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지수 ’ 2000 넘본다

1909.75 장 마감…실적·유동성 ‘쌍끌이’

  • 입력 2007.07.13 00:00
  • 기자명 문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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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면서 12일 코스피지수가 마침내 종가기준 19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9.79포인트나 오른 1909.75로 장을 마감해 지난달 18일 증시가 1,800선을 돌파한 후 18거래일 만에 1900선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지수인 1434.46에 비하면 7개월도 못 돼 500포인트 가까이 오르며 올들어 무려 33.1%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증시전문가들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와 그로 인한 금리인상 가능성에도 증시가 이처럼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게 한 1등 공신으로 기업실적과 유동성을 좌우에 둔 ‘쌍끌이 동력’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상반기 증시를 이끌어온 조선, 기계 등의 ‘굴뚝주’와 함께 하반기에는 정보기술(IT)주도 본격적인 실적 회복과 주가 상승이 기대되고 있어 꿈의 지수라고 할 수 있는 ‘지수 2000’ 시대도 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기업실적과 유동성 ‘쌍끌이’
최근 국내 증시의 급등세는 기업 실적의 호전과 유동성 확대라는 두 요인이 한꺼번에 작용하고 있어 그 상승 추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국내 증권사들이 추정한 215개 주요 상장기업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8.9%, 영업이익은 14.1%나 늘어나 2004년 이후 이후 3년 만에 기업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 발전으로 조선과 기계, 해운업종이 초호황을 맞고 있는데다 고유가로 막대한 오일달러를 벌어 들이는 중동국가들이 발주하는 초대형 플랜트를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수주하는 것 등이 실적 개선의 원동력이다.

더구나 LG필립스LCD가 최근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2.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등 D램과 LCD 가격이 바닥을 지나 상승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IT 기업마저 실적 개선 행렬에 동참할 전망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국내 경기가 1분기를 바닥으로 회복세로 돌아선 데다 국내 기업들이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며 튼튼해진 경쟁력을 배경으로 세계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이 실적 회복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올들어서도 그 증가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는 시중유동성은 불에 기름을 부은 듯 증시의 급등을 불러온 원인이 되고 있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말 기준 광의유동성 잔액은 1913조5000억원으로 전달보다 25조4000억원(1.3%)이나 증가했으며, 지난해같은 달과 비교하면 무려 12.2%의 증가율을 보였다.

한마디로 시중에 돈이 넘쳐나고 있다는 의미인데 부동산시장 규제로 인해 그 부동자금이 증시로 계속 흘러들고 있다.

흥국증권 최창하 투자전략팀장은 “금리 인상에도 글로벌 초과유동성이 쉽게 통제되기 어려운 환경에서 국내에서도 시중의 넘치는 부동자금이 지수 랠리를 지속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 기관, 시장 주도세력 등장
외국인은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35% 가량을 차지하는 ‘큰손’이지만 이제 그 주도권은 기관으로 넘어왔다는 것이 증권가의 중론이다.

실제로 지난달 18일 증시가 1800선을 돌파한 후 18거래일 만에 1900선을 돌파한 것은 기관의 매수여력이 가장 큰 힘을 발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1조8024억원어치의 주식을 국내 증시에서 팔아치운 반면 기관은 9226억원의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개인의 매수는 1021억원 규모였다.

이러한 기관의 매수여력은 4월 이후 국내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연초 해외 증시로 향했던 시중 부동자금이 다시 국내 주식형 펀드로 유턴한 것이 가장 든든한 기반이 됐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수탁액은 10일 40조6462억원으로 1개월 전보다 무려 3조7143억원이 늘었다. 하루 평균 1769억원의 돈이 주식형 펀드로 흘러드는 셈이다.

대우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증시 호조로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돼 기관의 매수여력이 커지고, 기관의 매수로 지수의 상승탄력이 다시 높아지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제 국내 증시는 외국인이 아닌 기관 주도의 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 “2000 돌파 멀지 않았다”
지나친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 하반기에 지수 2000을 돌파할 것이라는 데에 이견을 다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한화증권의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경기의 회복, 유동성 증가, 기업실적의 개선이라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면서 투자심리를 낙관적으로 만들고 있다”며 “하반기에 2000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르면 이달 내에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리츠증권의 윤세욱 리서치센터장은 “국내증시의 시장 PER(주가수익비율)는 13배로 세계 및 아시아 증시의 평균이 각각 15배인것에 비해 아직 저평가돼 있다”며 “하반기 지수는 2000을 돌파해 시장 PER 15배 수준인 210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데다 세계적인 금리인상 움직임, 유가상승, 환율하락 등의 악재들이 언제든지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맹목적인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수 2000 시대를 열 주도주로는 조선, 기계 등의 ‘굴뚝주’와 최근 업황 개선의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는 IT주 그리고 거래대금 증가와 자산시장통합법 시행의 호재를 맞고 있는 증권업종이 꼽힌다.

대신증권의 구희진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수출 증가율을 보면 조선, 기계 등 굴뚝업종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며 “ 이들은 하반기에도 높은 이익증가율을 보이며 증시의 주도업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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