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율기육조(律己六條)

  • 입력 2014.07.14 00:00
  • 기자명 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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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는 ‘율기육조(律己六條)’라 해 벼슬아치가 지니거나 버려야 할 여섯 가지 몸가짐을 제시한다. 다산은 책에서 목민관은 올바른 몸(飭躬·칙궁)과 청렴한 마음(淸心·청심)을 가져야 하고, 집무할 때 사사로운 손님을 가려야 한다(屛客·병객)는 등의 가르침을 적었다.

집무실에 출입하는 이를 잘 선별해야 하고, 밤중에 받은 뇌물은 아침이면 금방 탄로나게 마련이어서 아니함만 못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치스러운 치장은 백성이 싫어하고 귀신도 시기하니, 자신의 복을터는 격이라고 일렀다.

특히 선비문화에서는 스스로의 언행을 자신은 물론 가문의 명예를 지키는 근본으로 삼아 왔다.
지난 6·4지방선거때 현 사천시의원 당선자들은 선거구 주민들에게 심부름 꾼이 되겠다며 후보 때 거리곳곳을 누비며, 오가는 사람들을 향해 수 없이 머리를 조아리며, 읍소(泣訴)로 악수세례를 퍼붓는 등 일등 선량(選良·elite)을 공언했는데 이제부터는 찬찬히 되돌아 보아야 한다.
일부 사천시의원들은 당선증을 받는 순간부터 유권자들과의 약속은 안중에 없고 군림하려는 행태를 보이며, 의무와 책임보다는 권한 행사에만 눈독을 들이다 결국 감투를 나눠 가졌지만, 이를 시민들이 잘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물론 ‘초선의원’이라고 해서 감투를 못가지라는 법은 없다. 지난 민선 6대때 모 사천시의원(초선)은 어부지리(漁夫之利) 감투를 꿰차고 임기내 거수기(擧手機)노릇만 한 것을 시민들은 잘 알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쓴소리를 좋아할 사람은 드물다. 독하고 모진 쓴소리라면 더 그럴 것이다. 옛날 임금 앞에서 간언(諫言)을 하려면 죽음을 각오해야 했다. 중국의 당 태종 이세민의 정관지치(貞觀之治·태평치세를 이르는 말)가 지금도 회자(膾炙)되고 있다. 옛날부터 군자(君子)는 말을 아끼고, 조심하며, 스스로의 인격에 누가되질 않도록 자기관리를 업격히 해 왔다.

선출직은 公·私를 불문하고, 늘 청렴해야 하며, 시민들로부터 신뢰 받는 선량이 되도록 주위에서 관심을 갖고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는 멘토 역활이 필요할 때다. 검소한 생활로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 있는 의사표현을 하고, 어려운 주민들을 먼저 배려하는 것은 물론, 친절도 늘 베풀 줄 알아야 한다.

이러한 문화가 조성된다면 사천시는 탄탄한 지역경제, 매력있는 해양관광, 꿈을 여는 명품교육 등 ‘매력 있는 지자체’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이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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