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우리는 보스가 아니라 리더를 원한다

승인2006.04.20l수정2006.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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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지방선거가 한달 여 앞으로 다가 왔다. 목 좋은 건물마다 후보들의 얼굴과 슬로건을 인쇄한 대형 현수막이 곳곳에 보인다. 제법 민주주의 축제라는 선거철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런데, 모 정당의 공천을 받으려면 시의원은 얼마 도의원은 얼마 단체장은 얼마라는 내정가가 있다는 찬물 끼얹는 소문이 돌더니, 급기야 공천신청자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경남의 모 국회의원 측근이 구속되었다. 조폭집단의 보스가 똘마니들 줄 세우는 것도 아니고 이 무슨 꼴인가? 차떼기 정당이니 하는 소리를 불식하기 위해 천막당사생활을 하던 정당이 불과 얼마 지났다고 공천관련 비리에 휩싸이고 있는지 안쓰럽기까지 하다.

모든 부정과 비리는 밝은 대낮에 여러 사람들이 모인 곳보다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어두운 밤이나 밀실에서 음모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선거부정도 마찬가지다. 부정을 없애려면 정당공천과정과, 각종 선거운동을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해야 한다. 허황한 공약을 남발할 것이 아니라 실현가능한 공약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유권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매니페스토 운동도 활성화 되어야 한다.

이번 5·31 지방선거는 몇 가지 의미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둔 선거이고, 지방자치 10년이 지나면서 좋은 단체장이나 의원을 뽑아 지방자치를 잘한 자치단체와 시간을 까먹은 자치단체의 성과가 속속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점의 선거이고, 2010년 행정구역 개편에 의해 도가 없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행체제로서는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선거기 때문이다. 좋은 리더십을 구축한 지방자치단체와 그러지 못한 자치단체간의 차이가 더욱 뚜렷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를 한단계 도약시켜야할 중요한 이번 선거다. 하지만 당선되고 나면 뽑아준 유권자를 생각하기 보다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둘러싸고 자기가 속한 정당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은 선거이기도 하다.

유권자들도 선거운동 정국에 개인적인 방관자로 머물러 있어서는 안된다. 조직적으로 힘을 모아 공명선거 감시운동과 메니페스토 운동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속내야 어떻든 정치적으로 민감한 선거운동 시기에는 정당마다 다투어 유권자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을 하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주민소환제 관련법이 제정되도록 여야 정당에 압력을 넣어야 한다. 정치는 현실이고 선거도 현실이기 때문에, 내년말까지 여야 정당은 정권탈환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정략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따라서, 5·31 지방선거가 지방발전을 위해 도덕성도 높고 능력있는 리더를 고른다는 것은 이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바른 리더쉽을 생각해 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예나 지금이나 리더십의 중요성은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의 항우와 맞서 천하를 얻은 한고조 유방은, 장량이라는 유능한 참모, 한신이라는 유능한 대장군, 소하라는 유능한 보좌관을 얻어 그들의 능력을 잘 활용했기 때문에 천하를 얻을 수 있었지만 항우는 자신의 힘만 믿고 범증이라는 유능한 인재를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천하를 잃었다고 했다. 초기에는 유리했던 항우가 결국 유방에게 천하를 내 준 것은 항우는 혼자서 천하를 도모하려 했고 유방은 천하를 더불어 도모하려 했기 때문이다. 좋은 리더는 이상과 현실을 적절히 조화해 낼 수 있는 능력과 감각을 갖춘 예술가 기질도 가져야 한다.

우리는 지역주민의 민심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함께 가려고 하는 정당과 후보자가 지역의 리더가 되기를 바란다. 5·31 지방선거가 이전투구가 아니라 시골장바닥처럼 떠들썩 하지만 파하고 나면 뒤끝 없고 얻어 가는게 있는 한바탕 민주주의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  /남두현 논설위원심경희  abz3800@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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