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전사고 예방은 실천에서 시작

  • 입력 2014.06.24 00:00
  • 기자명 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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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6일 인천과 제주를 오가던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한민국이 슬픔에 빠졌고, 희생자를 위한 수 많은 애도행렬이 전국에 줄을 이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대형사고로 우리나라는 ‘인재에 의한 사고 발생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사회간접자본시설의 현대화에 따라 사고 발생률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졌지만 고층·대형화 되어가는 건축 환경 속에서 사고 규모는 과거와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재난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특히 자연재난은 인간의 한계를 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100년 빈도의 통계를 기본으로 지어지는 건축물이 많다. 이웃나라 일본은 워낙 자연재난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들만의 빅 데이터(Big Data)를 활용하여 우리나라보다 더욱 견고하게 지어진다. 그러한 연유에 일본의 경우 재난이 발생하면 인재라는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물론 일본이 선진국이기 때문에 재난관리 시스템 자체가 우리나라보다 나은 이유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큰 요인은 국민의식 자체에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어도 그 시스템을 운용하는 사람 자체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사고를 살펴보자. 1명의 방화범이 192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 반면 얼마 전 서울지하철 3호선 도곡역의 사례를 보자. 1명의 방화범이 있었지만 훈련된 1명의 역무원과 시민들의 침착한 대처가 수 많은 생명을 구했다.
이 두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아무리 잘 갖추어진 시스템도 결국은 그 시스템을 운용하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전보다 소방서가 많이 생기고 각종 장비도 좋아졌지만 사고현장에 도착하기까지는 기본적인 시간이 소요된다. 그렇기 때문에 소방서와 원거리에 위치하거나 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의 경우 관계자의 초동조치가 특히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제도적으로는 자위소방대를 조직하고 소방훈련을 실시하도록 되어 있지만 관계자들의 화재 안전의식 결여와 관심 부족으로 실제 화재 발생 시 초동대처가 미흡한 경우가 많다.
관계자에 의한 초동조치가 피해규모를 결정짓는다는 말은 비단 화재의 경우만이 아니다. 국민을 슬픔에 빠뜨린 세월호 사고도 그렇고 심 정지 환자의 경우도 일반인에 의한 신속한 응급처치가 소생률을 높여준다.

시스템은 소프트웨어를 더 잘 운용하기 위한 장치일 뿐 그 자체가 주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경제 선진국에 걸맞은 국민의식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거창소방서 한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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