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전정보가 비극을 막는다

  • 입력 2013.12.27 00:00
  • 기자명 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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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부산광역시 화명동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일가족 4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하지만 더욱 더 안타까운 점은 피해자들이 이웃세대로 대피할 수 있는 비상탈출구인 경량칸막이 설치 사실을 인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지난 1992년 10월 이후 시공된 일자형 아파트에는 옆집과 맞닿은 발코니에 석고보드 등 얇은 판으로 화재시 망치나 발로 파괴해 옆집 발코니로 대피할 수 있게 경량칸막이가 설치돼 있고, 2005년 이후 시공된 타워형 아파트 또는 발코니 확장아파트, 오피스텔 등에는 화재에 1시간 이상 견딜 수 있는 방화문으로 된 대피 공간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입주민들은 이 공간의 중요성을 간과한 채 어린이 장난감 보관이나 세탁기, 보일러 설치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어 긴급한 순간에는 한명이 들어갈 공간조차 확보돼 있지 않은 현실이다.

지금 당장 비상 탈출구가 어디 있는지 살펴보자. 발코니 양쪽 벽면 중, 두드려 보았을 때 콘크리트 벽이 아닌 가벼운 느낌이 드는 벽이 경량 칸막이다. 경량 칸막이 위치를 파악했다면, 비상 탈출구 내 물건 등 장애물을 제거해 가족 및 이웃세대의 안전을 위해 함께 관리를 해야 한다. 혹, 베란다 확장공사를 하면서 경량 칸막이를 막아놓지는 않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비상 상황시 어린이들의 눈에도 잘 띄게 비상탈출구 안내 스티커를 부착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란 말이 있다. 시기에 늦어 기회를 놓쳤음을 안타까워 탄식한다는 뜻이다. 극박한 순간에도 탈출구는 있다. ‘비상구는 생명의 문’임을 명심해 더 이상의 비극은 없기를 기대한다.

/김해소방서 이태희 소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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