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고]Make, 미래의 명장(名匠)

  • 입력 2013.11.14 00:00
  • 기자명 이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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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과 동시에 돌아보는 공장. 기계가 돌아가는 즐거운 소음과 함께 땀 흘리며 일하는 근로자들을 보면, 그들과 함께하는 내 삶이 진정 가치 있고 의미 있다는 생각으로 가득 찬다.
하지만 이런 공장의 활기가 최근 들어 위축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여파가 아직도 완전히 물러가지 않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지역 경제의 큰 축인 조선업과 자동차 등 기계분야의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한 때에 더욱 큰 고민은, 숙련된 기술 인력의 부족과 중소기업의 만성적인 인력난이다.

경제 상황이 어려울수록 그리고 영세한 중소기업일수록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지만, 우리 중소기업들은 기술 인력 확보는 고사하고 단순 생산인력 확보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어렵고 힘든 일을 기피하는 사회분위기와 청년들의 중소기업 보다는 대기업을 선호하는 현상들이 맞물려 우리의 중소기업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중소기업들의 인력난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청년들에게 미래의 기술명장으로 성장해 가는 성공적 직업 경로의 기회를 열어주는 제도가 있다. 바로 병무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산업기능요원 제도이다.

산업기능요원제도는 국가산업의 육성·발전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군 필요인원 충원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기업의 제조·생산 분야에 근무하면서 병역을 대체하는 복무 형태로 지난 1973년 도입되어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 등 국가경제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필자 역시 지금의 특성화고에 해당하는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하면서 배운 지식과 기술로 현재의 (주)동구기업을 일구어 낼 수 있었다.

이렇듯 국가 산업 발전의 역사와 함께해 온 산업기능요원 제도가 최근 변화의 바람을 타고 있다. 기존의 제도는 산업기능요원 복무자의 70%정도가 대학이상 학력자로, 이들이 복무가 끝남과 동시에 대학 복학 등 학업을 이유로 대부분 퇴사함에 따라 제도의 근본 취지인 중소기업 기술 인력의 안정적 지원이라는 원래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병무청에서는 산업기능요원제도를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졸업생 우선 편입을 통해 정부의 기능인력 육성 정책에 부응하고 중소기업에 실질적 기능 인력을 제공해 기업 경쟁력 강화와 청년실업 해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하여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특성화고 등과 연계하여 중소기업에 안정적인 우수 기술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기업의 직무 수요에 적합한 교과 과정을 통해 졸업과 동시에 실무 수행이 가능한 우수 기술 인력을 군대로 인한 공백 없이 지속적으로 기업체에 공급하여 기업의 전문산업인력 부족에 숨통을 트여 주게 되는 것이다.

또한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산업 현장에서 자신들이 배운 지식을 기반으로 진정한 기술 명장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국가산업의 균형 있는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중소 제조 기업이 기반인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에서 우리 기능인들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업 현장에서는 전문 기술 인력들이 노령화 되어 감에 따라 그들의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기술들이 후배들을 찾지 못해 그 명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해 있다.
만약 이렇게 우려하던 일들이 현실로 다가온다면 우리의 기술에는 미래가 없다.
우리의 청년들이 산업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기술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을 갖춘 우수한 중소기업들이 이 땅에 더욱 뿌리내릴 때야말로 우리가 더욱 풍요로운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병무청의 특성화고 졸업생 위주의 산업기능요원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학력 위주의 사회분위기를 개선하고 중소기업 기술 선도를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에 큰 보탬이 되길 기대해 본다.

/(주)동구기업 대표 류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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