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임신”으로 기형아 출산예방

위험요소에 대한 철저한 확인과 사전준비가 필요

  • 입력 2006.04.20 00:00
  • 기자명 김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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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시대이다. 저출산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2004년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16명이다.

출산율이란 한 여성이 일생동안 낳는 아이수를 말하는 것인데, 이러한 추세는 거의 세계 선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하나를 낳아도 잘 기르자”는 말은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 되었다.

“잘”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잘 기르기 위한 전제 조건은 무엇보다도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예비임신 부부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상태가 우선되어야 한다.

부모가 될 예비임신 부부의 건강상태를 부부 스스로 또는 의료인의 도움을 받아 평가한 후, 임신부와 아기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요인들을 확인하고, 개선해 적절한 시기에 임신하는 것을 ‘계획임신’이라 한다.

계획임신은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계획임신율은 5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체 임신의 70-80%정도는 미래의 아기에게 미칠 수 있는 위험요인들을 그대로 가진 채 임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계획임신의 장점에 대해 알아본다.

첫째 계획임신을 함으로써 기형아 출산을 예방할 수 있다. 방법 중 하나가 엽산제 등의 복용이다.
엽산제는 비타민 B9로 우리 몸의 세포성장에 필수 영양소이다.
엽산제는 태아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중요 요소이다.
특히 임신초기에 척수가 완전히 닫히지 않아 발생하는 기형인 신경관 결손증을 85%까지 예방해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와같은 중요성으로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시리얼이나 파스타같은 일반 식품에 엽산을 첨가하는 등 정부차원에서의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둘째 계획임신을 함으로써 임신을 인지하지 못하는 임신초기에 알코올, 흡연, 방사선, 약물 등으로부터 태아를 보호할 수 있다는 중대한 이점을 가진다.
계획하지 않은 임신인 경우 유산이나 태아기형에 가장 민감한 임신 초기에 알코올에 2배 이상 노출되며 약물, 흡연, 방사선 등에도 훨씬 더 많이 노출된다고 한다.
또한 이런 경우 임신기간 내내 기형아 출산에 대한 불안에 떨거나, 더 많은 검사비용을 지출한다든지, 아니면 이 불안을 견디지 못해 결국 인공유산에 이르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셋째 당뇨병, 경련성 질환, 고혈압 등의 질환을 이미 가지고 있는 여성의 경우에 생길 수 있는 기형아 출산의 위험과 임신 중 합병증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당뇨병의 경우 임신전 혈당 조절이 기형아 출산 예방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혈당 조절을 잘 못할 경우 기형 발생률이 8-9%인데 반해 혈당조절을 잘 한 경우엔 1%수준으로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경련성 질환인 경우에도 미리 항 경련제의 종류를 태아에게 안전한 것으로 바꾸고 가짓수를 최소화 하며, 엽산제 복용으로 기형 발생을 방지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원하는 시기에 임신할 가능성이 높아 태교와 출산 교육 등을 받으며 여유로운 임신 시기를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계획 임신은 말 그대로 미리 준비하고 계획해서 임신하는 것으로 모든 예비임신 부부에게 해당된다.
특히 고령 여성이나 내과적·신경과적 질환 등을 가지고 있는 여성인 경우는 더욱 필수 불가결하다고 하겠다.
출산 연령이 만 35세 이상인 고령 임신인 경우 ‘다운 증후군’등의 염색체 관련 기형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있다.
또 임신 중독증, 임신성 당뇨, 조기태반 박리 등의 산모와 태아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임신 합병증을 가질 수 있으므로 이러한 위험들에 관한 충분한 상담이 사전에 이루어 져야 한다.
고령임신은 임신 중에도 고 위험 임신군으로 분류하여 적절한 산전관리가 이루어 져야 하겠다.
그렇다면 건강하고 똑똑한 아기를 출산하기 위하여 예비 임신 부부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본인은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자신도 모르게 미래의 아기에게 위험이 될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상담을 통해 본인의 영양상태, 생활 습관과 주위 환경, 질병 상태, 임신 관련 과거력과, 가족 중 정신지체나 선천성 기형 등 유전성 질환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여 미래의 아기에게 미칠 수 있는 위험요인을 파악하여야 한다.

빈혈 수치, 간 기능, 신장 기능 등을 알 수 있는 기본 혈액 검사와 심폐기능을 알기 위한 심전도 검사, 흉부 방사선 검사, 자궁암과 유방암 검사, 자궁이나 난소의 상태를 알 수 있는 질식 초음파 검사와 풍진과 간염 등에 대한 면역력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경우에 따라 갑상선 기능 검사, 감염성 질환에 대한 검사 등을 받아볼 수 있다.
이 후 상담과 검사결과를 종합 평가하여 위험요인을 평가하고 개별 상담을 받도록 하자.
기형 발생의 중요한 원인으로는 체내 엽산량이 낮은 경우와 체내에서 독성 산화성 물질이 제거되지 않고 세포에 손상을 주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따라서 엽산과 산화성 물질을 제거한다고 알려진 비타민 C, E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때 남편도 같이 복용함으로써 정자의 질을 높이면 보다 건강한 임신을 할 수 있다.
나쁜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배란일에 맞추어 임신을 시도하자.부부의 건강이 최적인 상태에서 임신을 시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따라서 술, 담배, 약물과 나쁜 작업 환경을 최소화 한 후 임신을 시도하자.

생리 시작일로부터 약 4주 후가 되면 소변 검사로 임신을 확인할 수 있다.
양성으로 나오면 거의 임신이 확실하므로 최대한 빨리 병원에 가서 임신이 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혹시라도 자궁 외 임신이나 자연유산의 징후가 있을 경우에도 빠른 조치가 가능하며, 초기에는 약물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므로 산모의 건강에 도움이 되며 치료비용도 줄일 수 있다.

이제까지 계획임신의 필요성과 방법에 대하여 대략 알아보았다. 농부도 한해 농사를 짓기 전에 땅을 비옥하게 하기 위해, 땅의 상태를 보고 거름을 주는 등의 만전을 기한다.
임신도 마찬가지이다. 임신 후 산전관리를 잘 받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임신 전에 미리 건강상태를 파악하고 최적의 상태에서 임신을 함으로써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하겠다.
권민정 /마산삼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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