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올바른 논술교육을 위한 고언

  • 입력 2006.04.14 00:00
  • 기자명 심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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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부터 시행될 대학입시는 논술이 주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논술이 이른바 명문대에 합격의 당락을 좌우하게 되면서, 논술학원이 속속 생겨나고 고액 논술과외가 성행하고 있다. 교육부가 의도했던 대로 논술의 비중을 높여 수능시험 과외를 줄여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기는커녕, 또 한번 정부의 준비부족만 드러내는 꼴이 되었다.

교육주체들과 우리사회의 미래세대를 생각하는 시민사회는, 논술이 본래 취지를 벗어나 대학별 본고사로 왜곡되지 않도록 정부와 대학에 압력을 넣어야 한다. 논술시험은 우리사회에 필요한 전문인의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대학이, 그 전문지식을 올바르게 사용할 교양과 자질을 가졌는지 알아보려는 시험이지, 교과지식을 평가하려는 시험이 아니다.

다가오는 유비쿼터스시대는 지식의 습득능력보다 운영 능력이 중요해 질것이다. 시대의 흐름이 자기 정체성을 가진 주체적 개인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생각 없이 제대로 된 논술은 있을 수 없다. 논리전개의 기술과 논증의 방법은 가르쳐 줄 수 있지만, 가치판단은 가르쳐 줄 수 없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근본문제와 시사적 사건에 대한 진지한 대화와 토론, 글을 통한 자기의사표현 학습 등을 통해서만 좋은 논술이 가능하다.

그래서인지, 부쩍 학생들이 신문사설이나 칼럼을 많이 읽는다고 한다. 논술 대비 때문이라고 해도 좋은 현상이다. 그렇지만, 신문사설을 무조건 많이 읽는 것만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분석과 비판을 하면서 읽어야 한다. 세상을 보는 눈이 형성되고, 본 것을 논리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능력만 갖추면 논술은 저절로 된다. 세상과 사람에 대한 관심을 갖고, 신문과 책을 많이 읽고 이슈가 있으면 친구와 토론하고 그것을 글로 정리해보자. 여러 신문에서 유행처럼 실리는 논술관련 강좌도, 신문의 공적기능을 생각하면 답안 작성 요령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주체적인 사고력을 기르는데 맞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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