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봉 칼럼]문형배 부장판사가 그립다

승인2014.10.14l수정2014.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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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진해구 출신 시의원 김성일 의원이 창원시장에게 던진 달걀 두 개 때문에 구속적부심이 기각돼 고령과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변론에도 불구하고 구속 중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필자는 최진갑 전 부산고등법원장이 창원지방법원장으로 재직할 때 ‘열린 창원지방법원’의 기초를 다진 홈페이지관리위원으로 수석부장판사를 비롯한 네 명의 판사와 법원고위직 공무원들과 외부인사 몇 분과 함께 몇 년을 함께 일한 적이 있었다.

필자가 30여년 가까이 칼럼을 쓰면서 중앙이나 지역 정치권과 위로는 대통령부터 각료들과 국회의원, 아래로는 도지사와 지역 공직자와 정치인들, 사정기관치고 내 혹독하고 날카로운 필검(筆劍)에 다친 분들이 수도 없이 많았지만 단 한 번을 제외하곤 고발이나 고소를 당해본 적이 없다.

또한 창원지방법원이 열린 법원으로 환골탈태할 때 필자는 법원장이 배석한 위원회가 개최된 첫 날부터 “법관들이 국민의 편이냐? 양심의 기준을 가지고 양형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느냐? 법관에서 물러나 변호사를 개업할 때의 이해득실을 따져 재판을 하는가?에 대해 국민들은 대다수 불신의 눈으로 사법부를 보고 있다.

더군다나 법관들의 들쭉날쭉한 판결, 전관선배변호사들에 대한 현직 법관들의 충성도(?), 생계형범죄에는 관용보다 단죄를 들이대고 국민의 호주머니를 터는 정치사범들과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범죄에는 엄벌보다 관용을 베푸는 판결이 국민들이 사법부를 불신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라는 쓴 소리를 퍼부었다.

지금 생각하니 내가 좀 심하게 비판을 한 것 같은데도 당시 위원회는 나를 계속 연임시켰지만 개인 사정으로 위원직을 고사하고 나왔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당시 창원지방법원에는 괴물 판사(?)가 한 분 있었는데 현재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재직 중인 ‘문형배 판사’였다.

지금은 50대지만 당시 문 판사의 연배를 30대 후반으로 기억하는데 그 양반의 판결은 중형이건 관용이건 재판과정이 항상 인구에 회자돼 훈훈한 여론의 공감대를 불러 일으켰고 창원지방법원에 대한 국민과 도민의 신뢰도는 상승했다.

문형배 판사는 재판 중 피의자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구입해 전해주며 법이 본래 지향하는 처벌위주의 판결보다 교화중심의 판결로도 명성이 자자한 분이었다.

특히 생활범죄에 대한 문 판사의 너그러운 양형은 많은 소외계층과 청소년 피의자들을 개과천선시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문 판사는 항상 법정에 들어가 판결을 하는 날이면 거울을 보고 또 보고 들어갔고 동료 판사들에게 재판 중에 자신의 언성이 높아지거나 화를 내면 소매를 잡아당겨 주의를 환기시켜줄 것을 부탁했다고 한다.

문 판사가 운영하는 블로그 ‘착한 사람들을 위한 법 이야기’에는 춘궁기에 배고픈 이들을 저절로 배부르게 하는 봄날 밀밭처럼 구수한 향기가 넘친다. 문 판사는 법은 지식이 아니라 양심이며 법을 모르고 법망에 걸려 고통을 받는 사람들에게 법이란 무언인가, 라는 메시지를 먼저 남겨야 하는 게 법관이 지닌 가장 큰 소임이라고 얘기한다.

10년이 넘도록 대면하지 못했던 인연이고 내 전화도 바뀌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얼마 전 내 아이패드 카톡에 문 부장판사가 나와 친구 맺기를 희망한다며 자신의 이름과 사진을 올려놓아 깜짝 놀랐다.

고법 부장판사는 차관급이다. 이런 법관들 때문에 그나마 사법부의 뿌리가 썩지 않고 살아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현직검사가 검찰청사내에서 피의자와 성관계를 맺고, 현직 검사장이 거리에서 자위행위를 하고, 벤츠를 선물 받은 여검사가 무죄 방면되고, 현직 판사가 층간소음의 감정 때문에 위층 승용차에 펑크를 내고, 공안기관원들이 보호되어야 할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사이버상에서 마음대로 들여다보는 현실이고 보니 이 사회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지닌 검찰과 사법부의 감춰지고 묻혀버린 비리를 모두 파헤친다면 태산을 이루고도 남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구태여 ‘변호사’란 영화를 보지 않아도 말이다.

만일 이번 검찰요직과 공당 대표를 역임한 안상수 창원시장에게 달걀 두 개를 던진 김성일 시의원 사건을 문 판사가 맡았다면 어떤 판결이 나왔을까(?) 라는 생각에 도래질이 절로 나오며 더욱 문형배 판사가 그리워진다.

/본지 주필김순  abz3800@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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