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대한민국 농업에는 창조경제의 본성이 살아 있다

  • 입력 2014.01.21 00:00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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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년대의 고도 경제 성장기를 거친 후 최근, 견고한 경제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들에게는 아직 미흡한 듯하다.

이에 정부는 양적, 질적인 국내 경제의 도약을 위해 창조경제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의 농업 환경은 다른 경제부문에 비해 성장속도가 느리고, FTA 등 외부의 여건과 농업인구의 급격한 감소 등 대내외의 환경변화로 새로운 성장 모델을 설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또한 내외부의 많은 사람들이 국내 농업의 미래에 대하여 어두운 전망들을 내놓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1970년대에는 통일벼 개발로 주곡 자립을 실현한 녹색혁명을, 1980~90년대에는 사계절 신선 채소 공급을 이룬 백색혁명을 이뤘던 우리 농업의 저력을 안다면 너무 회의적인 전망을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1970년대 아마도 현재보다 훨씬 어려운 환경에서 이뤘던 통일벼 개발 성공원인들을 잘 분석한다면 현재의 어려운 현실을 해결할 대안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따라서 필자가 생각하고 있는 통일벼 성공의 원인을 몇 가지를 얘기하고 싶다.

첫째,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다. 1960년대 기존의 도입 육종과 근연 교잡 기술로 개발된 품종으로는 주식의 재료가 되는 곡물을 스스로 마련해 충당하는 주곡 자급(主穀自給)을 이룰 수 없었으며, 혁신적인 수량 증대가 요구됐다.

이를 위해 당시로서는 세계적으로 실용화 성공 사례가 없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기술인 인디카/자포니카의 가까운 교배가 아닌 서로 다른 특성을 이용한 원연 교배를 시도함으로써 일반 벼에 비해 단위 면적당 수량이 30%이상 증가된 국내 환경에 적합한 통일벼의 육성에 성공했다.

둘째, 관성의 틀을 깬 융합 기술의 완성이었다. 주곡의 생산은 품종 개발만으로는 완성 될 수 없다. 육종가들에 의한 통일벼의 지속적인 품종 개선과 재배 전문가들이 통일벼에 맞는 최적화된 재배법으로 비닐보온 못자리를 기술을 개발했으며, 병리전문가들은 병해충 방제 기술을 개발했다. 이들 기술들을 종합한 다수확 재배기술로 ha당 평균 4.7t을 수확하는 세계 최고의 벼 재배 기술을 완성함으로써 주곡 자급을 완성할 수 있었다.

셋째, 신속한 보급체계 및 농민과의 소통이었다. 1970년대에는 농촌진흥청의 연구개발과 기술보급 동시 관리체계를 이용해 신속한 기술 보급이 가능했다. 또한 보수적인 농민들에게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품종을 재배할 수 있도록 이해시키고 기술교육, 신문, 라디오 등 홍보 매체를 활용해 새 기술을 확산·보급했다. 일선의 농촌 지도사들은 관내 농민들과의 밀접한 유대관계를 통해 현장의 문제점을 신속히 파악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농촌진흥청의 연구자들과 소통했다. 이를 통한 해결책은 농민에게 즉각적으로 제시하여 새로운 품종 재배에 대한 농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넷째, 농업기반 산업의 활성화였다. 통일형 품종을 이용한 다수확 기술재배는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작물재배나 나무를 번식시키는 데 이용되는 뿌리가 있는 어린 식물을 기르는 육묘를 통한 것이었다. 이는 폴리에틸렌 필름 생산, 비료 및 농약 등 농자재 산업과 농기계 산업 등 관련 산업을 성장시키고 그 산업들은 농민들의 다수확재배기술을 활성화시키는 선순환을 발생시켰다.
위에서 언급한 1970년대 녹색혁명의 선례를 참고한다면 새로운 창조농업을 달성하기 위한 목표는 융복합을 통한 혁신적인 농업과학기술 개발, 보급 및 관련 산업의 동반성장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농업은 95%가 기술이고, 5%가 노동이다. 하이테크 강국 이스라엘은 농업에서 시작됐다”는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의 말처럼 혁신적인 농업기술은 대한민국 창조농업의 근간이 될 것이다.

현재의 어려운 농업현실을 타개하고 새로운 창조농업의 모델을 만들 수 있는 본성을 우리나라 농업관련 종사자들은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농촌진흥청 분자육종과 / 김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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