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박수도 제때 쳐야 박수다

  • 입력 2006.04.24 00:00
  • 기자명 김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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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디의 작품 ‘사계’를 세상에서 가장 잘 연주한다는 이무지치의 공연에 다녀왔다. 나이도 지긋한 그들의 농익은 연주와 무대 장악력은 과연 이 때문에 세계 최고의 칭호를 가질 수 있었던 이유를 알게 했다.

특히 막이 내린 후 청중들의 끊임없는 기립박수에 보답해 정해진 연주 시간보다 30분이나 더 감사무대를 가진 무대 매너는 절로 경외감이 들게 만든다. 시설과 진행, 음악은 도저히 한군데 나무랄 데 없이 만족스러웠다. 창원에서 이 최고의 연주자들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고 언제 다시 한 번 그들을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관객문화는 세계 수준에 한참 미달이다. 클래식 거장들을 맞기에는 아직도 미숙하다. 아무래도 지방이라 클래식 음악에 덜 익숙하다는 맹점이 존재할진 몰라도, 적어도 자신이 값비싼 입장료를 들여 세계 수준의 연주를 청하러 온 것이 아닌가?

최소한 자신이 듣고 있는 곡이 언제 끝을 맺는가는 미리 알고 그 맺음을 박수로 준비하는 것이 관중들의 매너라고 생각한다. 멋진 연주를 선사한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마무리 되지 않은 곡의 중간 부분에 연주가 끝난 줄로만 알고 연신 맥을 끊는 박수를 쳐대는 관객들에게 거장들은 얼굴에 허탈한 웃음을 보이고 말았다. 특히 그들의 대표곡인 ‘사계’ 부분에서 청중들의 실수는 잦아졌다. 이제껏 자신들의 상식 안에서 듣던 ‘사계’와 이무지치의 손길을 거친 ‘사계’가 달라서일까?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구분 없이 터지는 박수에 다시 낯이 뜨거워졌지만, 그래서인지 화사하게 웃음으로 답례하는 음악가들에게 더욱 우뢰와 같은 환호가 쏟아졌다.
점점 문화의 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창원에 더욱 많은 세계적 음악가와 예술인들이 찾아올 것이다. 이와함께 우리들의 문화적 소양도 함께 올라가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소민기자 tepoong@jo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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