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一葉知秋(일엽지추)

  • 입력 2013.09.27 00:00
  • 기자명 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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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남자 설산훈(說山訓)에는‘하나의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그 해가 장차 저물려는 것을 알고(見一落葉而知歲之將暮), 병 속의 얼음을 보고 천하에 추위가 닥쳐옴을 아는 것은 가까운 것으로써 먼 것을 논한 것이다.’라는 기록이 있다. 또한 당나라 한 시인의 시(詩)에는‘떨어지는 잎사귀 하나로 천하가 가을임을 알다(一落葉知天下秋)’라고도 했다.

일엽지추(一葉知秋)는‘하나의 낙엽을 보고 곧 가을이 왔음을 알다’라는 뜻이다. 이는 사소한 것으로써 큰 것을 알며, 부분적인 현상으로써 사물의 본질이나 전체와 발전 추세 등을 미뤄 알게 된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우리는 정치와 경제에서 그리고 교육에서도 낙엽들을 보았으며, 지금도 사회 각 분야에서 새로이 떨어지는 많은 잎사귀들을 보고 있다. 하지만 서양 속담에 ‘One swallow does not make a summer(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여름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성급한 판단을 삼가라는 뜻이다. 지금 몇몇의 낙엽들이 눈에 띄인다고 해서 가을과 겨울의 뒤를 이어 나타날 봄까지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일엽지추(一葉知秋)와 유사한 표현으로는 이편개전(以偏槪全), 즉‘반쪽으로써 전체를 짐작하다’라는 말이 있다.

2013세계전통의약엑스포가 20여일이 지났다. 처음 우려와는 달리 엑스포의 개막이후 50만 여명이 넘는 관람객은 청명한 가을 하늘의 구름처럼 밀려들었다. 하지만 엑스포의 성공에 대한 판단은 관람객 수가 아니라는 것이 관람객들의 엑스포 관람 평을 들으며 느끼게 된다.
물론 막대한 예산을 투자 했기에 많은 유료 입장객의 수치가 조직위는 성공 여부를 가늠할지는 모르겠으나, 사소한 관람 평에도 귀 기울이는 조직위, 그리고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환경의 행사장이 앞으로의 엑스포에 대한 성공의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품성과 개성을 가지고 있다. 똑같은 상황을 보면서 어떤 사람은 긍정적으로 또 어떤 사람은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하기에 조직위는 여러 사람들의 소리에는 세심히 귀 기울여야 하나, 그것들 때문에 노심초사하며 일을 그르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처음인지라 행사장 곳곳에서 불평과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행사장 규모와 자연 친화적인 모습에 감탄하는 소리들도 분명 있었다. 작은 것에 속단하지 말 것이며, 미리 축배를 드는 어리석음은 더 경계해야 할 것이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말 수고와 고생을 많이 했다는 것은 행사장을 보면 알 수 있다.‘알아주지 않는다’섭섭해 하지 말고 역사가 조직위와 산청군을 평가 할 것이다.

그저 이제껏 그러한 데로 묵묵히 엑스포가 마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러면 분명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대견해 할 것이고, 그 대견함은 공복(公僕)으로서의 자부심도 가져다 줄 것이다.‘동원된다’‘쉴 수 없다’불평 말고, 나로 인해 관람객들이 행복 해 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공복(公僕)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은혜는 돌에다 새기고, 원수는 흐르는 물에다 새겨라’는 말이 있다. 엑스포를 통해 ‘감동’을 받은 자나 엑스포를 준비하며‘감격’스러운 자들 모두가‘힐링’을 가슴에다 분명히 새길 것이다. 이제 엑스포 행사도 반이 남았다. 찾은 이들의 입소문으로 연일 관람객들은 늘어나고 있다. 처음 같은 마음가짐으로 진정한 엑스포를 통한‘힐링’을 위해서 남은 힘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그러고 나서 쉬면된다.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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