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봉 칼럼]도지사의 눈을 개안시켜 주고 싶다

승인2013.12.23l수정2013.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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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성탄절이다. 캐롤송이 거리에 울려 퍼지고 구세군의 방울 소리가 세인의 양심을 두드린 지도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모든 종교단체에서는 연말연시에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모금이 줄을 잇고 어느 독지가는 6000만원이 넘는 무기명 채권을 구세군 냄비에 쾌척하고 바람처럼 사라졌다는 훈훈한 소식도 들린다.

며칠 전 광주광역시에서 들려온 온정들은 갈수록 삭막해져가는 세모를 모닥불처럼 덥혀주었다. 실직자가 돼 생활이 곤궁해지자 세 살 난 딸의 양육을 위해 마트에서 물건을 훔친 부부에게 담당 경찰관서의 경찰들과 현직 부장검사를 비롯한 전국에서 독지가의 온정이 답지했다는 소식이었다. 살아가면서 인간이 느끼는 것은 행복보다 불행하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인류의 삶이 행복했다면 성인들이 출현해 구원의 메시아로 나설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예수그리스도의 탄생은 인류의 불행에 종지부를 찍고자 하는 하나님의 계시였다. 그러한 은총은 예수님만이 행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우리들 모두에게 주어진 사명이자 박애정신이다. 그럼에도 가진 자는 더 가지려 기를 쓰고 힘이 있는 자들은 약자들 더 핍박하는 안녕하지 못한 현실이 되고 말았다.

경제민주화는커녕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온정민주화마저 갈수록 무디어지고 있다. 하늘을 나는 새에게도 하나님은 끼니 걱정에서 벗어나는 권한을 부여했다. 그런데도 영장류인 인간들이 새들보다 못한 삶을 살아가는 것은 하나님이 내린 보편적 가치에서 크게 벗어난다. 또한 자신들만 구원을 받고 행복해지기 위해 종교사원에는 천문학적인 헌금이나 보시를 하는 사람들도 이웃의 가난한 불행에는 너무도 인색한 게 신앙인들의 아이러니다.

시가에 나서면 눈길 닿는 곳의 크고 장엄한 건물은 각종 종교사원이며 대한민국은 가장 민주적 종교공화국으로 종교사원이 수 만개가 넘는다. 그러나 국가 예산보다 더 많다는 모든 종교계의 성금이나 보시들은 투명하지 못하고 어디에 쓰이는지조차 모르게 증발하거나 성직자와 수행자의 사적인 용도로 낭비되고 있다. 그들은 교주를 파는 장사치들이지 성직자로 분류돼서는 안되는 악의 축들이다.

예수그리스도의 인류를 향한 메시지는 복음(福音)이다. 복음은 곧 축복을 의미한다.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바티칸교황청의 프란치스코1세 성하’의 연말 미사도 인류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축복의 기도였다. 그리스도의 족적을 지켜보라. 그분은 눈과 비와 폭우가 몰아치는 광야에서 헤진 옷 한 벌과 지팡이 하나로 평생을 보내셨다.

어디 예수님을 믿는 기독교만 그런가. 호국불교를 자청해 10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는 한국불교 역시 중생을 구하기는커녕 매불과 파계, 사찰의 기득권을 다투는 수행자라는 분들의 싸움질로 하루한시도 세간의 지탄을 받는 날이 없을 정도다. 교회나 절에 가기가 두렵다고 말하는 것은 미필적 강요에 의한 헌금이나 보시의 강요 때문이다. 종교사원도 역시 안녕하지 못하며 정말 구원 받아야 할 가난한 사람들이 앉을 자리는 갈수록 비좁다.

인류가 오늘 날 종교로부터 축복을 받는 게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를 더 받고 있다는 어느 종교평론가의 지적은 적절하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게 아니라 인류의 마음속으로 들어오신 것뿐이다. 그것이 부활의 의미가 주는 가장 위대한 메시지가 아닐까.

이 혹독한 엄동에 생활고로 안녕하지 못한 소외계층들과 개 눈에는 모든 게 개(?)로 보이 듯 올곧게 비판하는 국민들과 도민들까지도 개 취급하며 세모를 안녕하지 못하게 한 홍준표 지사에게도 예수님의 은총과 축복이 함께하길 원한다. 필자 눈엔 도백이 개가 아닌 영장류이자 출중한 목민관으로 보였는데 스스로 개를 자처하니 역시 도민의 반려동물이나 다름없는 충견(忠犬)임을 확인해 기쁘다.

할 수 있다면 십시일반으로 도민 모금을 통해 진주의료원을 다시 개원시켜 홍 지사의 개 눈을 사람 눈으로 개안(開眼)시켜드리고 싶다. 개한테 막중한 관찰사 임무를 맡길 순 없지 않나? 주여, 송구영신의 길목과 성탄절 앞에서 국민과 도민, 모든 인류와 뭍 생명체를 긍휼히 여기사 무한한 은총 균등하게 베푸소서.

/본지 주필김순  abz3800@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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