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봉 칼럼]박완수 창원시장은 삼류주의자

  • 입력 2013.12.09 00:00
  • 기자명 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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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수 창원시장은 일류보다는 삼류라는 이미지가 더 어울린다. 일류주의란 대중적 선호도와는 거리가 먼 명예나 권력추구용 인물들에게 어울리는 명사다. 지구촌의 평화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은 일류가 아니라 삼류들이었다. 부처님과 예수님 또한 자신을 낮춰 삼류인 비구(比丘)와 목자(牧者)를 고수했기에 오늘날까지 중생과 인류의 등불로 남아 계신다.

며칠 전 12월 6일, 창원교통문화연수원 대강당에서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와 2시간여의 통일 대담으로 진정한 통일의 부가가치를 알기 쉽게 설파한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스님도 삼류정신의 소유자다. 학력이 고등학교 1년 중퇴인데도 핍박받고 소외받는 인류가 있는 곳에는 어느 곳이든 그 분이 있다. 법륜스님 역시 일류를 원했다면 지금쯤은 대형사찰의 주지로 호의호식 했겠지만 철저하게 실천불교정신을 앞세우고 조국과 핍박받는 북한 동포는 물론 지구촌의 소외된 중생과 아픔을 함께하는 하화중생(下化衆生)의 삼류정신으로 살았기에 그 족적은 크고 존경받기에 충분하다. 대덕스님이라며 도박과 술판으로 세월을 즐기는 수행자들과는 염색체가 다르다.

박완수 시장은 반대하는 정적을 포용할 줄 알고 시정을 비판하는 시민단체를 오히려 껴안고 비판을 반면교사나 타산지석으로 삼을 줄 아는 지혜로운 관료였다. 필자가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경남민언련)의 이사로 있을 때 귀찮도록 창원시 행정에 빗장걸이를 하는 미운 털이 박힐 법한 진보성향의 단체였지만 박 시장은 그러한 건의를 겸허히 수용하는 자세를 분명하게 보여주었고 경남민언련 건물이 화재로 휩싸였을 때 새벽 2시께 화재현장에 직접 나와 소화를 진두지휘하고 복구비를 긴급 지원해 건전한 시민운동과 비판을 시정의 바로미터로 받아들인 사람도 박 시장이었다.

그런 박 시장이 세계 최고의 시장(top mayor) 반열에 오른 것은 사필귀정으로 촌철살인의 목민정신이 만들어 낸 지극히 합당한 포상으로 본다. 동상이몽으로 억지 통합돼 아직도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통합창원시를 힘겹게 이끌어나가면서도 창원시를 국제적 명품도시로 탈바꿈시킨 그의 역량은 도백을 뛰어 넘어 국가지도자로 나서도 부족함이 없다는 ‘인구의 회자(膾炙)’에 동의한다. 필자 역시 삼류주의자고 특정관료를 칭찬하고 두둔해 얻고자 하는 것이 없으므로 박 시장에 대한 세간의 평가와 여론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 뿐이다.

약자를 죽이거나 린치를 가해 굴복시키는 것은 최하의 검객이지 최고의 검객이 아니다. 강한자의 횡포나 정치집단의 독식주의에 맞서 불우한 소외계층을 평화롭게 살도록 균등한 복지정책을 구현하는 게 국가원수나 지방정부의 수장 및 시장 군수에 주어진 최대의 사명이다.

칠순이 가까운 친구들 중에 박완수 시장이 개도 소도 들어가는 방송통신대 출신이라며 비웃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상고 출신이라며 비꼬는 사람들에게 너희들은 명문대학을 나왔냐?라고 물었다. 개뿔, 대학 나온 치들이 거의 없었다. 방송대 출신이나 상고출신으로 명문대 생들도 오르지 못한 행정고시와 사법고시의 등용문에 올랐으니 그 분들이야 말로 더 입지전적인 인물들이 아닌가?라고 했더니 그 후론 입을 꾹 다물고 내 앞에서는 비난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알다시피 필자가 몸담고 있는 경남연합일보는 경영이 몹시 어려운 삼류일간지다. 그러나 삼류신문이라고 해서 칼럼이나 기사가 삼류인 건 아니질 않나? 알찬 고급기사들이 즐비하다.
좌편향 우 편향으로 편을 갈라 이념을 생존의 법칙으로 삼는 중앙과 지역의 메이저 언론들에 비해 중도를 지키는 원칙은 더 어려운 법이다.

지인들은 늘상 내게 요구한다. 일류신문에 몸담고 칼럼을 쓰는 게 명성에 도움이 되지 않느냐고?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삼류칼럼니스트’이기에 옳고 바른 것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그런 공간을 마련해준 신문이 경남연합일보 외엔 없기에 여기 있노라고. 박완수 창원시장이 삼류라는 일부 몰지각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국가원수나 일류라는 중앙과 지역의 어느 정치인이나 관료들보다 시정을 국제적으로 잘 이끌어 나가는 세계최고의 시장인 것처럼.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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