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자본시장 통합 준비 박차

인수합병 등 ‘몸 집 키우기 나서’

  • 입력 2007.07.09 00:00
  • 기자명 장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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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통합법 제정으로 국내 자본시장의 ‘빅뱅’이 예고되는 가운데 새로운 금융환경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증권사들 간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마다 자기자본 확충과 인수합병(M&A) 계획을 내놓으며 앞다퉈 ‘몸 집 키우기’에 나서는 한편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해외시장 개척 등 저마다의 강점을 살린 특화 전략들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또 자본시장 내 겸업 허용,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포괄주의의 도입, 증권사의 지급결제업무 허용 등 각종 제도변화로 업무 영역이 비약적으로 확대되고 새로운 시장이 열리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우수한 전문인력의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등장했다.

자통법은 관련 법안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1년6개월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09년 초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그때까지 글로벌 IB와 경쟁할 수 있는 ‘금융투자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변화와 개혁의 수순을 하나 하나 밟아나갈 계획이다.

◇‘몸집 키우기’ 급선무
자통법 도입 후 5~6개의 대형 금융투자회사와 특화된 다수의 중소 전문증권사로 증권업계의 판도가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대비, 주요 증권사들은 자기자본 확충과 M&A를 통해 몸집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메릴린치나 골드만삭스 등 자기자본이 20조~3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IB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도 1조~2조원에 불과한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을 늘리는 것이 급선무라는 게 공통된 인식이다.

대우증권은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IB 부문과의 통합이 현실화되면서 증권사들 간 ‘몸 만들기’ 경쟁에서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0년까지 자기자본 5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운 대우증권은 산업은행의 높은 신용도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최대 증권사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IB로 입지를 굳혀가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증권도 IB 부문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대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국내외 증권사와의 전략적 제휴나 M&A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한편 자기자본 확충을 위한 자본조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대신증권은 글로벌 IB로의 도약을 목표로 앞으로 5년 내 자기자본을 현재 2배 이상인 4조원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동양종금증권은 5년내 자기자본을 2조원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우리투자증권, NH투자증권, 서울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들이 최근 M&A 추진을 통한 외형 확대 전략을 공식화한 상태다.

◇특화·전문화 전략 구체화
나름의 강점을 살린 특화 전략에 비중을 두는 증권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화증권은 전통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채권부문을 집중 육성, 채권 명가로서의 지위을 공고히 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채권 리서치 능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채권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자통법 시대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동남아시아 농업국가인 라오스 정부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IB와 WM 등 기존 금융 분야는 물론 바이오디젤 사업 진출을 통한 자기자본투자(PI) 등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았다는 게 자체 평가다.

또 미국, 중국에 이어 일본으로 확대된 해외주식 직접매매 서비스을 통해 고객 기반을 넓혀간다는 구상이다.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는 브릿지증권이 일찌감치 베트남시장 개척을 통해 특화·전문화의 길을 가고 있다.

브릿지증권은 모그룹인 골든브릿지과 함께 지난해 하노이에 현지법인 설립에 이어 올 상반기에는 호치민에 사무소를 열었으며 최근 현지 상장 증권사인 하이퐁증권의 경영에 직접 참가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우수인력 확보에 사활
자통법이 제정되면 증권업, 자산운용업, 선물업 간의 장벽이 없어지는 한편 금융상품 포괄주의에 따라 명시되지 않은 신상품을 자유롭게 개발·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증권사들 간의 ‘아이디어’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마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신상품 개발을 주도하고 새로운 업무영역을 담당할 우수한 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증권은 사장부터 우수 인재 확보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은 해외 MBA(경영학석사)와 선진 금융회사의 우수 인력 채용을 위해 올 하반기 직접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특히 IB 부문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2010년까지 관련 인력을 100명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외 MBA 과정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해외 유수 MBA 출신들을 선발·육성함으로써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동양종금증권은 2005년 말부터 인사팀에서 인재개발팀을 분리해 자체적인 인력 육성에 역량을 쏟고 있으며 올 초까지 임직원 수를 2000명으로 늘린 데 이어 현재 100명 이상의 신입사원을 선발 중이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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