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기 세상읽기]가장 가까운 나라 일본

  • 입력 2007.08.07 00:00
  • 기자명 이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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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누가 뭐래도 우리와 가장 가까운 나라다. 혹자는 북한이 그렇다고 하겠지만 북은 아직도 딴 나라가 아니라 같은 나란데 임시 체제가 다른 곳일 뿐이다. 유엔에서는 전혀 다른 나라로 구분 할는지 모르지만 우리들 정서론 종전(終戰)이 아닌 정전상태(停戰狀態)를 유지하고 있는 일시분단 지역이다.

일본에 대한 한국인들 인식은 나쁘다 못해 악연(惡緣)으로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짙다. 반면에 일본 젊은이들은 왜 그렇게 되었는가를 잘 알지 못하고 막연히 이유 없는 경외감만 갖고 있다고 들었다.

북유럽을 여행해 보면 우리가 일본을 싫어하는 것 이상으로 스칸디나비아 삼국을 비롯해 러시아와 독일사이 국민감정이 극도로 악화되어 왔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들은 기념해야할 동상이나 탑에는 노골적으로 그들이 악으로 여기는 용의 조형물에 싫어하는 그 나라의 상징까지 뚜렷이 조각해 두고 있는 걸 보게 된다.

인간이 국가를 만들고 서로 이웃하며 살다보면 잠식하고 다투고 그리고는 합해졌다 다시 분리하는 과정을 원인이야 어떻든 반복하게 마련이다. 그게 인류의 역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과정은 당연히 좋지 않는 감정들이 쌓이고 모여지게 마련이고 그 좋지 않는 감정들은 깊고도 슬픈 민족적 원한으로 바뀐다. 우리와 일본 뿐만이 아니라 세계어디를 가도 인접한 국가 간의 분쟁은 언제나 상존 한다.

이런 감정들은 그것이 몇 세기든 간에 시간의 흐름만이 희석되고 흐려지게 만들 뿐이다. 과거 2000~1500년 전 일본인 왜(倭)는 실제 한반도에 있었던 우리들 조상들이 세운 나라들의 오랜 식민지에 속국이었다.

근세에 들어와 우리국운이 기울어 어쩌다 겨우 36년 동안 그들의 식민지로 강제지배를 받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면 사실 장구한 긴 역사적 안목으로 보면 별게 아닐 수도 있다. 우리와 일본은 이제 겨우 해방 일세기가 채 되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였던 우리의 뇌리에는 일본이란 나라는 이 지구상에 공존하기 불편한 나라쯤으로 아직은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민족이 바이칼 호수부근에서 이동하여 지나 북부를 지나 동진하여 한반도에 우리가 정착하고 난 다음 제일 마지막으로 분리되어 일본열도로 이동한 동이족이 곧 일본인이다.
HLA 유전자 검사를 해보면 가장 우리와 가까운 인종은 일본인이라는 게 증명 된다. 그러므로 지리적 뿐만 아니라 인종적으로도 제일 가까운 나라가 바로 일본인 것이다. 민족 간 감정으로는 아직 서로가 악연을 풀고 길연(吉緣)으로 바뀌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지만 인접국가로서의 지리적 입장은 다르다.

독도 문제로 비록 좋지는 않지만 두 나라는 해저터널 공사로 더욱 가깝기를 바란다. 우리 한반도를 막아주는 천재지변의 방파제로서의 일본은 어쩌면 고맙기까지 하다, 일 년에 20여개의 태풍이 적도 바다에서 만들어져 일본열도와 한반도를 향해 올라온다.

그 가운데 3-4개만 우리 한반도를 직간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남은 거의 대부분은 일본열도를 따라 스쳐 지나친 후 소멸되는 게 우리가 아는 상식이다. 스쳐 지나치면서 막대한 손실과 인명피해를 일본에 주는 건 물론이다.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그렇게 확장되지 못한 6월과 7월말에는 밀고 올라오는 북쪽 그 가장자리에 장마전선이 형성되어 일본을 중심으로 오르락내리락 한다. 장마전선은 아래의 고온다습한 기후와 북쪽의 찬 한랭기후가 마주 치는 곳에 만들어지며 그들이 만나는 경계선은 또한 태풍이 지나가는 길목도 된다.

그러므로 장마전선이 활동하는 우리의 6월말과 7월 한 달 동안 적도에서 만들어진 태풍들은 3-4개 정도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이 한반도를 비껴가 일본열도로 가게 되는 것이다. 사실은 북태평양 고기압 등 기후 탓이지만 일본이 대한민국 항구의 방파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마치 우리도 당할 수 있는 것들을 일본이 막아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말이다. 지진도 분명 그들이 환태평양 지진대에 있기 때문에 지진이 흔한 건 당연한데 우리 것들도 그들이 도맡아 치루는 것 같은 안 된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심리적으로 무의식상 지리상 가장 가까운 인접 국가이기 때문일 게고 가장 마지막에 분리된 같은 인종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싫어도 어쩔 수 없이 함께 가야하는 인접국 일본이 이번에 적잖은 태풍피해를 입었다.

‘고소하다, 천벌이다.’ 욕하는 네티즌들의 무모한 행위는 우리스스로를 욕되게 만든다.

‘용서하자 그러나 잊지는 말자’라는 글은 다 하우 유태인 수용소의 벽에 쓰인 글이다. 용서해야 될 것을 용서하지 못하고 잊지 않아야 될 것을 쉬 잊어버리면 크게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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