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식량위기에 대응하는 미래의 도전 과제

  • 입력 2013.04.23 00:00
  • 기자명 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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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로 겨울이 짧아지면서 봄꽃이 피는 시기가 20년 사이 한 달 가까이 앞당겨져 4월 말에 피던 매화가 3월에 개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일으키는 기후 변화는 인류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평균기온의 상승은 꽃이 피는 시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작물의 생산량 또한 감소를 초래한다.
이상 기후 현상은 곡물 시장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쳐 곡물 가격 상승과 더불어 극단적으로는 식량 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대응하여 전통 육종뿐 아니라 생명공학 기법을 이용한 증산 방안이 요구되고 있으며 최근 과학자들은 작물 구조를 재구성하여 증산 가능한 유전자 개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쌀은 전 세계적으로 식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중요작물이다.
쌀의 구조적 특징으로는 분얼을 들 수 있다.
분얼은 벼의 줄기 밑 부분에 곁눈이 생겨 또 다른 줄기로 발달한 것으로 벼의 수확량과 연관성이 높다.
철원에서 자라는 벼는 지역상 기온이 조금 낮은 탓에 초기에는 분얼이 왕성하지 않지만 확보된 분얼에서 모두 이삭을 얻을 수 있으므로 조생종이라는 제약이 있음에도 쌀 수확량은 높은 편이다.

이처럼 적은 수의 분얼에서 충실하게 이삭을 만들게 되면 최종 수량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벼농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많은 수의 분얼 발생보다 적은 수의 분얼로도 목표 수량을 달성함이 바람직하다.
중국과 일본에서 곁눈에 꽃이 피는 순서에 따라 수확량이 달라지는 점에 착안하여 곁눈의 발생을 줄이고 낟알 수가 늘어나도록 조절하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이 유전자를 가진 벼와 교배하여 곁눈과 분얼 발생이 적으면서 많은 낟알이 열리는 벼를 얻었고 그 생산량도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이는 작물의 구조를 재설계함으로써 식량 증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고온에도 수정과 알곡 형성이 잘 되고 종자의 저장물질도 충분히 축적되어 생산량의 감소를 막을 수 있는 유전자 개발은 벼뿐만 아니라 다른 식량 작물에도 적용되면 식량 증산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영미 / 국립농업과학원 생물소재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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