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상 칼럼]이원정부제 프랑스 총선의 지향좌표

  • 입력 2007.06.01 00:00
  • 기자명 권경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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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지난 4월 2일과 5월 6일 1·2차 대선 투표에 이어 6월 10일과 일주일 후인 17일에 총선을 두차례 실시한다. 프랑스의 대선이나 총선의 투표는 우리 같이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득표를 한 후보자가 당선되는 상대다수대표선거제도가 아닌 유효투표 과반수 이상의 득표자를 당선자로 하는 절대다수대표선거제도이기 때문에 2차 투표까지 가게 된다. 민주주의의 실현형태는 과반수의 정치이다. 민주주의에서 과반수의 원칙이 지켜져야 하는 것은 국민주권의 원리와 민주주의의 원리의 합치와 정당한 대표성과 권력의 민주적 정통성 확보 때문이다. 우리의 상대다수대표선거제도는 20%의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도 있다. 심지어는 투표율이 아무리 적어도 당선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일요일마다 실시하는 프랑스의 절대다수대표선거제도라 민주주의의 원칙에 합당한 제도이다. 우리도 투표를 제도에 대한 대안 조치와 일요일 투표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프랑스는 양원제인데 상원의원은 322명으로 각 도(道)에서 선거인단에 의하여 간접선거한다. 임기는 9년으로 3년마다 3분의 1을 개선한다.
이번 총선은 하원인 국민의회의원 선거로 전체 577석을 국민이 직접 선거한다. 투표방법은 대통령 선거처럼 이회제(二回制) 투표방식인데 1차투표에서 유권자 4분의 1 이상을 득표하고 유효투표의 과반수를 획득한 자가 당선된다. 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없을 경우에는 1주일 후에 2차 투표를 실시하는데 이 경우 1차 투표에서 선거인의 12.5% 이상을 득표한 자만이 후보가 될 수 있다. 2차 투표에서는 상대다수득표자가 당선된다.
이원정부제하의 하원의원을 선거하는 총선은 특별한 의의를 가진다. 지금 프랑스 총선의 지향목표는 프랑스 융성의 국운과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원정부제는 정부가 대통령과 수상으로 실질적으로 양분화되어 있는 정부형태이다. 대통령은 외교·안보·국방 등의 국가적 권한을 갖고 있으며 행정에 관한 실질적 권한은 총리가 행사한다. 총선에서 정부여당이 소수당이 되었을 경우 대통령의 권한이 위축되어 내각제로 운영된다. 총리는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하원인 국민의회에서 동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은 임명권에 제한을 받게 되고 야당의 당수를 수상으로 임명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 경우를 동거정부(同居政府)라고 한다.
사르코지(sarkozy)대통령이 총선에 사활을 걸어야 할 이유가 만약 총선에서 사회당이 승리하여 여소야대가 되었을 경우 자신의 대선공약 실천이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작은 정부, 성장위주의 시장경제 우선, 친미외교, EU재건 등 출발부터 장애에 부닥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때문이다.
여소야대의 동거정부를 경험할 프랑스 국민들은 모처럼 맞은 프랑스병의 치유를 위해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집권초기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집권 여당인 대중운동연합(UMP)에 적극적인 지원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대통령에게 호의적인 여론과 함께 작은 정부의 공약 실현으로 장관자리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도 나왔다. 작은 정부가 세계적 추세인데 우리정부는 역행하고 있으니 딱하기만 하다. 현정부 정·차관자리 137명은 전 정부에 비해 30%정도 늘어났다. 이 정부 5만명 공무원 확대에다 올해 1만2000명 늘리고 5년간 5만명 더 늘리겠다고 한다. 작은 정부를 통해 경제활력을 추구하겠다는 프랑스 대통령의 집념 같은 것을 현 정부에서 기대할 수 없으니 우리의 유력 대권 주자들이라도 공약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 같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여론의 후광과 작은 정부에 대한 의지 뿐만 아니라 첫 조각인 인선에도 성공한 것 같다. 첫 조각은 선거의 기여도 등 불공정 인사가 예상되었는데도 그는 무난한 인사를 하여 호평을 받고 있다. 새 총리 후보로 사르코지 진영의 중도부 인물로 좌파의 거부감이 가장 적은 프랑수아 피옹 전 교육부 장관을 발탁하여 내각에 대한 만족도도 60% 상회하고 있다. 우리 정부 임기말까지 낙하산, 보은, 회전문 등 불공정 잡음 인사에 찌든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다.
대선 때의 식지 않는 사르코지의 지지와 작은 정부, 신뢰의 조각등의 공약 실천이 아울러져 이번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과반수 의석을 넘어 압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총선에서 사회당이 승리할 경우 동거정부가 가능하겠지만 전망은 흐리다. UMP의 약진은 사회당의 부진에서도 찾는다.
구심점없이 선거전을 치르기 때문이다.
강한 프랑스로 도약하기 위해 사르코지에게 힘을 실어 주는 여대야소가 총선의 지향좌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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