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상 칼럼]정기국회 결투 아닌 민생우선 펴라

  • 입력 2007.09.13 00:00
  • 기자명 권경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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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기국회는 제 17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회이기 때문에 의의가 더욱 크다. 국회법은 정기회를 9월 1일 집회하고 그날이 공휴일일 경우에는 그 다음 날에 집회하도록 되어 있어 이번에는 9월 3일 집회하게 되었다. 정기회는 헌법상 100일을 초과할 수 없다. 정기회가 소집되면 9월 10일부터 20일간 소관 상임위원회 별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1년에 한번 갖는 정기회가 중요한 것은 국가의 예산안을 심의·확정하고, 법률안 또는 그 밖의 의안을 심의·의결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시정연설을 듣고 대정부 질문을 하고 벌률안의 효율적인 심사를 위해 정기국회기간에는 원칙적으로 예산부수법안만 처리한다. 예산심의에 앞서 국정감사를 행하는데 일종의 포괄적 정부통제기능이라 할 수 있다. 국정감사는 국정전반에 관한 조사로 입법에 필요한 사항에 관한 조사와 행정에 관하여는 일반적으로 대통령·국무총리·행정각부가 가지는 기능 중에는 행정작용에 관한 것은 국정감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감사대상기관으로는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중 특별시·광역시·도, 정부투자기관, 감사원 등이 있다. 광역지자체의 국정감사는 국가위임사무와 국가가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에 한정한다.

이같이 중요한 예산국회가 대선정국에 함몰되어 신중한 예산심의를 위한 국정감사도 수박겉핥기식이 되고 말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100일간의 정기회는 84일로 단축되고 범여권은 11월 중순까지 단일화로 진통을 겪을 것이고, 1월 27일부터 대선공식운동이 시작되니 민생의 정기회는 부실화로 기대 난망이다. 정기회는 적정한 예산책정과 민생입법 그리고 정부정책의 시정건의, 정부의 비리조사 등에 근본목적이 있다. 17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막중한 사명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예산국회의 막중한 사명에도 불구하고 양대 정당인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예산국회와 민생문제를 외면한 채 일전을 불사하겠다고 나오니 국민들이 양당을 보는 눈이 고울 수 없다. 김효석 대통합민주신당 원내대표는 이명박 국정감사가 될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고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명박 후보의 음해에 몇배로 갚아 줄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때 상임위원회별로 한라라당 이명박후보의 검증을 통해 신당의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철저히 검증되지 않은 후보가 지도자가 되면 나라가 불안해지기 때문에 국정감사를 통해 이후보를 검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김대표는 검증대상으로 한반도 대운하 공약도 들었다. 야당 후보의 최대공약이므로 당내 한반도 대운하 검증특위를 만들어 철저히 검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그 밖에 차명재산의혹·BBK주가조작사건·부동산 투기 연루의혹·서울시장 재임시 각종 의혹 등 각 상임위별로 검증팀을 만들기로 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같은 신당의 네거티브작전이 옛날처럼 국민에게 먹혀들 수 있을 지가 의문이고 한나라당에서는 자기들은 자체심증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신당은 그런 게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자기당 검증도 제대로 못하면서 남의 당 후보 검증만 하려는 것은 말이 되느냐는 비판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김대표의 검증공격에 대해 국정대란, 좌파세력이 2002년보다 더 교묘하고 악랄하게 우리 후보를 음해할 것이다. 모두 정의의 투사가 돼 사술을 일삼는 공격을 분쇄해야 한다며 몸을 불살라 그 사람들과 싸우고 우리를 공격하는 몇 배를 되돌려 주자고 하고 올 대선이 흑색선전에 의해 왜곡되는 것을 막아야 하며 김대업식 공직정치를 절대 용납하지 않고, 저쪽에서 이 후보를 흠집내고 국회를 흑색선전장으로 만든다면 국민과 함께 몇배로 갚아 주겠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결의를 보면 이번 정기국회의 대정부질의와 상임위원회 국정감사는 신당과 한나라당의 결전이 될 느낌마저 풍긴다. 안 대표는 범여권이 이명박 흠집내기 흑색선전에 전력한 것으로 본다면서 우리는 민생국회를 유도하는데 주력하겠다는 점에 기대감 마저 보이기는 하나 말같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 같은 흠집내기 네거티브 전략이 정기국회와 국정감사의 목적에 합당하지 않다는 점이다.

문제는 상호 네거티브 공방이 이제는 국민이 호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 양당은 깊이 유념해야 할 것이다. 네거티브보다 정책으로 대결하고 민생에 천착하는 국민을 위한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네거티브에 표심을 반사적으로 얻겠다는 생각은 이젠 버려야 한다.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는 대선정국의 선전장과 결투장이 아니다. 예산심의와 정부비리를 비판하고 통제하고 민생법안을 처리하는 것이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본연의 임무임을 국회의원은 자각해야 한다.

제 17대 국회 임기말의 정기국회가 4년간 미뤄온 가장 중요한 법안들을 처리하고 대선을 겨냥한 선심성 예산편성이 아니고 완급을 가린 적정하고 균형잡힌 예산을 심의·의결하고 정권말기 해이해지기 쉬운 정부정책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대안 제시를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이 민심이고 표심임을 국회의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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