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015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승인2015.04.16l수정2015.04.16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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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왔지만 봄이 아니다. 천지가 꽃 무덤이다. 천지는 봄의 기운으로 우리들의 삶에 즐거움을 주고 있다.

 봄은 왔지만 내 마음에는 봄이 아직 오지 않았다. 굉장히 상징적인 표현이다. 계절적으로 봄이 왔지만 날씨가 봄 날씨 아니기도 하고 뜻하는 바를 이루었으나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처지이기도 하다.

 지금 경남도 아침의 출근길에는 어떤 자치단체를 막론하고 온통 피켓 물결이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아이들의 밥을 위해 거리로 나섰다. 과연 누가? 남편의 출근 준비와 아이들의 등교 준비에도 바쁜 우리의 어머니들을 거리로 내 몰았단 말인가?

 무상급식 쟁취를 위한 한 집회에서 어느 어머니의 자조적인 자기소개를 들었을 때, 국민으로, 도민으로, 군민 즉 지역주민으로서 가지는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나는 서민의료원이 강제 폐업이 되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아이들이 돈을 내고 밥을 먹는 경남에 살고 있습니다. 한때는 전국 광역 단체 중에서도 훌륭한 경남에서 사는 것을 자랑스러워했습니다. 하지만 밥 한끼 때문에 나는 경남에서 사는 것이 치욕스럽고 내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적어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먹는 것 앞에서는 평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 기자가 자랄 때만하더라도 빈부의 차이가 존재 했고, 정부의 사회복지라는 개념도 없었기에 굶은 아이들도 간혹 있었었다. 하지만 2015년도의 대한민국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복지 시스템을 자랑하는 복지국가임을 자부한다.

 그런 대한민국에서 지금 우리는 먹는 것으로 차별 받는 경남에서 살고 있다.

 이제는 ‘당당한 경남도민’이 아니다. 다른 자치단체를 부러워하며 ‘눈치 보는 경남도민’이다. 서민자녀지원사업도 좋은 사업이다. 하지만 지원 받기 위해서는 절차가 너무 복잡하다.

 신청하는 과정에서도 한찬 사춘기 시기인 아이들에게는 상처도 줄 수 있다. 진정 밥 한끼만이라도 걱정하지 않고 내 아이들에게 먹이겠다는 것은 경남도민에게는 호사란 말인가?

 먹는것 가지고 장난치지 말자. 줬으면 빼앗지나 말든지. 뺏으려면 주지를 말든지.

 목적을 같이 한다면  가는 길이 다르더라도 종국에는 만나게 된다. 지금 경남의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실현을 위한 제 각기의 방법은 다르더라도 내 아이라는 목적은 같을 것이다.

 정치적인 논리로 아니면 사고의 차이로, 또 상호간의 이익을 위한 수 싸움으로 우리의 미래인 다음세대는 아무것도 모르고 희생되거나 상처를 받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해야 한다. 옳다고 확신한다면 믿어라. 그리고 믿는다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를 확신해야 한다.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이다. 아이들을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하게 예측해야 한다. 항상 여러 각도에서 상황을 살피고 분석해야 한다.

 ‘여기저기서 하니까 나도 해야 되지 않나?’라고 생각되게 되는 것으로 판단력을 흐리게 만드는 ‘반복 효과’에 속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지금 경남도 곳곳에는 봄의 꽃들로 만발했다. 하지만 봄이 왔으나 경남의 학부모들과 아이들의 마음에는 아직도 봄이 오지 않았다.

 봄이 와도 봄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누구의 탓도 아니다. 내 탓이다. 아무리 힘들고 어렵고 역경 속에 나 자신이 놓여있다 해도 봄은 느끼고 살아야 한다. 모두가 잘 것이다.

 우리 모두의 염원으로 아이들이나 학부모들이나 지역주민들이 모두 잘 될 것이다. 그렇게 믿고 살자.

/노종욱기자  nju@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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