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봉 칼럼]경남도청 공보관의 갑질

  • 입력 2014.12.22 19:47
  • 수정 2014.12.22 22:10
  • 기자명 /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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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메이저 그룹의 실세인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씨의 ‘땅콩리턴’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가 온통 갑의 횡포에 비난 일색이다. 검찰도 어느 때보다 국민감정을 헤아려 그녀를 신속하게 피의자신분으로 엄정대처하고 있다.

 메이저기업이나 유명회사나 고급브랜드들이 하청업자나 대리점의 등골을 빼먹는 갑질로 부를 축적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며 갑질 중에서도 가장 악랄한 갑질은 국민을 볼모로 한 ‘공권력의 횡포’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며칠전 ‘경상도청 공보관’이 본지 양삼운 편집국장(직대)에게 퍼부은 “죽여 버리겠다!”라는 갑질은 법리적으로 판단하건데 의도된 언어폭력이자 위계에 의한 살인미수죄나 다를 바 없다. 이런 분들이 과거 국민을 종이나 노예처럼 취급하던 때였다면 본지나 기자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그 시절 광역 시·도에만 어용신문이나 방송 하나 씩 남기고 모든 미디어매체들을 숙청해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을 막고 무고한 양민을 빨갱이로 옭아매 간첩으로 만들고 고문으로 날조된 사건들이 40~5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무죄판결을 받는 것을 보면서 회한의 무게들이 무겁게 가슴을 짓누르는 요즈음이다.

 경남도 공보관이란 도지사의 입과 그림자나 다름없다. 지사의 실적을 홍보해 도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지사의 부족한 부분을 메이크업하는 중요한 직책이다.

 그런데도 언론사 기자에게 “죽여 버리겠다!” 라고, 타 신문사 기자나 동료 직원이 있는 곳에서 공공연하게 폭언을 했다면 이런 공무원은 범죄자이지 도민의 공복(公僕)인 공직자로 봐줄 수 없을뿐더러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퇴출되어야 할 ‘공직 갑질’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우리 역사나 세계사 속에서 그 주인인 상전을 욕되게 하고 파멸로 추락시킨 주역들은 대다수가 권력실세의 측근들이었다. 또한 실정(失政)을 충고나 직언을 통해 바른 정사를 보도록 해 성군이나 영웅으로 만든 사람들도 측근들이었다.

 대선을 꿈꾸고 있는 홍준표 지사가 천의무봉(天衣無縫)한 실력과 포부를 지녔다 해도 주변 보좌역들이나 그림자역인 공보관이 사리분별력이 부족하다면 홍 지사의 꿈은 펴기도 전에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라는 안타까움 지울 수 없다.

 요즘 세간에서 회자되는 십상시(十常侍)란 비아냥도 권력실세들의 분수와 도를 넘은 행동들을 지칭한 말이다. 바로 경남도의 공보관 같은 이런 부류의 인간들이다.
 중책을 맡고 있는 분들이라면 행주좌와와 언행을 그 지위에 맞도록 처신해야 함에도 언론사의 크고 작음을 가려 행동하는 공보관의 차별의식에 따른 돌출행동은 파사현정(破邪顯正)의 차원에서 다뤄질 것이다.

 경고하거니와 신문사가 작다고 사람이 작은 것은 아니다. 전 마산중부경찰서장인 모 총경도 특정종교 폄훼에 대한 기고가 문제가 되자 필자의 지적과 충고를 받아들여 언론에 공개사과보도를 낸 적이 있었다. 고위직인 4급 공보관이라면 자기가 한 말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지켜보겠다.

 필자가 칼럼에 자주 인용하는 일장공성 만골고(一將功成 萬骨枯)라는 말은 어떤 출중한 영웅도 혼자서 승리할 수 있는 싸움이 없으며 그 부하나 측근들의 뼈가 부서지고 목숨이 버려진데서 얻은 공이라는 고사(故事)다.

 지금 경남도에는 지사를 위한 충신은 드물고 아부나 승진에 급급한 충성분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얘기는 담장 너머 남의 얘기는 아닌 것 같다.

 충신이란 목숨과 직책을 벗어던진 채 상관에게 직언과 충고를 하는 사람들이고 충성분자란 언제든지 세가 불리하면 주인에게 배신을 밥 먹듯 하는 자들이다. 과연 경남도에 홍 지사를 위한 충신이 있기나 한가?

 이틀 후면 크리스마스 전야다. 성인의 말씀은 자비롭고 감미로워 어떤 증오도 녹여내는 용광로다, 예수님 오신 성탄절을 맞아 이번 사건 역시 진정성 있는 공보관의 사과보도를 전제로 가닥을 잡길 바라며 대다수 공직업무에 충실했던 도와 시. 군 공직자들과 도민들, 본지 독자 분들 가내에 성탄절과 새해 축복이 가득 깃들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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