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수출업계 ‘당혹스럽다’

두달연속 콜 금리 인상 우리 경제 영향은

  • 입력 2007.08.10 00:00
  • 기자명 장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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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일 콜금리를 5.00%로 인상하자 중소기업과 수출업계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두 달 연속 이어진 콜 금리 인상이 유동성을 떨어뜨려 중소기업의 자금경색과 금융비용 인상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원·달러 환율 하락을 부추겨 수출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콜금리 인상에 대해 “실물경제 지표와 중소기업의 체감경기 간에는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다”며 “연 이은 콜금리 인상으로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상승하고 영세기업의 자금경색이 시작돼 실물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조사한 8월 중소제조업 업황전망 건강도지수(SBHI)는 88.4로, 지난 5월 지수가 기준치(100.0) 이하로 떨어진 뒤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경기부진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지난 6월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4%로, 수개월째 70% 초반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자금사정 또한 악화돼 5월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 때 자금사정이 ‘곤란하다’는 응답한 중소기업이 45.6%로, 지난 1월 조사의 43.6%에서 소폭 상승했다.

특히 지난 6월 총액한도대출 축소로 대출금리의 지속적인 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신용보증료를 추가로 부담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10%가 넘는 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중기중앙회 측은 주장했다.

종업원이 270여명 되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한 경영자는 “자금이 풍부한 대기업과는 달리 중소기업은 자기 돈을 가지고 운영하는 경우는 적다”며 “원자재 값이 오르고 대기업들은 납품 단가를 깎으려하는 가운데 금리까지 올라 이중·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경영자는 “각종 우대금리 혜택을 받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높은 금리를 물고 있는 상황에서 콜금리 인상은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기업은행마저 민영화가 추진되고 있는데 금리를 인상할 때 하더라도 중소기업을 배려한 정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는 경기 회복 과도기에 위치한 현 시점에서 2개월 연속 콜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기업의 자금조달 사정이 악화하고 원ㆍ달러 환율하락 압력으로 수출채산성이 악화하는 등 기업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했다.

일차적으로 금리 인상에 따라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상당한 압박을 받게 된다.

게다가 금리 인상에 따른 단기외화 차입 증가로 환율 하락세가 강화될 경우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급격히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무역협회는 지적했다.

특히 수출제품 단위당 벌어들인 이익을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인 수출채산성이 2004년 4.4분기의 83.5에서 올해 1.4분기의 75.2까지 10분기 연속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2개월 연속 콜금리 인상은 수출기업의 경영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직접금융시장이나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능력을 갖춘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더 큰 타격을 입어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무역협회는 분석했다.

이밖에 금리 인상으로 증권시장의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 기조가 이어지면서 증시가 하락세를 지속할 경우 수출기업에 이중의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무역협회는 내다봤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콜금리 인상으로 수출기업의 경영상태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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