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클린 마산시 어디로 가나

  • 입력 2006.05.01 00:00
  • 기자명 심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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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행정을 위한 ‘클린 마산’을 표방해 온 마산시가 어이없는 황당한 행정으로 일시에 예산을 낭비한 처사가 드러나 당혹스럽다 못해 의분심까지 일게하고 있다. 서울시장의 ‘황제테니스장’에 버금가는 ‘황제배드민턴장’이 용마산의 정수리요 숙연한 분위기를 자아내야할 충혼탑과 봉안각 전방에다 건립했다는데 시민들의 빈축을 사고도 남았다. 더욱이 영령들의 안식에 지장을 준다고 해서 보훈가족들의 반발은 거셀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이 빗발치는 여론에 무릎을 꿇고 기어이 체육관 철거를 해야할 난처한 입장에 놓이고 만 것이다.

이것은 바로 책임있는 공직자가 시민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고 즉흥적인 발상에 섣부른 행정이 낳은 필연적 귀결이라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같이 많은 돈을 투입해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입지선정에 면밀히 검토한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지리설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산 정수리에다 경건히 추모해야할 제단 앞에다 건립하겠다는 발상자체가 문제인 것만은 분명하다. 입지선정만은 160여평의 부지에다 코트 4개를 설치하고 전천후로 운동할 수 있도록 많은 예산을 들여 조성하기 앞서 선행되어야 할 문제라고 본다. 공사를 진척시키는 과정에서도 공기를 앞당기려고 무리하게 주변환경을 훼손시키고 향나무 등 수십그루의 수목을 베면서 방치한 것도 신중하지 못한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빼놓을 수 없는 일은 시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쳤는지도 의문이 간다. 그렇지않고 시장을 비롯해 시의원들의 선거용 선심이나 인기영합의 전시용 행정이라면 공직자로서의 멸사봉공정신을 송두리째 망각한 처사가 아니고 그 무엇인지 묻고싶을 뿐이다.

가뜩이나 예산이 모자라 쪼개 써야할 마산시가 3억 예산을 공중으로 날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청렴지수를 개선하고 투명행정으로 클린마산을 이루겠다는 번지르르한 구호가 이제는 의혹투성이로 남고 말았다. 이런 때에 시민단체는 눈을 부릅뜨고 집요하게 추적해 마지막 책임소재를 투명하게 밝힐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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