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적자지심(赤子之心)

  • 입력 2014.09.02 00:00
  • 기자명 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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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이루장구하(離婁章句下)에는 ‘대인이란 그의 어린 아이 때의 마음을 잃지 않은 사람이다(大人者, 不失其赤子之心者也)’라는 대목이 있다.

적(赤)에는 ‘붉은 색’이라는 뜻 이외에도 ‘아무 것도 없는 상태, 옷을 걸치지 않고 몸을 드러냄’이라는 의미가 있다.

적빈(赤貧)란 ‘극빈(極貧)’을, 적수(赤手)란 ‘맨손’을, 적지(赤地)는 ‘불모지’를 뜻한다. 순자(荀子)는 참되고 정성스런 일편단심(一片丹心)을 적심(赤心) 이라고도 했다.

적자(赤子)란 ‘갓 태어난 아이의 몸 색깔이 붉은 색’이라는 점에서 ‘갓난 아이’를 가리키는데, 서경(書經)에서는 적자(赤子)를 백성이라는 의미로도 사용하고 있다.

맹자는 ‘순진무구한 어린 아이의 마음’을 가진 이를 대인(大人)이라 생각했던 것이니, 적자지심(赤子之心.a child’s heart)이란 ‘어린 아이의 마음, 즉 어린 아이 때 그대로의 순진한 마음’을 뜻한다. 이는 곧 ‘사람의 마음이 선량하고 순결함’을 비유한 말이기도 하다.

어떤 일을 도모 할 때에는 그 일이 정의로운지, 어떠한 경우에도 형평성을 잃지 않는지, 무엇보다도 그 일을 행하는 내게 부끄럽지 않은지를 잘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힘을 가지거나 권력을 행사 할 위치에 있을 때는 더욱 그러 할 것이다.

흔히들 정치인들은 선거 때에는 낮은 자세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서는 ‘주민을 위한 일꾼’ 처럼 포장을 하지만 당선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태도를 바꾸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중앙정치를 하는 사람은 물론이겠거니와, 지방 정치를 하는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소위 힘이 없다는 주민들은 그런 정치인들을 보면서 한탄만 하면서 뒤에서 뒷 담화만이 그들의 소임인양 열심히 삼삼오오로 모여 신랄하게 얘기들만 하고 있다.

힘없는 주민들은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정치인들이 당선 될 때는 힘없는 주민들의 한표로 당선이 된다.

그 주권이 하나일 때는 힘이 없을지 모르겠으나 모으면 큰 힘을 발휘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당선도 주민들의 한 표로 이루어졌다면, 힘을 모아서 소환도 주민들의 한 표로 이루어 내면 된다.

지난 지방선거 후 이제 세달이 돼간다. 벌써 그때 당선된 대다수의 정치인들에게는 주민들은 없다. 오로지 개인의 영달과 상호간 이전투구만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상호간의 상생을 위한 협력보다는 세 싸움만 난무하고 알량한 권력을 이용해 이해관계가 얽힌 압력만을 행사 하고 있을 뿐이다.

정치를 하고자 하는 이들은 겸허하고 겸손하게 섬기는 마음이 앞서야 한다. 주민들 위에 군림하려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실상은 군림하고 무시하고 있다. 이럴 때 주민들은 가지고 있는 작은 힘을 모아서 그러질 못하게 힘을 보여줘야 한다.

산청군은 경남도에서 실시하는 감사중이다. 하지만 기자는 이번에 실시하는 감사 보다는이달에 실시 예정인 산청군의회의 ‘행정 사무 감사’가 관심이 가고 더 기대가 된다.

얼마나 바르고 공정하게 감사를 실시할지, 그리고 개인의 영달보다는 주민들에게 돌아갈 혜택들의 미흡한 부분들을 얼마나 잘 준비해서 잘못된 부분을 어떻게 신선한 대안으로 제시할지 기대가 된다는 말이다.

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산청군의 권력은 주민들에게 있는 것이지 정치인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적자지심(赤子之心)이라 했다. 정말 어린아이들과 같은 순진무구함으로 형평성을 가지고 펼치는 의정활동의 기대는 주민들의 부질없는 욕심일까?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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