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봉 칼럼] 조국은 있고 애국은 없는 나라

  • 입력 2015.03.11 19:52
  • 기자명 본지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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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오랜 맹방이자 친구인 미국의 리퍼트 주한 미 대사가 피격당하는 장면을 온 국민이 미디어매체를 통해 지켜보면서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

 극좌진보주의자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미국 때문에 남북이 갈라졌다고 주장한다면 6.25 때 미국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했겠는가?

 민족주의를 부르짖는, 그리고 그것을 빌미삼아 통일을 철학서처럼 읊조리는 시민단체들 중 그 조직의 핵심세력들이 조국을 지키는 데 피 한방울 흘려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것이야 말로 아이러니요 해프닝이다.

 북한이 핵을 빌미삼아 같은 민족을 단숨에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호언장담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작금에 와서도, 그 잔인무도하고 인륜의 기초도 배우지 못한 최고지도자가 근친을 기관총인지 화염방사기로 사살해버리는 인권의 사각지대인 북한을 그리워하고 연민의 정을 보내는 사람들이야 말로 성골 종북주의자들이다.

 6.25 당시 대한민국은 지구촌의 몇 나라가 겨우 알 정도로 관심 밖의 약소국이었고 일본의 패망 때문에 겨우 독립해 기사회생한 국가였다.

 그런 나라를 위해 2차 대전에 지친 미국과 우방국들이 소련과 북한의 합작품인 이 전쟁에 참여해 입은 피해를 헤아려보자.

 유엔군의 사망자는 62만 8833명·부상자 106만 8883명·실종자 47만 267명·여기에 주축군인 미군의 사망자만 5만 4246명·부상자 10만 3284명·실종자가 8177명이었다.

 국군도 사망자가 5만 8127명·부상자 17만 5743명·실종자 17만 2400명이었고 여기에 학도병 등 이름 없는 무명용사들까지 합한다면 그 숫자를 상회할 정도로 낙동강 전선 이남을 제외하곤 이 땅에 피아간의 피가 스며들지 않은 곳이 없다.

 그렇게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과 우리 젊은이들의 피로 지켜낸 것이 현재의 조국 대한민국이다.

 통일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으나 진정한 통일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작업이라는 것은 일개 시민단체나 종북주의자 몇명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그들이 밥 먹고 할 일은 그것 아니면 할 게 없는 좋게 말하면 사상가요 진실을 말하자면 이념놀이로 국민의 애국심을 혼란시키는 건달패들이다.

 우리는 민족을 하나로 아우르는 민족화해의 통일론을 앞세워 전 정부시절 무던히도 북한을 인도적으로 도왔지만 그들에게 받은 건 무력통일이란 주장뿐이었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도 독사에게는 아무리 영양식을 제공해도 독만 기르고 젖소는 풀만 줘도 젖을 준다며 독사를 경계하라는 말씀을 상기할 때다.

 지금 우리의 주변국들은 서로의 이권을 두고 동북공정과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열을 올리고 종군위안부 문제를 얼버무리며 과거사까지 말살하려고 있다.

 그것뿐이 아니다. 청소년들의 정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오락이나 게임 등 대중문화는 이미 일본에 점령당한 것과 다를 바 없는 상황에서 진품애국을 논하는 내가 정신이상자로 낙인찍히게 될 거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러나 조국의 독립을 위해 2천만 민족이 목숨 걸고 일제에 항거하던 국경일인 3.1절에도 어느 공동주택이건 30%도 태극기가 걸리지 않았다는 현실은 이미 목숨 걸고 지켜야 할 조국은 없고 자신들의 이익이나 이해를 위해 조국을 먹잇감처럼 생각하는 애국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슬플 뿐이다.

 창원 지역 진해에선 곧 이충무공호국정신을 선양하는 군항제가 열린다. 호국과 연결된 뜻 깊은 전국최대의 행사다.

 그리고 또 하나 상기해야 할 것은 천안함 폭침으로 46명의 고귀한 내 자식들이 장렬하게 산화한지도 벌써 5주기가 됐다.

 진해의 국회의원이자 국회국방위원회 간사이며 청백리의 표상인 전 해군참모총장 김성찬 의원이 그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짬을 내 호국안보를 위한 강의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고 한다.

 지난 5일엔 해군사관학교, 이틀 전 지난 10일에는 공군사관학교, 13일에는 세종대에서 천안함 폭침과 안보고취에 관한 순회강연을 한다고 한다.

 조국과 애국이 뭔지를 잊고 있었다면 김 의원의 강연을 귀 기울여 들어보자. 동맹국이자 친구의 나라인 미국대사를 죽이려고 칼을 휘두르는 나라, 조국은 있고 애국은 없는 나라, 그게 솔직한 대한민국의 현실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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