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가을 오늘의 선물을 받고 싶다면

  • 입력 2014.10.02 00:00
  • 기자명 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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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덥던 여름도 삼라만상의 법칙에 따라 어느덧 자취를 감추고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다.

해마다 10월 이맘때가 되면 시골 농촌에서는 풍성한 농작물이 지천에 널려있고 이를 수확하는 농부들의 분주한 손놀림이 어우러져 가을을 더욱 짙게 물들이고 있다.

그뿐이랴, 마을마다 지역마다 공동체 단위의 크고 작은 가을 축제 행사로 관광객에게 가슴 벅차고 감동의 물결이 넘실대는 오늘을 선물하고 있다.

이렇게 좋은 계절, 내 마음속에 영원한 추억으로 담아두고 싶다면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농부들은 농작물을 거둬들이기 위해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경운기 등 농기계를 운전하다가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관광객은 도시 일상의 탈출, 해방감으로 한적한 시골길을 무한 속도로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찰나에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만들어 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축제장은 또 어떠한가. 안전은 뒷전인 주최측과 취객의 볼썽사나운 짓거리하며, 행락객의 나만을 위한 이기적 무질서, 일부 상인들의 불량식품 판매 등 자기 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얄팍한 상술, 이 모두가 적폐(積弊)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다 내 탓이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한순간만이라도 내 가족의 얼굴, 나를 가장 아껴주는 누군가의 듣기 싫던 말 한마디를 떠올려봤다면 현재의 불행, 자신의 시간을 뺏어가는 무질서, 만수무강을 거덜나게 만드는 가짜 먹거리를 내어 놓겠는가.

그리스 신화를 수록한 고대 로마의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제10권에 나오는 왕에서 유래된‘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가 있다.

내용은 이렇다. 피그말리온 왕은 자신이 조각한 여신상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고 이를 지켜본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그의 소원을 들어주어 조각상을 인간으로 만들어 주었다는 이야기다.
즉 피그말리온 효과란 무언가에 대한 사람의 믿음, 기대, 예측이 실제적으로 일어나는 경향을 뜻하며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우리 옛말도 같은 효과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 무질서, 생명을 담보로 장난치는 먹거리 등 수많은 적폐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다. 피그말리온 효과처럼 우리 모두가 소망한다면 얼마든지 이뤄질수 있을 것이다.

반드시 그러해야 한다. 그래야만 짙어가는 이 가을, 우리의 가슴속에 행복의 선물을 가득 채울 수 있으니 말이다.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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