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봉 칼럼]천리마처럼 도약하는 갑오년이길…

  • 입력 2014.01.02 00:00
  • 기자명 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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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새해는 갑오년(甲午年) 청말(靑馬)띠의 해다. 서양에서는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풀이하나 동양에선 금목수화토(金木水火土)의 오행(五行)중 목(木)에 해당되며 목성은 사고가 역동적이고 진취적이어서 여자보다는 남자아이에게 맞는 사주로 해석하고 있다. 허나 여성이 사회 모든 면에서 남성을 거의 추월하는 현 시대에서 청마는 오히려 여성들에게 어울리는 운세로 풀이된다.

청마를 타고 역사를 단숨에 뛰어 120년을 거슬러 올라가면 갑오경장(甲午更張) 일명 갑오개혁(甲午改革)이란 개혁의 도도한 물결과 마주친다. 청국을 부모의 나라로 섬기던 사대주의와 성리학이란 유교적 폐쇄성 속에서 국제적으로 우물 안의 개구리나 다름없던 때에 동학혁명이 일어나 노예에 불과했던 하층민의 인권의식은 일깨웠으나 결국 청국의 몰락으로 일본이 민비를 살해하고 내정간섭에서 한 걸음 나아가 을사늑약으로 조선을 합병하는 만행을 저지르게 한 단초를 제공한 것도 갑오경장과 동학혁명이었다. 모든 일에는 이처럼 공과 과의 희비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일본 최고의 고액권인 1만엔권에 초상화가 실린 ‘후쿠자와 유키치(1835-1901)’는 우리에게 낯선 인물이 아니다. 한일의 격동기에 개혁과 개화를 부르짖던 김옥균·박영효·유길준 등을 지원해 3일 천하를 이루게 했고 수제자인 ‘이노우에 가쿠고로’를 조선에 보내 ‘한성순보’를 창간한 대륙침략의 사실상 일등공신이었다. 청일전쟁의 승전보가 전해지던 날 미친 사람처럼 울고 웃으며 흔희작약(欣喜雀躍) 했다고 한다. 그는 재야인사임에도 우리의 율곡 선생이나 이순신 장군처럼 언제나 천황 바로 뒷자리에서 일본인들의 숭배를 받는 인물로 자리 잡고 있다.

2차 대전 종전 후 일본의 헌법은 자위대로 변신했으나 자위대의 예산이 우리나라 전체예산을 상회하는 것을 잊고 있다면 너무 큰 오판이자 오산이다. 하이, 하이 하며 가장 예의가 밝다는 일본인의 90도로 꺾는 인사법은 역으로 용수철처럼 튀어 올라 상대의 턱이나 얼굴에 치명상을 줄 수 있는 무기가 된다는 것을 이번 아베 총리가 보여준 닌자의 수법 같은 전격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통해 역력히 지켜보지 않았나? 일본인들은 선천적으로 강자에게는 비굴하고 약자에게는 잔인무도한 민족이다. 아베의 행보는 일본은 이미 중국과 한국과 맞서도 군사적, 경제적으로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한 다음 내린 결론이란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전쟁은 논리가 아닌 힘의 역학으로 승패가 좌우된다.

박근혜 정권이 탄생한지 고작 1년여, 공과를 재단하기엔 너무 이른 감이 없지 않나 싶다. 정권이 자유민주주의 원칙에서 일탈한다면 선거라는 채찍으로 조련시키면 될 일이다. 국민에게는 참정권이란 최대의 무기가 있다. 어느 정권이건 국리민복을 염두에 두지 않는 일당독재는 용서받지 못했다. 역사가 그 증거다.

갑오년은 백척간두에 선 것처럼 혼란의 한 해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권은 대의정치의 방점에서 멀어져 있고 몇몇 대기업들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중소기업과 중소상인, 농어민들과 축산인들의 시름은 날이 갈수록 높다. 세습제의 풋내기가 쥐락펴락하는 북한 내의 정정 불안, 중국과 일본의 군비증강과 영토분쟁은 내우외환 전야처럼 불안하다. 지구촌 최대의 불량독재국가인 북한이 대한민국의 인권을 규탄하는 개그 같은 현실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씁쓸하기만 하다.

다툼을 그치고 서로 조금씩만 양보해 본래의 자리로 돌아갔으면 한다. 피아간에 절충점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국익이나 전체국민행복이 붕괴된다면 그건 대의정치가 아니다. 소탐대실이라 하여 서로 자기 몫 챙기기에만 급급해 작은 것을 탐하다간 결국 양자 간 더 큰 것을 잃게 될 것이다. 정치 역시 지금처럼 좌파니 우파니 진보니 보수니 하는 편 가르기로만 일관한다면 국민의 생존권도 인격권도 국론통일도 생기를 잃고 말겠지….”

끝으로 한 해 동안 본보를 도와 튼튼한 중도지로 키워주신 국민들과 도내 각 자치단체와 도민들, 후원기업과 독자분들께도 힘차게 도약하는 천리마처럼 건승이 깃들길 찬란한 갑오년 새해 아침에 ‘경남연합일보’를 대표해 고개 숙여 기원 드립니다.

/본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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