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2000 ‘하루살이’…외국인 매물로 폭락

장마감 매도 공세 맥없이 밀려 지수 급락

  • 입력 2007.07.27 00:00
  • 기자명 장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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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차익매물을 버텨내지 못하고 2000 돌파 하루만에 급락세로 전환됐다.
2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40.68포인트(2.03%) 급락한 1963.54로 마감됐다.

이날 지수는 오후 1시까지만 해도 2000선을 웃돌았으나 장마감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외국인 매도규모가 4500억원을 넘어서며 맥없이 밀리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단기급등 부담으로 기술적인 조정이 필요한 시점인데다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공세를 지속하고 있어 추가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신증권의 성진경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증시의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2000 돌파가 투자자들의 수익목표 달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 팀장은 “외국인의 지속적인 차익실현에 기관의 매도 가세 등 수급 불안이 지수 급락을 불러왔다”며 “단기 과열을 완화시키는 수준에서 조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이현주 연구원은 “연속 상승에 대한 부담감 속에서 대형주를 중심으로 기관과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만증시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 때문에 밀리고 있는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수급 상으로는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를 나타낸 점도 부담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전날 2000선 돌파에는 성공했지만 안착을 위해서는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번 상승세가 시작된 지난 2월1일 이후 무려 47.35% 급등했다.

그러나 지난 3월초 6.83%, 6월 하순 4.2% 조정받은 것을 빼고는 줄곧 상승세를 지속했다.

이날 증시 조정은 단기급등 부담이 큰 원인도 있지만 외국인의 계속된 매도공세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여 향후 외국인의 움직임에 따라 조정의 깊이와 기간이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외국인은 올해들어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조5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지수가 1750선에 육박하던 지난 6월5일부터는 무려 6조9034억원어치를 처분했다.

또 지수가 1900선을 넘던 7월 중순이후에는 하루 매도규모가 6000억원에 육박하며 매물 공세가 더 거세졌다.

이같은 외국인 대규모 매도물량은 매일 2000억~3000억 이상 들어오는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과 개인투자자들이 받아내왔다.

그러나 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며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진 상황에서는 외국인 매물공세를 더 이상 견뎌내기 힘들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키움증권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매에는 장사가 없다더니 맞는 말 같다”면서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완화될 때가 재매수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금리가 실질 금리가 1% 가량 급등해 돈을 빌려 투자하는 외국계 투자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단기 급등했기 때문에 잠시 쉬어갈 때가 됐다고 전망해다.

그들은 또 코스피지수 20일 이동평균선이 지나는 1900선이 중요한 지지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1900선이 지켜진다면 다시 반등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1800선 중반까지 밀릴 수 있으므로 당분간 관망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도 있다.

성진경 팀장은 “증시는 중장기적인 상승 추세를 이어가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불가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섣부른 매수보다는 증시가 안정적인 상승 추세로 복귀하는 시기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현주 연구원은 “그동안 별 다른 조정 없이 지수가 급등했기 때문에 지난 6월 중순에서 말 사이에 보였던 수준의 조정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전제하고 “IT와 금융, 소재가 밸류에이션상 아직 저평가 돼 있고 이익 모멘텀이 가장 크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영곤 연구원은 “조정 폭이 확대되면 실적 호전주 중심으로 분할 매수해 나가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애널리스트는 “추세를 변화시킬만한 조정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제하고 “2000 안착까지는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과격한 조정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지수가 조정 받을 때 조선 등 주도주를 저가에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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