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사랑한다면 만나자…더 깊게 이어 진다

  • 입력 2013.12.13 00:00
  • 기자명 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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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가 저물어 간다. 산청군은 2103년에는 세계전통의약엑스포를 통해 세계 속으로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총 관람객 210만명이라는 사상 유례없는 성공과 국제행사 유일 ‘흑자 엑스포’라는 찬사를 받으며 성공적으로 치뤘다. 엑스포를 통해 산청군의 역사는 새로 쓰여졌으며, 전통의약의 기치는 국민들 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심어 주기에 충분했다. 그런 산청이 기자는 자랑스럽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기자는 사람을 만날 때, 그 사람들이 구분 지어진다. 차별을 두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스타일대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하루에도 수 십명을 만나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라 만나는 사람마다 대하는 방법이 달라진다. 인사만 나누는 사람, 차만 대접하는 사람 그리고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다시 말해 아는 사람과 정을 나누는 사람으로 크게는 구분 짓게 된다.

나는 정(精)이란 단어를 참으로 좋아한다. 사람이기 때문에 정을 나눌 수 있는 것이다. 혹자들은 반려동물과도 정을 나눈다고 하지만 그것은 정이라기보다는 그냥 인간들의 소유물인 것이다. 사람과 사람, 말로 정확히 표현하기에는 힘든 교감(交感)이 상호간에 있는 것이다. 괜히 쳐다보기만 해도 기분 나빠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서로 교류는 없지만 같은 공간에 있는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아 지는 사람이 있다.

그런 생각에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깊은 고민에 빠진 적이 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였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 하면‘괜찮아 지려고 부단히도 노력 하는 사람’이었다.

우리는 살면서 그냥 ‘아는 사람에게는 상처를 잘 받지 않는다. 그 사람은 내 삶속에 그다지 크게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정을 나누는 사람에게는 쉽게 상처를 받는다. 그 대상이 배우자 일 수도 있는 것이고, 자녀가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이 순간 바로 옆자리의 동료 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것은 상대방에게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익숙한 것에 고마움을 잊고 살아간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산청군의 요즘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서 기자의 본분으로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 하는 것인가에 고민에 빠져있었다. ‘알권리’도 중요하지만 지역민의 한사람으로 정(情)을 나누기로 했다.

진실은 꼭 밝혀진다. 앞으로 밝혀 질 ‘진실’을 위해서 추측하기보다는 형이 확정되기 전 ‘무죄추정 원칙’에 입각해 그저 지지하고 기다리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일 듯하다. 주변에서도 그저 묵묵히 본분만 다 하면 된다. 흔들리지 않는 것이 지금 힘이 될 듯싶다. 그리고 만날 수 있으면 만나서 정을 나누면 된다.

이제부터라도 나는 ‘익숙한 것’들에 감사하며 살려 한다. 그래서 내 삶의 주인은 내가 되어야 한다고 다짐해 본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남에게 비춰지는 모습에 신경을 쓰다보면 진정한 나의 모습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 같다. 나를 사랑하자! 그리고 나를 인정하자!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리고 만나련다. 만나면 더 깊게 이어짐을 알기에….
사랑하는 사람은 만나고 살자. 사랑한다면 만나자.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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