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길칼럼] 인재 찾아 구만리

중국 인재유치 3원칙 내려

  • 입력 2007.05.22 00:00
  • 기자명 권경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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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늙어가는 호랑이다. 이제 높은 경제성장은 힘들다. 아시아 경제는 중국과 일본, 인도가 주도권을 잡을 것이다. 한국 국민들은 더 이상 허리띠를 졸라매기 싫어한다.”

기업은 높은 생산비와 노사문제로 투자를 꺼리고 사람들은 실직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소비를 줄이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많은 중소기업은 값싼 중국제품에 밀려 거의 실신상태다. 또 고유가, 고임금, 원화강세 등 대내외 악재로 성장 잠재력도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이처럼 한국경제는 최대 난점에 봉착, 사면초가에 몰렸다. 더 늦기 전에 고성장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때 7~8%의 고도성장은 꿈같은 얘기가 될 것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경제가 몽유병에 걸려 헤매고 있다며 특집 기사를 실으며 야단을 떨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그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냐” 며 무덤덤하다.

한국이 다시 한번 고도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70년대 배고픈 시절에 닥치는 대로 일하던 그 정
신이 필요하다. 한국에 온 많은 외국인들은 거리에는 청년 실업자와 실직자가 넘쳐나도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어 쩔쩔매는 것을 보면 그들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는 최근 밖에서 보는 한국경제의 현주소이자 근심어린 충고다.

우리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저성장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고부가 산업으로 탈바꿈뿐이다.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은 임금이 싼 곳으로 과감하게 밀어내야 한다. 지식기반산업, 생명공학, 의료, 금융 등 중국과 인도의 취약 분야에서 미래의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중국과 인도가 할 수 없는 것에 과감히 투자를 해야지 그들과 비슷한 산업구조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급기술인력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는 지금 인재를 키우고 모으기에 돈을 물 쓰듯이 쏟아 붓고 있다. 사람이 곧 국가의 미래이고 돈이기 때문이다. 세계의 일류기업들은‘인재 한명 잘 데리고 오면 기업의 100년 버팀목이다’라는 구호를 내걸고 구만리를 돌며 삼십고 초려도 마다않고 있다.

세계의 제일의 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도 우수한 인재를 뽑아오기 위해 수백 명의 스카우트요원을 풀어 오늘도 지구촌 구석구석을 뒤지고 있다. IBM은 우수한 인력을 한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아시아의 명문 공대들과 인재 공급 협약까지 맺었다.

중국과 인도도 우수한 두뇌는 바로 국가의 희망이라며 국가차원에서 발 벗고 나섰다. 중국과학기술부는 지난해 말 세계의 석학을 끌어들이기 위해 ‘피부색을 가리지 말라, 국적을 가리지 말라, 어떤 대가도 아까워하지 말라’ 인재유치 3원칙을 내렸다. 이는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해 신기술로 ‘짝퉁경제’라는 세계의 비웃음을 한 번에 갚아 주겠다는 장기적인 전략이다.

여기에 중국 교육부도 팔을 걷었다. 세계 일류대학에서 과학기술자 1000명을 데려와 국제수준 대학연구실 100개를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것뿐만 아니라 해외 50여 곳에 사무실을 두고 해외 인재유치 업무 전담기구도 만들었다.

중국기업은 한걸음 더 앞서 지난해만 3만명에 가까운 해외 인재를 채용,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인도도 세계 각국에 퍼져있는 해외 거주 인도인 과학기술자와 네트워크 구축 결속력을 다지며 고부가 산업기반 구축에 그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우리는 어떠한가. 겉으로는 변변한 인재 수급정책하나 제대로 내 놓은 게 없다. 정부는 허구 한 날 신도시니 혁신도시를 만든다면 목을 매다시피 하다가 어느 날 공무원을 대폭 늘리겠다고 한다.

세계 각국이 인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는데 우리만 너무 태평이다. 그러니 미국에서 공부한 이공계 박사의 대부분이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겠다 한다. 들어와 봐야 천덕꾸러기 신세 못 면할 할 것이 빤한데 그대로 눌러 앉겠다는 그 기분 십분 이해가 간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최고의 인기직업은 공무원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청소년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 하는 직장도 공무원이다. 우리나라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보통 50단위다. 세계역사에 영원히 남을 기념비 적이다.

그 높은 경쟁률을 뚫기 위해 대학을 졸업하고 한참 일할 나이에 신물이 나도록 고시학원을 들락거린다. 들어가기만 하면 정년까지 버틸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다.

젊은이들의 지칠 줄 모르는 도전과 모험, 끝없는 상상력 그리고 꿈,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은 용기가 나라의 미래를 만드는 원동력인데 말이다. 중국과 인도 등 많은 나라의 젊은이들이 오늘도 제2의 빌게이츠, 에디슨, 아인슈타인을 꿈꾸며 끝없이 도전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수십만명의 젊은이들이 공무원 시험과 고시에 매달려 기약 없이 혈투를 벌이고 있으니 너무나 대조적이다.

앞으로 그들과 경쟁을 해야 할 우리나라의 미래가 심히 걱정스럽다. 공무원이 최고의 꿈인 우리의 젊은이들,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지 정말로 걱정스럽다. 이제라도 국가의 백년대계의 최우선 순위를 인재 확보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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