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신용융자 ‘후폭풍’ 우려

담보부족 4371계좌 337억원으로 미미해

  • 입력 2007.08.20 00:00
  • 기자명 장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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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의 누적된 신용융자 잔고가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로 폭락한 증시에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주가 급락에 따른 담보 가치 하락으로 ‘깡통계좌’(무담보계좌) 등 담보부족계좌가 늘어날 경우 반대매매가 속출하면서 추가로 주가 급락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증권사들이 앞서 신용거래 제한으로 신용융자 잔고를 대폭 줄인 탓에 지난 주 폭락장에도 불구하고 담보부족계좌가 우려할 만큼 늘지는 않았다는 게 증권업계의 반응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용융자 잔고가 상위권인 9개 주요 증권사들의 담보부족계좌는 16일 현재 4371계좌로 금액은 총 33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7일 하루 동안 개인들이 4800억원을 순매수한 데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한 16일 종가 기준 담보부족계좌의 부족 금액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대우증권으로 1290계좌, 88억원을 기록했다.

그 뒤로 동양종금증권(406계좌, 43억원), 한국투자증권(360계좌, 40억원), 굿모닝신한증권(300계좌, 39억원), 미래에셋증권(129계좌, 34억원) 순이었다.

삼성증권은 담보부족계좌가 380계좌지만 금액은 9억원에 불과했다. 최근 신용융자 서비스를 둘러싼 잡음이 일었던 키움증권은 담보부족계좌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 담보부족계좌는 신용융자 뿐만 아니라 증권담보대출까지 포함한 것이며, 키움증권을 포함한 10대 증권사의 신용융자 잔고는 전체 잔고의 74%를 차지한다.

신용융자의 부족담보 확충 시한이 통상 3~4일인 점을 감안할 때 16일 발생한 담보부족계좌들에서 부족한 담보를 채우지 못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반대매매는 주 초인 20~21일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증시 일각에선 지난 주 증시 폭락에 이어 신용융자로 인해 ‘후폭풍’이 발생할 수도 있는 이번 주(20~24일)가 증시 향방을 좌우하는 고비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담보부족계좌가 많지 않아 일부 계좌에서 반대매매가 발생한다고 해도 재차 증시 급락을 유발할 만큼 충격이 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기 전인 6월 중순경부터 신용거래를 제한한 탓에 주가가 폭락했지만 신규로 발생한 깡통계좌는 없다”며 “담보부족계좌가 늘어나긴 했지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금융당국이 나서 위험관리 강화를 강도 높게 주문한 가운데 증권사마다 신규 신용융자를 중단하는 등 신용거래를 제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부분 증권사가 금융감독원의 권고안을 수용, 현재 신용융자 잔고를 5천억원 이하, 자기자본의 40% 이하로 줄인 상태다.

이에 따라 전체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6월 말 한때 7조105억원까지 불어났던 것이 16일 현재 4조9711억원으로 감소, 5월 말 이후 처음 5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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