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시론]대기업의 문화콘텐츠 시장 진입

  • 입력 2006.04.28 00:00
  • 기자명 심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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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소니(SONY)가 1980년대 말부터 세계 문화콘텐츠시장에 진입하여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해오고 있다. 소니는 영화, 게임, 음악 등의 분야에서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노부유키 소니 회장은 소니는 가전 회사가 아니고 종합 문화콘텐츠 기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소니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은 문화콘텐츠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예상하고 일찍이 문화콘텐츠 부문에 집중 투자했다는 점이다. 소니는 일본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라는 문화콘텐츠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문화콘텐츠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삼성영상사업단’을 1995년에 설립하였으나 누적된 적자 때문에 IMF때 사업단의 문을 닫고 말았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과 국내외 문화콘텐츠 시장 확대에 따라 국내 대기업들이 문화콘텐츠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KT와 SKT 같은 사업자들이 콘텐츠 기반 미디어 사업자로 변신하여 문화콘텐츠 시장에 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우리가 문화의 시대를 맞이하여 눈여겨 볼때 국내산업 동향은 전통제조 기업들이 문화콘텐츠 기업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종합식품회사인 CJ그룹과 오리온 그룹이 수직 및 수평 계열화를 통해 종합 문화콘텐츠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는 CJ CGV, CJ미디어, CJ사운드, CJ뮤직 등을 통해 국내 대표적인 문화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오리온 그룹은 미디어플렉스를 설립하여 문화콘텐츠시장에 진입하였으며, 2005년 ‘웰컴 투 동막골’ ‘말아톤’ ‘가문의 위기’ 등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문화콘텐츠 시장 진입이라는 모험에 청신호를 울리고 있다. 에너지 전문회사 대성그룹도 마찬가지이다. 대성그룹은 2002년 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을 문화콘텐츠산업으로 선정해 바이넥스트 창업투자와 대성닷컴 등을 통해 영화와 드라마 등에 투자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한국경제인연합회는 2004년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의 주도하에 ‘문화산업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투자활성화와 중소기업 협력강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으며 문화콘텐츠산업 국내외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이유는 세계 문화콘텐츠시장이 날로 확대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전통제조업이 쇠퇴하고 있는 지금 성장동력 산업인 문화콘텐츠산업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 문화콘텐츠산업은 세계시장의 1.9%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 10위권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5년내에 세계시장의 4-5%를 차지하여 세계 5위권 진입을 목표로 문화콘텐츠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최근 한류현상에 힘입어 2005년 우리 문화콘텐츠의 해외수출실적은 10억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매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화콘텐츠산업 육성과 해외수출에 우리 경남의 기업들이 해야 할 사업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도내의 전통 제조기업들도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인 문화콘텐츠산업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도내 몇몇 기업들이 문화콘텐츠산업 분야에 투자를 시작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머뭇거리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문화콘텐츠산업 분야에 대한 지역기업들의 도전의지와 투자의욕이 급선무이지만, 문제는 우리가 문화콘텐츠산업 자체와 수출전략에 관하여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문화콘텐츠산업에 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토론의 장을 만들어 산업 정보와 동향을 서로 교환해야 할 것이다. 국내외 성공사례를 분석하여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하다. 전경련의 문화산업특별위원회 설치는 좋은 사례가 된다. 문화콘텐츠산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토론의 장이 마련되길 간절히 기대하는 바이다.

최성모 교수/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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