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봉 칼럼]도지사 경선을 지켜보며

승인2014.03.19l수정2014.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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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개최됐지만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보다 박수갈채를 더 받은 선수들이 있었다. 인간이 진실을 느끼고 깨닫는 현장은 종교사원이나 상아탑만이 아니라 정의와 진리를 배우는 곳은 지정된 장소가 따로 없다.

요즈음 고속도로 화장실은 청결성이 높을 뿐더러 소변기 앞에 붙어 있는 ‘5cm만 앞으로 다가가 쉬를 하면 세상이 달라진다’라는 개그성 팻말은 환경부나 환경단체의 홍보보다 효과가 높다. 또한 챔피언이란 승자가 아니라, 최선을 다해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 ‘최고의 챔피언’이란 팻말 앞에선 사서오경의 문구보다 더 짜릿한 감동을 받는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장 난타전을 벌이는 곳은 최상위급 구역인 도지사 선거 예비후보경선지역 같다. 모두들 자신들이 도정을 이끌어 나갈 최고의 인물이라는 나팔소리에 귀가 따갑다. 과연 도민들이 바라는 지사는 어떤 인물일까? 잠시 주변의 여론을 취합해 봤다. 도민들은 경상남도를 최고의 부를 누리는 도로 만들어주겠다는 호언장담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부란 본래부터 기득권자들의 것이고 소외계층은 부자가 되고 싶어도 될 기회가 없다. 돈이 없고 정치적 연줄이 없는데 무슨 수로 부자가 된다는 말인가. 큰 프로젝트나 대규모 수출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기업은 정해져 있고 중소기업이나 하청업체들은 갑의 비위를 맞추거나 그들의 횡포를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는 한 목숨 줄을 이어가지 못한다.

얼마 전 용감한 하청업체 몇 사람의 고발로 정부가 칼을 빼 하청업체와 대기업들 간의 부정적 연결고리를 끊었다고 하지만 과연 그 약발이 몇 개월이나 갈지 의문이다. 태산을 뒤져 한 일이라곤 쥐새끼 한 마리 잡은 게 전부라는 태산명동에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이라는 속담처럼 약자는 언제나 굽히는 게 사는 길이라는 것이 생존법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법과 공권력이 할 일은 약한 자, 소외된 자들의 지속적인 힘이 돼주는 일이 우선순위에 속한다.

제왕의 권력이 강하다고 백성이 행복한 시절은 없었다. 도백의 힘이 강하다고 도민들이 행복하지는 않다. 중앙정부와의 연줄을 자랑하고 강성의료노조를 단칼에 제압했다고 우쭐대는 자화자찬은 목민지정과는 멀게 느껴진다. 노조를 제압하고 진주의료원을 폐쇄시켰다고 치자. 그 후에 그 싸움에서 희생된 소외된 환자들과 서부지역도민들의 분노와 아픔은 어떻게 뒤처리 됐나?

도민들은 일류 경상남도보다는 복지와 살림살이가 수평적인 관계로 고르게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집권당의 비위를 맞춰 정책성 지원으로 몇몇 특정인이나 특정기업들만 성장하는 관주도형의 일류 경상남도를 바라는 게 아니다. 콩나물은 비슷하게 자라야지 너무 높낮이가 심하면 상품가치가 없다. 도표나 수치만 일류고 챔피언 도정이면 뭐하나?

무슨 일을 힘으로 밀어붙이는 사람들은 졸개형이나 다름없다. 적어도 국정이나 도정을 운영하는 보스급이라면 자질과 인격을 겸비해야 한다. 민선은 관선 도백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민주주의의 힘이 국민들로부터 나오듯 도지사의 힘도 도민들이 부여한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어떤 문제이건 도민이 반대하는 일에는 심사숙고해 처리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특정인만 타깃으로 삼아 비판을 하고 있다고 칼럼의 형평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분들이 있었다. 필자는 김두관 전 지사가 지사 직을 사직하고 대선후보로 출마할 때도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검려지기(黔驢之技 당나귀 헛발질)라는 극단적인 용어를 쓰며 아예 팔을 걷어붙이고 비난한 적이 있다. 이 기회에 말씀드리지만 난 도민들이 아는 한 진보도 보수도 아닌 정사(正邪)에만 잣대를 대는 중도논객이다. 가끔은 야당이나 진보단체의 삿대질에도 귀를 막고 집권당의 관장과 공직자들을 격려하고 칭찬도 가끔 한다.

도지사가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머슴정신으로 일했을 때 설령 모라토니엄이 온다고 해도 도백에게 돌팔매를 던지는 사람들은 없다고 얘기하는 소리도 듣는다. 고속도로 공동화장실 소변기 앞에 붙은 진정한 챔피언의 정의처럼 일류형이나 권력형보다는 도민을 주인처럼 받드는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목민형의 인물’을 6·4 선거에서 도민들은 도백으로 선택하게 될 것으로 짐작한다.김순  abz3800@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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