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화구화(以火救火)

  • 입력 2014.11.03 00:00
  • 기자명 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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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 인간세(人間世)에는 공자(孔子)와 그의 제자인 안회(顔回)의 대화가 실려 있다. 안회는 위(衛)나라로 떠나기에 앞서 스승에게 작별을 고했다.

그는 스승께 “위나라 국왕은 제멋대로 독재를 한다고 합니다. 국권을 남용하고, 백성들 가운데는 죽은 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전에 선생님으로부터 잘 다스려지는 나라에서는 떠나고, 어지러운 나라로 가라. 의사(義士) 집에 환자가 많이 모이기 마련이다. 라는 말씀을 들었는데, 저는 이에 따르려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공자는 “위나라 왕이 어진 이를 반기고 어리석은 자를 싫어한다면, 어찌 너를 써서 다른 일을 하겠느냐? 그는 왕의 권세로 너를 누르며 능숙한 말솜씨로 이기려고 덤벼들 것이니, 이는 불을 끄려고 불을 더하고 물을 막으려고 물을 붓는 일과 같다(是以火救火, 以水救水)”라고 했다.

지금 산청우정학사의 운영개선안을 두고 지역에서는 ‘갑론을박’중이다.

우정학사의 본래 설립취지는‘교육환경의 개선으로 지역의 우수한 자원의 관외 유출을 막고, 우수한 자원들의 집중관리로 산청교육의 명품화’로 거듭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7여년이 지난 지금,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일부 강사들의 방종과 일부 학부모들의 월권으로 우정학사는 학생들을 볼모로 한 체, 어수선하기만 하다.

몇 해 전부터 우정학사의 운영부분에서 지역에서는 말들이 나왔다. 강사들의 자질문제, 우정학사생들의 학교생활 문제, 비(非) 우정학사 학부모들의 확인되지 않은 학사의 문제점 제기 등 여러 가지 이야기들로 시끄러웠다.

그래서 지난 행정사무감사를 통해서도 의회는 우정학사의 체질개선을 요구했고, 집행부에서는 ‘교육 산청’의 일환으로 우정학사의 전반적인 부분에 체질개선을 위해 칼을 들었다.

이번 행정의 우정학사 개편안의 중심에는 ‘학생’들이 있었다. 하지만 개편안에 저항하는 세력들의 중심에는 학생들은 없고 ‘이해관계’만이 존재 한다는 느낌만 줄 뿐이다.

우선 문제에 대한 대응하는 방법들이 잘 못 됐다. 납득하지 못할 부분이 있다면 직접 얘기해서 해결책을 찾아야한다.

의회를 통한 로비나 아이들을 전면에 내세워서 ‘앵벌이’하듯 자기 보신(保身)을 위해서 여론을 조장하듯 내 몰아선 안 된다.

아직 사리 판단이 명확하지 않은 우리 아이들은 자세한 내막도 모른 체, 그저 단순한 논리에 보신주의자들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안타까움을 금치 못 하겠다.

다음세대들은 기성세대의 희망으로 존중 받고 귀하게 여김을 받아야 한다. 기성세대들의 이해관계에 얽혀 이리도 허망하게 이용돼서는 안 된다. 또한 학부모도 마찬가지다. 학사와 관련돼 진행되는 모든 사항들은 명확하게 알고 나서 행동해야한다.

‘내 아이만’이라는 생각보다는 ‘우리들의 아이’를 위해서 깊이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이것은 우정학생들의 부모뿐만 아니라 비(非)우정학생들의 학부모도 마찬가지다.

그동안의 우정학사 체제에 문제점이 나타난다면 보다 생산적인 방법으로 개선하면 된다. 상호간의 이해관계만 쫓으면 안 된다. 행정도 실적에만 얽매이면 안 된다.

보다 실질적인 방법을 찾아 아이들이 중심인 프로그램을 찾아야 한다. 지난달 31일 이를 위해 행정 간담회를 가졌다. 하지만 의원들은 명확한 대안제시도 하지 않은 채, 군정에 지친 심신을 달래려고 머나먼 호주로 떠났다.

이화구화(以火救火)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화구화란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방법을 생각하지 않아 오히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지금 산청에는 아이들은 없고 이해관계만이 얽힌 어수선함으로 지역 학부모들이 술렁이고 있다. 그래선 안 된다. 진정한 ‘교육 산청’을 위해서는 그 중심에는 기성세대들의 ‘욕심’이 아닌 다음세대들의 ‘희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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