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새 지평 열었다’

장중 2000돌파…고질병 저평가 문제 해소

  • 입력 2007.07.25 00:00
  • 기자명 장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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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24일 장중 한 때 대망의 2000선을 돌파하며 한국 증시의 새장을 열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2001.52로 2000선을 돌파한 후 3분여간 상승세를 지속하며 2005.0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차익매물에 밀려 1977.45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낙폭을 만회해 전날 대비 0.79(0.04%) 하락한 1992.26으로 마감됐다.

코스피지수 2000선 돌파는 증시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상징적인 의미와 함께 한국증시의 고질병이었던 저평가 문제가 해소됐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한국 증시는 1000대에는 5번의 시도 끝에 힘겹게 안착했으나 2000선은 단숨에 넘어버리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데 대한 기대감도 크다.

1000에서 2000까지는 지수가 100% 올라야 가능했지만 3000선 돌파까지는 50%만 오르면 되기 때문에 앞으로 ‘1000 단위’의 마디지수는 지금처럼 큰 의미를 부여받기 힘들게 됐다.

한국 증시는 또 지정학적인 불안과 불투명한 기업회계 등으로 인해 여타 신흥시장들에 비해 저평가됐으나 이번 2000 돌파로 저평가 문제가 해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12개월 기업이익 기준 주가이익비율(PER)은 한국이 13.4배로 신흥시장 평균인 13.6배와 비슷해져 한국시장이 싸다는 얘기를 더 이상 하기 어렵게 됐다.

코스피지수 2000돌파는 산업포트폴리오의 균형 회복, 가계 자산배분의 정상화, 선진증시로의 조기 편입 기대 등의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종전까지 국내 산업은 정보기술(IT) 중심이었으나 최근 조선, 기계, 건설, 철강 등이 부각되며 신경제와 구경제가 균형을 이루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가계는 운용자금을 은행예금이나 부동산 중심에서 주식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 확연해지고 있다.

국내 증시가 2000선 돌파로 전체 시가총액이 1000조원을 넘어섬에 따라 규모 면에서 선진증시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는 점도 눈 여겨볼 대목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2000선 돌파로 한국증시가 더 이상 가격매력은 없어졌지만 증시의 위상이 제고되고 결국에는 선진증시 편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1000선도 힘겹게 넘었던 한국 증시가 단숨에 2000선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상징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코스피지수 2000선은 단기적으로 휴식을 위한 중간 종착점의 역할을 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재상승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시의 수급상황이 좋아 가격조정보다는 기간조정을 거치면서 상승 에너지를 재충전한 후 다시 상승엔진을 가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1900선 초반에서 매매공방은 벌어질 수 있지만 생각치 못했던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1900선이 깨지는 상황을 예상하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증시의 강한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는 유동성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규제로 인해 갈곳을 잃은 자금으로 드러난 만큼 최소한 대통령 선거 때까지는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홍춘욱 팀장은 “키움증권의 경우 매달 1억원 이상을 보유한 신규계좌가 400~500개씩 새로 생기고 있는 점으로 미뤄 부동산시장을 이탈한 뭉칫돈이 빠르게 증시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동산 규제가 계속되는 한 증시의 유동성 장세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석 연구원은 “단기조정 가능성이 크지만 가격보다는 기간 조정형태를 띨 전망이어서 1900선은 큰 악재가 터지지 않는 한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기간조정의 폭과 기간은 장담하기는 힘들지만 해외 변수들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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