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산책]마산공설운동장이 문제다

  • 입력 2006.09.05 00:00
  • 기자명 강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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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공설운동장이 문제다. 두 개의 거대한 원형경기장 밖의 넓은 공간이 전부 포장되어 있는 것까지는 좋다. 마산시는 여기다가 시민편의 도모라는 차원에서 주차장을 만들었다. 이것이 더 문제다. 사방에다 주차공간과 주행선을 운동장이 꽉 차도록 그어 놓았다. 눈을 닦고 봐도 사람 다닐 길이 없다. 어쩌다 운동장에 가면 앞뒤좌우에서 차가 질주해온다. 뒤에서 오는 차는 알 수가 없다. 갑자기 클랙슨을 누른다든지, 아니면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질주해가면(그것도 무서운 속도로) 현기증이 나곤 했다. 게다가 무법천지인 오토바이까지 가세를 하고 있다.

운동장이 어떻게 해서 주차장으로 변했는지도 의심스럽고 원형경기장 밑의 빈 사무실을 몇몇 특수 업체나 개인에게 임대업을 하고 있다. 공설운동장에서 임대업이란 도둑놈의 심보가 아니면 발상하기 힘든 일이다. 시 당국에서는 공공단체나 각종 사회단체에 적은 돈을 받고 입주시켰다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분명 개인이 개인사업을 위해 입주한 곳도 있고 심지어 소방서도 들어앉아 있다. 가뜩이나 비좁고 불편한 운동장에 빨간 불자동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고 달리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마산은 공원이 적기 때문에 시민이 나들이할 만한 곳이라면 누구나 마산공설운동장을 꼽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차로 인한 무법천지가 되어 운동장에서 걷는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시 당국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행사지원 차량 말고는 모든 차량의 출입을 막고 유료주차장인 공설운동장의 목적외 전용을 막아야 할 것이다.

입주업체나 단체, 또는 개인의 경우도 공공성이 없는 곳은 퇴출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공공기관이라 하더라도 소방서를 더 빨리 내보내야 할 것이다. 그 이유들은 시민생활의 안전을 위해서도 그렇고, 운동장을 찾는 외부사람들 보기에도 그렇다.

다시 말해서 마산공설운동장이 넓은 주차장인지, 시민의 건강을 위한 운동장인지가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 공설운동장의 유료주차장을 주장하는 쪽은 그것으로 이득을 보고 있는 관리인들과 몇몇 입주자들 그리고 아침저녁으로 호화스런 테니스장과 수영장을 찾는 특수층일 뿐이다.

계층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볼 때 서민들이 아침운동에 나서면 운동장에는 규칙도 법도 통하지 않는 차들이 폭주를 하여 수영장과 테니스장으로 간다. 마산시 관리들은 이 같은 정황을 상상도 못할 것이다. 꼭 차를 통과시키고 주차장화 하려면 사람 다니는 길이라도 만들어 놓아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에게 가르치는 ‘차는 오른쪽’으로 라는 규범을 철저히 지키게 해야 한다.

앞만 보고 걷다가는 대형사고를 당할 수 있다. 공설운동장에서 걷기운동을 하는 주변의 서민들은 항상 가진 자들의 횡포에 시달리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마산시 관리들의 권위주의적인 자세가 마산시민의 권리를 앗아가고 있다. 운동장이면 운동장답게 관리해야 한다. 그것도 마산시 공무원이 할 것이 아니라 체육시설을 관리할 수 있는 민간단체에 위탁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무원의 경우는 운동장 관할 업무에 발령되면 한직으로 여기고 있다. 따라서 한직에 대한 불만 때문에 업무나 대민봉사가 제대로 되기 어렵다. 선거 때 표와 연결되는 임시직 같은 공무원의 숫자만 늘릴 것이 아니라 인구감소에 맞추는 미래지향적인 시정으로 이끌어 가야 황철곤 시장 앞날도 열릴 것이다.

죽거나 살거나 공천만 받으면 그만이라고 두 사람의 한나라당 의원과 중앙당의 눈치만 본다면 저항의 항구도시라는 마산의 근본정신을 되살릴 수 없을 것이다. 비근한 예로 육호광장의 조형물은 마산시장이 무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되고 있다. 공설운동장 안에서 더 큰 사고가 나기 전에 차량출입을 막아야 한다는 것은 공설운동장을 사랑하는 마산시민의 하나같은 바람이다.

정규화/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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