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봉 칼럼] 여민동락하는 신문이기를

승인2014.04.04l수정2014.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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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경상남도가 KBS 등 중앙의 미디어매체에 배너광고를 실었는데 단어만 들어도 가슴 따뜻해지는 ‘여민동락(與民同樂)하는 경상남도’라는 문구였다. 여민동락은 맹자의 진심장 양혜왕 편에 나오는 대목이다. 맹자(孟子)께서는 제왕과 백성이 즐겁게 한마음으로 화합이 이뤄질 때 가장 부강하고 풍요로운 국가가 된다고 했다. 민위귀 사직차지 군위경(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이란 본문의 뜻은 백성(民)이 가장 귀하고 사직(社稷:정권)은 그 다음이며 임금이 가장 낮은 자세로 백성을 보살필 때라야 진정한 여민동락이라고 제왕학에 대해서 충고한 부문이다.
참 귀가 따갑도록 많이 들어 본 소리가 아닌가? 선거 때만 되면 정치인들이 단골메뉴로 삼는 문구라서 이골이 날 지경이다. 요즈음은 한국정치는 유통서비스업처럼 변질돼 시가지에는 후보자 명함이 낙엽처럼 밟히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공약을 내세우며 유권자들을 현혹한다. 노블레스만 있고 오블리주는 없다. 일단은 되고 보자는 막가파식이다.

이 비슷한 얘기로 달마대사와 양무제에 얽힌 얘기를 들어보자.
양무제가 “내가 불사를 일으켜 수 많은 스님들에게 보시하고 경전을 편찬하고 사찰을 많이 지었는데 그 공덕이 얼마나 되오?”라고 물었을 때 달마대사는 단 한 마디로 무(無)라고 했다. 불경에서는 모래로 탑을 쌓고 불상을 만드는 시늉만 해도 그 공덕이 한량없다고 적혀 있다. 그런데 왜 대사는 크게 전교를 도운 양무제에게 공덕이 하나도 없다고 했을까? 즉 제왕 스스로가 피땀 흘려 번 재물로 보시와 불사를 한 게 아니라 백성의 고혈을 짜 착취한 재물과 강제노역으로 이뤄낸 혹사는 죄업이 될 뿐 공덕이 될 게 없다고 한 직답을 양무제가 깨닫지 못한 것 뿐이다. 그 비슷한 정치인들과 인간들은 우리 사회에도 지천이다.
맹자께서는 진보적인 학자이자 사상가였다. 선생을 후세가들이 존경하는 것은 단호한 요지가 현실정치와 부합되기 때문이었다. 군주나 대신이나 지방수령방백이 능력이 없다면 그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해야 한다는 혁명적 논리는 민주주의의 뼈대나 다름없는 중요한 언급으로 정치 일선에 나와 목청껏 자화자찬으로 자신의 업적을 뻥튀기고 거짓 미소와 읍소로 당선되기 전까지만 고개 숙이고 다니는 위선자들에는 회초리 같은 경서가 아닐 수 없다.

여야는 물론이고 이 정부와 사법부와 입법부 및 공안기관에는 검증되지 않는 함량미달의 인사들로 메워져 연일 국민들의 냉소가 그칠 날이 없다. 천안함 폭침 행사에는 표를 의식해 모든 정치권이 참여했으나 정작 국적(國賊) 이등박문을 사살하고 순국하신 안중근 의사의 순국기념일은 같은 날인데도 정치권은 독립기념관 쪽으로 발길이나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교학사가 편찬한 교과서에는 3·1운동을 폭력시위라고 언급했는데 일본 관방장관이 발표한 ‘안중근은 테러리스트’라는 항의와 꼭 닮았다. 그런 교과서를 채택하지 않는다고 보수단체들은 길거리 판매까지 나서고 있다. 이게 민족주체성을 내팽개친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그것 뿐인가. 재벌총수에게 5억원의 하루노역으로 벌금을 땜방하도록 판결한 법관이 있는가하면 공안기관은 외국국가문서까지 위조하고 검찰은 장단을 맞춰 기소하고 군이 정치에 개입해 댓글을 조작하고 국방장관이 짜증을 낼 정도로 군도 성폭력의 무풍지대로 전락했다.

4월 5일은 경남연합일보 창간 8주년 기념일이다. 한꺼번에 모든 치산치수를 끝낼 수 없듯 경남연합일보는 그동안 마른 도랑에 물이 흐르게 하고 민둥산에 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차분하게 중도언론으로서의 소명의식을 다해왔고 많은 도민들과 독자와 기초자치단체 및 지역 기업들의 후원으로 이만큼 성장했다. 그 보답으로 이제는 경남연합일보가 진정한 여민동락이 뭔지를 보여줄 시점이 된 것이다.
도민들의 여론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소외받고 고통 받는 도민들이 있다면 그들의 반려가 되 기로 했다. 경남연합일보는 언제나 편집국의 문을 열어 놓겠다. 그리고 창간과 성장의 기쁨 또한 모든 도민들에게 회향한다. 끝으로 전 임직원이 큰 절을 올려 감사 올리오니 지속적인 사랑과 도움주시길 도민들께 거듭 부탁드린다.

/본지주필경남연합일보  abz3800@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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