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생명공학기술로 사막에 꽃이 만연할 때까지

  • 입력 2014.06.12 00:00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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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꽃내음과 아름다운 자태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던 꽃이 지면서 봄이 가버렸다. 올해는 추위에 얼었던 몸을 서서히 움직이면서 조금씩 봄을 느낄 기회도 없이 일시에 피어버린 꽃이 후다닥 지면서 봄도 같이 져버렸다. 꽃이 지고 난 뒤의 쨍쨍한 햇살은 더 이상 봄 햇살 같지 않고 여름의 느낌이 드는 것은 나뿐일까. 평소에 지구온난화네 이상기후네 해도 올해 봄만큼 그 단어들이 마음에 와 닿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최근 신문에 식량이나 기후변화에 관한 기사들이 심심찮게 게재되는데 지난해에 열린 중국 중앙경제업무회의에서 2014년 거시경제계획의 6대 임무에서 식량안보를 첫 번째로 꼽았다고 한다.
일본(31%)과 우리나라(22.6%)의 식량자급률에 비하면 중국은 현재 87%수준의 자급률인데 왜 이런 것이 문제가 되었을까. 바로 현재의 중국이 직면한 문제들 때문이다. 올해 초 우리나라에도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이 힘든 날이 있었다.

미세먼지가 심해 서울시내에서 1시간 동안 들이마신 오염물질의 양은 담배 1개비 연기를 1시간 40분 동안, 디젤차량 매연은 4시간 19분 동안 계속 들이마신 것과 같았다. 미세먼지와 간접흡연 그리고 디젤차량 매연은 모두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1급 발암물질들이다.
초미세먼지에 노출되면 가래나 기침 등에 의해 폐 깊숙이 들어가 핏속에 산소를 공급해주는 경로를 타고 폐는 물론 심장과 뇌까지 위협 받는다. 세계보건기구는 2012년, 대기오염에 의해 세계적으로 700만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중국에서는 스모그가 식물의 광합성을 방해할 정도로 발생했다. 베이징 창핑구의 경우 평균 20일이면 육묘가능한 토마토와 고추가 싹이 나는 데만 두 달이 걸렸다고 한다. 공해로 인한 토지오염도 심각해서 주위 인근 토지는 농작물 경작이 불가능한 곳으로 변했고 공업폐수로 인해 농업용수도 부족한 실정이다.

또 다른 문제는 소득의 증가로 인한 육류소비증가다. 1인당 육류소비가 증가 되면서 가축사육을 위한 옥수수, 밀, 콩 등의 식량작물이 대거 소비되면서 곡물수입이 늘고 이로 인한 국제 곡물가격상승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온난화로 인한 작물재배지가 북상하면서 강원도에 인삼이나 사과가 재배되고 사과의 경우 민통선까지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예측 불가한 자연 앞에서 앞으로의 농업은 어떻게 가야할지 정말 막막한 실정이다.

현재 농업관련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환경에 잘 적응 할 수 있는 재배법도 개발하고 작물을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때 기존의 육종이나 재배법의 한계를 보충할 수 있는 대안으로 생명공학기술을 응용한 시도는 어떨지.

생명공학기술을 농업과 접목하고자 하는 많은 연구자들이 육종으로 쉽게 극복되지 않는 장벽을 건너뛰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소기의 성과들도 얻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서 앞으로의 생명공학이 좀 더 목표를 분명히 해서 광이 부족한 상태에서도 정상적으로 자라고 공업용수의 중금속을 흡수하는 등의 구체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간다면 다가오는 어려움도 극복해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얼마 전 황사의 진원지인 네이멍구 쿠부치 사막에 한국 미래 숲 녹색봉사단이 포플러와 사막버들을 심었다고 한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만든 생명공학 기술 연구 결과로 꽃이 사막에 화려하게 필 수 있는 날을 꿈꿔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농촌진흥청 분자육종과 / 서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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