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산청군수의 개인 이기

  • 입력 2007.10.16 00:00
  • 기자명 강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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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大學)’의 치국장(治國章)에 ‘유저기이후구저인(有藷己而後求藷人)’이란 말이 있다. 내가 할 수 있은 다음에 남에게도 같은 일을 시켜야 한다는 요지이다. 자신은 착하지 않으면서 남에게는 착한 일을 하라고 하는 자체가 모순 이라는 것이다.

요순 같은 어진 임금이 나라를 다스리자 온 백성이 다 따라서 어질고 착한 백성이 된 것과 마찬가지로 솔선수범 하지 않으면 백성이 지도자를 따르지 않는다는 말이다. 민선 산청군수가 부임한 지 1년 3개월이 지났다. 지난 8일 모 신문에 ‘산청군수 동생농지 성토말썽’이란 제하의 기사가 눈에 띄었다. 산청군 생비량면 도전리에 친환경한방식품 영농법인 공장신축을 허가 시공중에 있는데 그 인접한 산청군수 친동생 소유의 농경지가 이틈에 무단으로 성토, 농지전용을 했다는 요지의 기사다.

기사에는 ‘군수가 관계공무원에게 압력을 가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며 주민들 사이에서도 쉬쉬 하면서도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로 빈축을 사고있다’라고 했다. 군 관계자의 해명도 물론 있었다. ‘한방친환경 식품영농법인이 부족한 주차장 부지로 인접한 군수 친동생의 농지를 사들이기로 하고 우선 성토를 했으며, 사후 행정절차를 밟아 처리 할 것’이라고 했단다. 참으로 우스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주차장 부지로 사들이기로 한 땅이니까 성토를 하여 더 비싼 가격에 팔아 줄려고 한 짓으로 봐도 된다는 말인가. 군청의 하천담당자는 “하천 퇴적물 처리과정에서 성토를 한 것이며 성토 신청을 받아서 한 것인데 그런 상황인 줄은 몰랐다”고 했다. 본지 기자가 확인한 결과 산청군수 친동생의 농지성토 신청서는 어디에도 없었다. 물론 이러한 불법적이고 무모한 일을 군수가 직접 지시를 했겠냐마는 이런 내용이 보도 되었다는것 자체가 이미 산청군수의 자질 문제로 번질 게 뻔한 일이다. 지금 산청군청에는 군금고 계약문제로 ‘돈의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수년 전 경남은행은 산청에서의 사무소 유지불가라는 판단아래 철수를 했었다. 그러다 근래 다시 사무소를 개설하고 금고 유치에 뛰어든 것이다. 경남은행이 철수할 당시보다 더욱 더 열악해진 지역 경제 상황을 볼 때 재개점 여부는 누가 보아도 어려운 여건이다. 그리고 사무실로 사용할 건물도 아직 신축 중이며 공사도 마무리 하려면 연말이나 되어야 가능한데, 외곽지에 열평도 안되는 곳에다 급히 사무실을 열었다. 금고 계약기간 이전에 문부터 열어놓고 보자는 심산인 것이다. 경남은행의 산청 지사무소 개설 방침이 흘러나왔을 때부터 산청에는 이상한 입소문이 나돈 게 사실이다. 지난 군수 선거때 현 산청군수의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활동한 모씨의 아들이 경남은행에 근무를 하는데 군금고에 대한 모종의 언약이 있었지 않았겠느냐는 의문이 그것이다. 그게 사실이라면 보통 일이 아니다. 군수 자리에 앉은지 1년 조금 지난 이 시점에서 누가 보아도 개인 이기를 위한 이러한 일들이 거짓이 아니라면 앞으로 산청은 어떻게 될 것인가? 본지 기자도 선거 때 가까운 이가 군수 후보로 출마를 했었는데 그게 홀대의 빌미를 제공한 것인가 하는 느낌마저 든다.

아무튼 이러한 일들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산청군민 모두가 바랄 것이다. 점점 피폐해지는 산청의 경제를 살리고, 떠나가는 사람이 더 이상 생기지 않고, 떠났던 사람도 다시 돌아오고 싶어 하는 산청을 만들었으면 한다. 스스로 올 곧고 군민을 위해 일 한다는 것을 실천하고, 군민 모두가 힘을 합쳐 동참하는 아름다운 산청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강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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