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5월에 생각해 보는 마산의 하천개발

  • 입력 2006.05.03 00:00
  • 기자명 심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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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 5월이 왔다. 신록이 돋아나는 산과 들, 갯내음 상큼한 바닷가를 찾아 자연의 생기를 호흡하며, 겨우내 움추렸던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5월이 온 것이다.

이 좋은 때, 부담 없이 가까운 산이나 바다를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안타깝게도 마음 편하게 찾아갈 수 있는 산과 계곡과 바다가 자꾸 사라지고 있다.

이제 경치가 좀 좋은 곳은 구매력 있는 사람들만 누릴 수 있고, 구매력 없는 사람들은 누릴 수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돈 있는 사람들이 경치 좋은 곳을 무차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윤동기가 지배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질서 속에서, 법과 규정에 의해 특정지역의 개발을 까다롭게 하거나, 환경단체가 압력을 넣는다고 해서 이런 난개발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좋은 경치’는 하나의 상품이기 때문이다.

잿빛 콘크리트에 뒤덮인 채 오물만이 흐르던 청계천이 2년여의 공사를 거쳐 작년 말에 물고기가 뛰노는 맑은 개울로 복원되었다. 회색의 메트로폴리탄 서울 한복판에서 맑은 냇물을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청계천 복원사업은 야만적 자본이 지배하던 개발시대에 대한 반성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제 시대의 요구는 문화적가치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공공개발로 모아지고 있다.

마산에도 두척산 서원곡을 거쳐 오동동 자유시장으로 흘러들어 바다로 빠지는 교방천, 장군시장을 거쳐 마산시청과 하이마트를 거쳐서 빠지는 장군천, 일제시대의 역사적 자취가 많이 남아있는 신마산 한복판의 창원천, 중리에서 길게 뻗어 나와 한일함섬 앞을 거쳐서 빠지는 광려천이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이중 하나를 복원한다는 공약을 다투어 발표하면 어떨까. 아름다운 5월, 도심을 가로 질러 흐르는 냇가를 거닐거나 손잡고 징검다리를 건너는 상상을 해보자.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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