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숙 칼럼]지역민들은 이런 기자를 원한다

  • 입력 2007.10.15 00:00
  • 기자명 권경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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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진주에서 발간되는 모 신문에 진해 해양공원의 관리에 대한 비판기사와, 형평성을 잃은 장복산 포장마차 문제, 고위직 여성동장에게 언어폭력을 행사한 석동. 이동의 B모 시의원에 대한 비난으로 진해공노조 게시판은 뜨겁게 달궈져 있다. 또한 태풍이 오는데 금강산 여행으로 물의를 빚은 마산시 징계공무원의 참회발언에 대하서도 네티즌들의 리플이 산을 이루고 있다. 필자 역시 그분들의 참회를 진실로 받아들인다. 공작자들에게도 일방적으로 국민에게 봉사할 권리만 주장할 게 아니라 가족들에게 봉사할 행복추구권에 대해서도 국민과 시민은 공정한 시각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직은 국민을 보호하고 지도하며 이끄는 조직이다. 지금처럼 어느 정도 공무원의 사회적 지위가 탄탄해지기 전 공무원은 권력의 충견으로 지탄받았다. 물론 권력과 예산을 집행하는 자리에 있으므로 그 과정에서 소수의 그릇된 행동이 사회에 충격파를 준 사례는 있지만 대다수 공무원은 자신의 직업을 천직으로 알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쾌적한 환경에서 복무할 권리와 법이 허용하는 법적 근로시간을 준수하는 것은 군인에서부터 모든 공무원과 근로자에게 이르기까지 주어진 평등권이자 근로기준법이다.

필자는 그동안 언론지면을 통해 공직이나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기사를 수두룩하게 써왔다. 그러나 그 비판은 사회적으로 비판받아야 할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만 필봉을 들었으며 오히려 연휴에 고생하는 경찰, 교통단속을 하다 숨진 경찰, 시위대에 맞아 부상당한 경찰에게는 그분들을 위로하고 칭찬했다.

민망하게도 그런 칼럼 나간 뒤에는 경찰의 총수라는 분께서도 직접 전화를 해 감사를 표명했지만 네티즌들이나 독자들은 관심조차 없는 듯했고 오히려 어용이라는 비난이 뒤따랐다.

불법 시위대 한 사람이 부상당하거나 사망하면 열사로 추존 받고 그런 기사 뒤에는 시위대보다 많은 조직적(?)으로 보이는 애도의 리플이 달리건만 법을 수호하고 지키려다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경찰관의 기사에는 아예 위로의 댓글 하나 변변한 게 없었다. 이게 우리 시대의 양심이자 정의라면 그런 정의와 양심은 가장 낯간지러운 사고방식이다.

내가 배운 학문으로는 열사란 국가와 민족을 위해 내우외환에 목숨 바친 순국열사나 애국열사, 보훈대상자에게 추증되는 대의명분이 깃든 존칭으로 알고 있다.

‘진해 해양공원관리부실 빈축’이라는 기사를 올린 기자 분이나, 불법 포장마차, 조폭시의원을 향한 네티즌들의 비판은 정당한 것이다. 사회문제에 대한 보도나 비판을 프레스카드를 지닌 기자만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모든 국민 개개인이 기자고 언론이다. 지금 진해 시중에서 끈적끈적한 기름띠처럼 불쾌하게 회자되고 있는 모 시의원의 고위직 여성동장에게 가한 언어폭력에 대해 진해주재 기자들이 알고도 입을 봉하고 있다면 진해에 주재한 기자 분들은 그들 스스로가 기자임을 포기한 것이다.

또한 자신의 부하가 그런 폭력을 당했는데도 전직 군수사기관이라는 그 시의원의 입김이 두려워 직속상관들이 위로는 커녕 동료의 피해에 행동으로 나서지 못하는 진해시 공무원들 또한 표리부동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필자는 다른 문제라면 몰라도 여성인권에 관계되는 이동, 석동이 지역구인 B모 시의원의 여성 동장에게 퍼부은 언어폭력에 대해 진해에 거주하는 언론연합의 대선배가 나서줄 것을 요청했고 이미 오래 전에 진해시의장에게 그 선배가 공직자와 시민여론의 공식입장을 천명하고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만일 이런 상태로 어물쩍 넘어간다면 중앙 언론과 방송에도 필자는 조만간 고발성 칼럼을 올릴 것이다. 시청의 브리핑 룸은 사회정의를 위해 불철주야 감시하는 망루이며 바른 언로가 막힌 기자실은 흐르지 않는 강과 다를 바 없다.

고작해야 해양공원의 폐장시간을 핑계 삼아 나름대로 진해의 명소를 지키는 공직자와 비정규직 근무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기업이나 병원, 공사현장의 비리는 환경미화원처럼 부지런하게 치우고 다니면서 정말 미화 처리해야 할 힘을 지닌 공공의 적이란 쓰레기는 무단 방치하는 기자들을 시민 어느 누구도 존경하지 않을 것이다.

독재로부터의 동아줄을 끊고 당당하게 표현의 권리를 찾은 것은 민주투사들의 목숨 바치고 투옥됐던 용기에서 비롯됐듯 지방지의 기자들 역시 지역의 관행으로 이어져 내려온 부패에 맞서 싸울 용기를 지녀야 한다. 지역민들은 그런 기자를 갈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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