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MA 금리 연 5%…은행 울상

은행 수시입출금통장 금리 연 0.5% 미만

  • 입력 2007.08.13 00:00
  • 기자명 장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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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이은 콜금리 인상에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반응하면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가 연 5%대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반면 급여통장처럼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은행 예금은 금리가 연 0.5% 미만으로 사실상 ‘제로금리’에 머물러 있어 시중금리가 상승할수록 은행과 증권의 수신금리 격차는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금리 격차 확대로 은행권 수신자금이 고수익의 증권사 CMA로 옮겨가는 ‘자금이동’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월 말부터 랩어카운트 방식의 신상품을 선보이며 CMA 시장에 뛰어든 대우증권은 7, 8월 두 달 연속 콜금리가 인상되자 CMA 금리를 지난달 연 4.5%에서 연 4.75%로 높인 데 이어 지난 주 다시 연 5.00%로 끌어올렸다.

자금 운용을 주로 금융기관예금으로 하기 때문에 ‘금융기관예금형’으로도 불리는 대우증권 CMA는 콜금리에 연동된 상품이어서 콜금리 변동에 따라 금리가 자동으로 조정된다.

가입조건이 정해진 장기 약정형 CMA의 경우 금리가 5%를 넘어선 상품들이 이미 등장했지만, 금액이나 기간에 제약이 없는 일반형 CMA 금리가 5%대로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 하루를 맡겨도 연 5%의 이자를 준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마다 CMA 영업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앞으로 5%대 CMA 상품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지난 달 말부터 종금형 CMA의 금리를 연 4.0~4.9%에서 연 4.2~5.2%로 인상했으며 이번 콜금리 인상을 반영해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RP형 CMA 금리를 지난 달 연 4.3~4.5%에서 연 4.6~4.7%로 높인 데 이어 13일부터 다시 4.8~4.9%로 인상키로 했으며 법인용 CMA 금리는 연 5.0%로 높인다.

한화증권도 지난 달 4.4~4.5%에서 4.7~4.8%로 CMA 금리를 한 차례 높인 데 이어 13일부터 4.9~5.0% 재인상한다.

CMA를 취급하는 20개 국내 증권사 중 이번 콜금리 인상 후 금리인상을 결정한 곳은 현재 9개사며 나머지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교보증권, 메리츠증권, CJ투자증권, SK증권, 신영증권 등도 금리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CMA 금리 인상은 콜금리 인상으로 주요 자금운용 수단인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의 수익률이 높아진 데다 최근 CMA가 은행 예금을 대체할 신상품으로 급부상하면서 증권사마다 CMA 영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예금 이탈을 막는 데 비상이 걸린 은행권에서도 최근 고금리 예금상품을 내놓는 한편 콜금리 인상을 계기로 대출금리와 함께 수신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주로 정기예금 같은 일부 저축성예금에 국한돼 있다.

반면 수시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 자동이체, 결제대금 납부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해 증권사 CMA와 경쟁 관계에 있는 요구불예금의 경우에는 예치 금액이 적은 경우 이자가 아예 없거나 연 0.1~0.3% 수준에 머물러 있다.

최근 외국계인 HSBC은행에서 가입 조건에 상관없이 연 4~5%의 이자를 주는 보통예금 상품을 출시해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다른 은행들은 요구불예금의 금리인상에 여전히 소극적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시중금리가 높아질수록 증권사 CMA와 수시입출금식 은행 예금과의 금리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증권사 CMA로의 예금 이탈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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