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수공통 전염병과 생명공학

  • 입력 2014.04.28 00:00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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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65종이나 되는 질병을 사람과 가장 가까운 가축인 개와 나누어 가진다고 한다. 개 뿐 만 아니라 소, 말, 돼지, 닭, 오리 등과도 비슷한 숫자의 질병을 공유할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결핵과 감기도 사람 뿐 아니라 소, 돼지, 닭, 오리 등에서 발병하며 홍역은 오래 전에 소·개로부터 사람에게 전염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동물과 사람과의 사이에 공동으로 존재하는 전염병을 인수공통 전염병이라 부른다. 식중독의 원인균인 살모넬라균은 개, 고양이, 오리 등의 가축이나 가금류 외에도 쥐나 도마뱀 등의 야생동물들에 의해서 옮겨지고 식량을 저장하는 곳간이나 음식을 조리하는 부엌의 쥐나 바퀴벌레에 의해서 여러 가지 소화기 계통의 전염병과 호흡기 질환 등이 전파된다.
이러한 인수공통 전염병의 최초 기록은 아마도 개로부터 전파된 공수병이라 부른 광견병일 것이다.

이처럼 동물과 사람과의 사이에 이루어진 병원균의 교환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났다기 보다는 사람들이 한곳에 정착하여 오랜 세월 동안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면서 식량과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짐승들을 사육하면서 옮겨 받게 된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생활이 점점 발전하면서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질병들이 나타나고 있다. 세기의 재앙이라고 불렸던 에이즈 바이러스를 비롯하여 광우병과 신종풀루 그리고 최근에 우리나라의 많은 농민에게 재앙을 가져다주고 있는 AI 바이러스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의 전파경로를 보면 대부분이 야생동물이나 가축으로부터 전염된다는 점이다. 지금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AI 바이러스는 철새가 원인으로 사람에게 감염이 되지 않는 H5N8 형이라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만약 개나 돼지 등의 가측에게 2차 감염이 가능한 변종이 발생하게 된다면 문제는 상당히 심각 해 진다.

몇몇 과학자들은 만약에 인류가 멸망한다면 몇 년 전 인도네시아와 일본에서 발생한 강력한 지진과 그에 동반되는 쓰나미와 같은 자연재해나 우주에 떠돌아다니는 거대한 유성과 지구의 충돌 혹은 인간들의 우발적인 핵전쟁 등으로 멸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하여 멸종될 확률이 더 높다고 한다.

특히 라틴어로 ‘독’이란 뜻을 가진 바이러스는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거나 물질대사를 위한 어떠한 도구도 없이 오직 숙주세포에 침투해 들어가 숙주의 여러 도구들을 이용하여 무한정 자신을 복제하여 숙주를 죽이는, 아직까지는 치료제가 개발되어 있지 않은 무서운 병원체로 돌연변이를 쉽게 일으키기 때문에 약제나 백신을 개발하기가 매우 어렵다.

지금까지 알려진 예방책이라고는 살아있는 가금류의 대량 살 처분과 바이러스 이동을 철저히 막고 음식을 충분히 익혀 먹으며 손발을 깨끗이 잘 씻는 등의 위생관리가 최선의 예방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많은 난치병들을 극복해 왔던 것처럼 AI 바이러스도 밤새워 연구하는 수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머지않아 정복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 해결방법 중의 한 가지는 수많은 개체수의 가금류에 직접 백신 주사를 일일이 놓을 수는 없으므로 바이러스 항원을 가금류에게 사료로 먹이는 식물에 형질전환 하는 분자농업기술이다. 아직까지는 소비자들에게 그렇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한 유전자 변형 형질전환 식물체(GMO) 개발이 조류독감을 예방하는 식품백신으로 탄생할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농촌진흥청 생물소재공학과 / 구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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