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이야기](22)지황

간장·신장기능 돕는 가장 뛰어난 보혈강장제

  • 입력 2007.11.21 00:00
  • 기자명 하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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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에 대한 상식이나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약첩을 펼쳐볼 때 까맣고 찐득찐득한 숙지황을 보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되며 그 만큼 지황은 보약강장제 처방에 많이 배합되고 있으며 조제법에 따라 땅에서 파내어 씻은 그대로를 생지황(生地黃), 생지황을 그대로 말린 것을 건지황(乾地黃), 생지황을 쪄서 말리면 새까맣고 끈적끈적하게 된 것을 숙지황(熟地黃)이라고 하며 각각 사용하는 목적이 다르고 외형 색깔도 다르다.

지황은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 일본, 베트남 등에 분포하는 현삼과의 다년생초본으로서 전체에 털이 있으며 뿌리는 굵고 옆으로 뻗으며 감색이다. 근생엽은 모여 나며 총생하고 긴 타원형이며 표면에 주름이 있고 뒷면은 맥이 튀어나와 그물처럼 되며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화경은 높이 15~18㎝로서 밑부분에서 잎이 호생하고 위 부분에서는 잎같은 포(苞)가 호생한다. 꽃은 6~7월에 홍자색으로 피고 부더러운 흰색털이 나 있으며 화경 끝에 총상으로 달린다.

꽃받침은 끝이 5개로 갈라지며 화관은 통형이고 홍자색으로서 끝이 퍼져 입술모양으로 갈라진다. 수술은 4개중 2개가 길며 암술은 1개이고 꽃은 자가불화합성(自家不和合性)으로 잘 결실되지 않는다.

뿌리는 저장근으로 길이가 30㎝에 이르며 잎이 나온 바로 아래 부분은 가늘고 차츰 굵어졌다가 끝부분은 다시 가늘며, 뿌리 표면은 담황색 또는 진황색이며 횡단면의 바깥부분은 담황백색이고 속은 유백색을 띤다.

지황의 효능은 생약제제인 ‘경옥고’를 연상할 수 있으며 생지황은 경옥고의 주 약재로 사용되고 경옥고는 황제가 복용하여 장수한 약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생지황은 수확할 때부터 다른 약재와는 다르게 손이 많이 가는데 특히 효능있는 생지황을 선발하는 방법은 수확한 생지황을 물에 담가 뜨는 것을 ‘천황(天黃)’이라 하고 반은 물에 뜨고 반은 물에 가라앉는 것을 ‘인황(人黃)’이라고 하며, 물속에 가라앉는 것을 ‘지황(地黃)’이라고 한다.

물속에 가라앉는 것은 효능이 매우 좋아서 특약으로 쓰며, 절반쯤 가라앉는 것은 보통약재로 사용하고, 물에 뜨는 것, 즉 천황은 약으로 쓰지 않는다고 한다.

이처럼 동일 조건에서 생장한 뿌리 중에서도 지황은 선택된 약재로 간장과 신장기능을 돕는 보혈강장제로 약효가 가장 뛰어난 한약이다.

이 한약은 특이한 냄새가 있고 맛은 처음에는 단 것 같으나 뒤에는 조금 쓰다. 주요성분은 당도가 약 16.9%로써 만니트(mannit), 만니톨(mannitol), 레흐마닌(rehmannin) 및 당질을 함유하며 카타폴(catalpol), 캄페스테롤(campesterol), 비바스코스(verbas-cose), 만니노트리오스(manninotriose) 등의 성분과 비타민 A, 글루코스 등이 함유되어 있다.

생지황과 건지황의 약리작용은 보혈, 강장, 해열약으로 빈혈이나 토혈, 그리고 허약증 등에 효능이 있으며 또한 해독, 강심, 지혈작용이 있어서 하혈, 자궁출혈 등에 쓰이며 결핵성 쇠약에 효과가 있다.

그리고 숙지황은 잘 정제된 지황을 보통 술, 사인, 진피를 보조재로 하여 속과 겉이 검게 되고 윤기가 흐르며 질이 부더럽고 연하며 점조하게 될 때까지 찌고 햇볕에 말리는 것을 반복하여 제조한다고 대한약전에 기록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숙지황의 제조는 지황의 생뿌리나 건지황을 찜통에 수증기로 찐 다음 질이 좋은 약주를 묻혀 햇볕에 말린 후 다시 꿀물을 골고루 묻히고 약간 말린다.

이를 다시 찜통에 찌고 말려 꿀물을 묻히는 과정을 9번 반복해서 만든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숙지황은 광택이 있고 연하며 절단부위가 검은 자색이고 감미가 있는 것이 우량품이다.

숙지황은 냄새가 없고 맛은 달며 약리작용은 보혈, 강장, 강심, 당뇨병,혈압강하, 해열약으로 빈혈이나 토혈, 그리고 허약증 등에 효능이 있어 ‘육미지황산’과 ‘십전대보탕’ 등에 주약재로 사용된다.

박철종/마산대학 한약재개발과 겸임교수







박철종 / 마산대 한약재개발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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