언론도 경남연합일보였다고 생각한다.
인터넷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클릭 한 번으로 맘껏 정보를 공유하는 현실에서 종이신문은 일부 메이저 언론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경 직전의 중환자나 다름없다.
그러나 파피루스라는 나무껍질에 상형문자를 새긴 것이 최초 신문의 어원이었고 신문은 인류를 인류답게 살아가는 정보를 제시해 준 최고의 교과서였다.
영상매체 건 활자매체이건 신문이 없는 세상은 산소호흡기가 제거된 중환자와 다를 게 없다.
눈이 눈을 보지 못하는 인간한계의 좌절을 신문은 업경대처럼 그 역할을 충실하게 해주었고 지역 언론이건 중앙 언론이건 나름대로 사회를 바로잡는 대들보 역할과 불의를 향한 활시위 역할을 충분히 해주었다고 믿는다.
전국을 통틀어 지방에서 일간지가 일곱 돌이 되도록 살아남은 언론사는 몇 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상기할 때 경남연합일보의 경영진과 기자들이 흘린 땀방울은 값진 것이다.
경남연합일보의 기자들은 백전노장들로 구성돼 있다.
거의가 중견 언론인을 거친 노병들인 만큼 숙련되고 숙성된 기사들은 옹기에 잘 버무려 담가 놓은 양념처럼 맛깔스럽다.

쪽빛이 한국인의 사랑을 받는 자연염료로 선호 받는 것은 담백하고 수수한 대중적 기호를 충족시키는 질리지 않는 그 질박한 색감 때문이다.
대한민국을 망친 것은 지나치게 색깔을 과시해 이념과 지역 색을 부추겨 국민들과 독자들을 현혹시킨 자칭 메이저 언론사들이라는 걸 국민들은 알고 있다.
또한 그런 언론사가 아니면 자생할 방법이 없는 게 대한민국의 신문이 지닌 숙명이었다.
흑 아니면 백, 좌 아니면 우, 동쪽 아니면 서쪽, 이렇게 쌈박 질 붙여 놓고 그 뒷전에서 이익을 챙겨 성장한 언론이 한국 메이저 언론사들의 추악한 생존방법이었다.
경남연합일보는 일곱 색깔의 무지개처럼 호화스러운 신문이 아니라 그저 쪽빛처럼 담담하면서도 정론과 사실을 뒷주머니에 숨기지 않는 정직한 중도언론이 되고자 한다.
그런 신문은 그저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도민들과 독자,지자체와 공공기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잘 지은 한옥은 천 년을 버틴다. 그렇게 문화재적인 신문을 만들기 위해 경남연합일보 식구들은 장인정신으로 허리띠를 더 졸라맬 것이다.
경남연합일보를 일곱 돌이 되도록 잘 키워주신 도민과 독자 여러분들,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시·군·구에 다시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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