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봉 칼럼] 창원시의 공평한 어업행정을 기대한다

  • 입력 2015.03.03 21:09
  • 수정 2015.03.04 16:26
  • 기자명 본지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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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해 부도 부근 약 20hr의 공유수면에 특정어촌계에만 살포식(피조개) 양식허가를 독점적으로 내 준다는 소식에 진해 연안어촌계 소속의 어민들이 쓰나미처럼 몰려와 진해수협(조합장 직무대행 정봉식)에 항의하고 있지만 진해수협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한다. 이 말은 수협이 영세어민들을 보호하는 대리기관이 아니라 기업형 어민들의 거액예탁금에만 신경 쓰는 여신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탄의 소리와 맥락을 같이한다.

 육지의 비옥한 땅이 본래 농민이 주인이기 때문에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말은 있지만 연안바다가 어민들이 주인이라는 ‘어자천하지대본(漁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은 백과사전에서도 찾을 수 없다. 그만큼 농민들에 비해 어민들은 관으로부터도 소홀하게 취급당하고 있다는 증좌다.

 진해지역은 군사보호시설이 우선하는 특정지역으로 특히 영세어선으로 생계에 의존하는 어부들에겐 어로작업 그 자체가 매일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더군다나 함정과 화물선, 여객선이 드나드는 공로를 제외하면 그물과 채낚기로 조업하기엔 생존터전이 너무 비좁은 곳이 진해구 연안어업의 현주소다.

 이런 곳에 설상가상으로 살포식 어업허가권이 난립하면서부터 영세어민들은 갈 곳이 없어졌다. 피조개나 갈매기조개 등 살포식 어장이 하가되면 그 지역으로는 소형어선들이 들어가 조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고기 떼를 보고도 잡지 못하고 부표 안으로 진입해 채낚기 어로조차 할 수 없는 바다의 비무장지대로 전락해 버렸다. 고기떼를 보고도 연안에서 고기를 잡지 못한다는 것은 영세어민들의 목줄을 끊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이런 사실을 창원시 해양수산국이나 담당과인 수산과의 담당자나 안상수 시장께서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모든 범죄가 대로변보다 밝지 못한 골목길에서 더 많이 발생하듯 일반국민이나 시민들이 잘 알지 못하는 바다 한 귀퉁이에서 평생을 잔돈푼을 만지며 국민의 단백질 공급에 목숨을 걸어왔던 어부들의 삶과 그들의 한숨소리에 귀 기울여 본 적이 있는지도 이 기회에 묻고 싶다.

 안상수 창원시장체재가 과도기를 지나 안정적으로 풀가동되면서 역점적인 큰 프로젝트들이 창원시의 미래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는 시점에서 진해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특정어촌계에 몰아주기 식의 공유수면 살포식 허가권 남발은 탄력 붙은 창원시의 역동적인 사업과 안 시장의 얼굴에 먹튀를 뿌리는 짓이라는 자조 섞인 영세어민들의 탄식 소리가 높다. 안 시장께서는 108만 창원시민의 공복이며 어느 한 시민이나 한 세대에도 시장의 따뜻한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있다면 안된다.

 후한(後漢) 시절, 왕조(王詔)라는 사람이 정주태수로 부임해 불우한 양민들을 부모나 자식 다루듯 보살피자 임지 내에서 범죄행위가 종적도 없이 사라졌고 백성들이 관의 지시에 앞 다투어 나서서 협조했다, ‘촉생’이란 타지 사람이 장사를 하러 정주에 왔다가 장사자금을 잃고 울고 있자 지나가는 사람이 잃은 곳으로 찾아가면 돈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촉생이 반신반의하며 머물던 주막에 가니 한 사람이 자신의 돈주머니를 들고 주인을 찾고 있었다.

 촉생이 묻기를 ‘그 많은 돈을 어찌 가지고 가지 않고 주인을 기다립니까?’라고 말하자 “우리 태수인 왕공께서는 백성들을 어버이나 자식처럼 돌보는데 그 분이 다스리는 곳에서 남의 돈을 갈취하는 것은 태수에 대한 백성의 도리가 아닙니다”라고 대답하며 돈주머니를 돌려주자 촉생이 울며 목민(牧民)이 얼마나 위대한 정치인 줄 그때서야 깨달았다고 한다.

 왕조 태수나 다름없는 안상수 창원시장은 재차 언급하지만 과거 검사라는 영달의 길보다 정의를 택해 박종철군 치사사건의 진실을 만천하에 밝힌 목민관이다. 그런 분이 시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창원시에서 타 어촌계나 가장 소외계층인 소형어선에 목숨 줄을 이어가는 영세어민들의 생존권이 보호 받지 못한대서야 말이 되는가? 창원시 해양수산국과 진해수협은 공평한 업무처리를 통해 어민들이 공히 함께 사는 길을 터주어야 할 것이며 안 시장의 목민행정이 소외된 어민들의 얼굴에도 밝은 미소가 깃들게 해주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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